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소비가 감소하면서 글로벌 주류 회사들이 재고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급증한 주류 수요에 맞춰 생산량을 대폭 늘렸던 업체들은, 이제 쌓여가는 재고를 해소하기 위해 이른바 ‘눈물의 할인’까지 나서고 있다.
18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카치위스키, 위스키, 코냑, 데킬라에 대한 수요가 역대급으로 급감하면서 주류 회사들의 증류주 재고가 엄청나게 쌓이고 있다”며 “이들은 증류소를 일시 폐쇄하고, 창고에 쌓여가는 병들을 처분하기 위해 가격을 인하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각 기업의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디아지오, 페르노리카르, 캄파리, 브라운포먼, 레미 코앵트로 등 상장된 세계 최대 주류 기업 5곳이 보유한 숙성 주류 재고는 총 220억 달러(약 32조원)에 달한다. 이는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2024년 10월29일(현지 시각)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사라예보의 한 슈퍼마켓 진열대에 전시된 조니워커 위스키 병들 / 로이터=연합 |
18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카치위스키, 위스키, 코냑, 데킬라에 대한 수요가 역대급으로 급감하면서 주류 회사들의 증류주 재고가 엄청나게 쌓이고 있다”며 “이들은 증류소를 일시 폐쇄하고, 창고에 쌓여가는 병들을 처분하기 위해 가격을 인하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각 기업의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디아지오, 페르노리카르, 캄파리, 브라운포먼, 레미 코앵트로 등 상장된 세계 최대 주류 기업 5곳이 보유한 숙성 주류 재고는 총 220억 달러(약 32조원)에 달한다. 이는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프랑스 전통 코냑 명가인 레미의 숙성 재고는 18억 유로(약 3조원)로, 연간 매출의 약 두 배에 이르며 시가총액에도 근접한 규모다. 지난해 3월 기준 레미의 연간 매출은 8억8460만 유로(약 1조5000억원)였다. ‘조니워커’ 시리즈로 유명한 디아지오 역시 연간 매출 대비 숙성 재고 비중이 2022 회계연도 34%에서 지난해 43%로 급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트레버 스털링은 “이 같은 재고 누적은 전례 없는 수준”이라며 “현재 업체들의 재고량은 금융위기 이후 쌓였던 수준을 훨씬 웃돈다”고 말했다.
주류 회사들의 재고가 본격적으로 쌓이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음주 열풍에 대응해 생산량을 대폭 늘리면서부터다. 스털링은 “2021~2022년에는 모두가 제어력을 잃고 이런 수요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로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들면서, 최근 몇년 새 주류 수요는 빠르게 위축된 상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침체가 일시적인 경기 요인인지 혹은 근본적인 사회적 변화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일부는 음주 감소가 위고비나 오젬픽과 같은 체중 감량 약물의 빠른 확산과, 건강·웰빙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 증가와 맞물려 있다고 평가했다.
주류 회사들은 재고를 줄이기 위해 가격 인하에도 나섰다. 레미의 최고경영자(CEO) 프랑크 마릴리는 지난해 11월 실적 발표에서 공급 과잉으로 인해 가격 인하가 불가피하다고 밝히며 “이제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 당시 미국에서 한 병당 45달러까지 올랐던 LVMH의 헤네시 코냑은 현재 최저 35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재고 관리를 위해 주류 생산 자체를 중단하는 모양새다. 디아지오는 텍사스와 테네시의 위스키 생산을 여름까지 중단했으며, 일본 주류 그룹 산토리는 켄터키에 위치한 짐빔 버번의 주력 증류소를 최소 1년간 폐쇄했다.
다만 업계 특성 상 최소 2년 이후의 수요를 내다보고 주류 생산에 나서는 만큼, 이러한 대응이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 에드워드 먼디는 “침체기 동안 재고를 줄이면, 향후 수요가 회복됐을 때 이를 충족하는 데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5년 뒤 수요가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송이 기자(grap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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