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19일 일본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스즈키 슌이치 자민당 간사장(오른쪽)과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신당의 목표는 다카이치 총리가 지향하는 사회와 다릅니다.”(아즈미 준 입헌민주당 간사장)
“(일본인 퍼스트가 아닌) 생활인 퍼스트를 실현하겠습니다.”(니시다 마코토 공명당 간사장)
19일 일본 제 1, 3야당인 입헌민주당과 공명당 간사장들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집권 연립여당에 바짝 날이 서 있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두 당이 함께 결성하는 신당 ‘중도 개혁연합’(중도) 강령 발표자리 였지만, 칼날은 ‘집권 자민당 강경 보수화’를 겨누고 있었다.
이날 두 당이 발표한 신당 ‘중도’의 강령에는 “일본에서도 우파·좌파를 막론하고 급진적 발언이 두드러지며 다양성을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위협받고 있다”며 “대립을 부추기고 분열을 확대하는 정치 대신 대립하는 지점을 가려내어 합의를 만들어가며 ‘생활인 퍼스트(우선)’ 정책을 착실히 실현해나가는 중도 정치의 힘이 요구된다”고 창당 배경을 밝혔다. 이어 두 당은 신당에 대해 “인간 존엄을 지켜내는 정치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일본)를 다시 세우겠다는 흔들림 없는 결의”라며 “ 정치가 흔들리는 시대에 극단주의에 맞서고, 대립으로 사회가 갈라지는 것을 막는 책임 있는 중도개혁 세력으로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책임 있는 정치‘와 ‘생명·생활·생존을 존중하는 인간주의’를 앞세웠다. 이를 위해 특히 △개개인의 행복을 실현하는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 정책으로 전환 △현역 세대도 안심할 수 있는 사회보장 모델 구축 △포용적 사회실현 △현실적 외교·방위 정책과 헌법 개정 논의 심회 △정치와 선거제도 개혁 등 5가지를 개혁의 큰 축으로 내걸었다. 특히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다카이치 총리의 노골적인 군사력과 군비 확대 노력을 겨냥해 “헌법의 평화주의에 기반한 전수방어(공격받을 때만 무력 행사 가능)를 기본으로 일·미 동맹과 평화 외교룰 측으로 국민 평화와 안전을 지키는 현실적 외교 방위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야당 최대 전국 규모 정당인 두 당이 손을 잡은 데는 다카이치 총리의 갑작스러운 중의원 해산 결정이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입헌민주당은 지난해 10월 자민당과 26년 연립에서 이탈한 공명당과 높은 수준의 정치적 결합을 위해 두달 여전부터 적극적인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명당과 입장을 달리해온 ‘원전 제로(0) 정책 폐기’와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법적 인정’ 등을 인정하는 쪽으로 당내 논의를 시작해 공명당과 연대 기반을 마련했다. 이어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14일 스즈키 슌이치 자민당 간사장과 후지타 후미타케 일본유신회 공동대표를 총리 관저로 불러 이달 말 중의원 해산 공식 통보하자, 다음달로 예상되는 차기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일본유신회에 맞서기 위해 두 당이 신당 창당에 손을 맞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중의원(전체 의석 465석)에서 입헌민주당은 148석, 공명당은 24석을 갖고 있다. 지난 2024년 중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를 기준으로 입헌민주당의 득표가 1156만표였는데, 여기에 공명당표 596만표를 더하면 단순 계산으로도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때마침 이날 오후 다카이치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중의원 해산 방침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오는 23일 소집되는 정기국회 개회 직전에 공식적으로 중의원을 해산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 일정은 ‘1월27일 선거 공고, 2월8일 투표’가 유력하다. 국회 해산 뒤 16일 만에 투표가 치러지게 되는데 전후 최단 기간 선거가 될 전망이다. 야당에서는 다카이치 총리의 기습적인 중의원 해산을 “정치적 대의명분 없는 꼼수”로 꼬집고, 여당 쪽에서는 야당의 신당 창당을 “야합”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번 선거 쟁점은 고물가 대책과 다카이치 총리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책임 있는 적극 재정’, 안보 3문서 개정을 통한 방위력 강화 추진 등이 될 전망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시바 시게루 정부 때 치러졌던 직전 중의원 선거는 연립여당이 대패하면서 국회 과반수를 뺐겼다”라며 “이번에는 자민당과 일본유신회의 연립 뒤 첫 선거로 입헌민주당과 공명당이 결성한 신당 ‘중도’ 등 야당이 도전하는 구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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