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혈세를 감시해야 할 전주시의회가 정작 내부 행정에서는 법망을 피해 무자격 업체와 수천만 원대 계약을 맺는 등 '치외법권' 식 행정을 펼쳐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검증하는 필수 감사 절차까지 무력화하며 스스로 부패의 소지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 법적 요건 무시한 '무면허' 계약
최근 공개된 전주시 재무감사 결과에 따르면, 의회사무국은 지난 2024년 3월 예정금액 4,494만 원 규모의 'ㄴ 조성' 공사를 추진하면서 전문건설업 등록조차 하지 않은 무자격 업체와 1인 견적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1,500만 원 이상의 전문공사는 반드시 해당 업종의 면허를 가진 건설업자에게 도급해야 하지만, 전주시의회는 이 기본적인 법적 장벽을 무시한 채 계약을 강행했다.
이는 공사 품질과 시민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해 자격 요건 확인 절차를 의도적으로 생략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자초하고 있다.
■ '일상감사' 무더기 패싱
이러한 계약 행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추정가격 2,000만 원을 초과하는 수의계약 시 예산 절감과 적정성 검토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시 감사부서의 '일상감사' 의뢰를 무더기로 누락했다.
의회사무국은 2023년 7월부터 총 4건, 약 1억 9,000만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단 한 차례도 일상감사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는 예산 집행 전 외부의 견제를 차단하고 밀실에서 계약을 처리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둔 셈이다.
이러한 행정 방치가 반복되면서 결국 전주시의회를 전국 지방의회 중 청렴도 최하위 등급으로 밀어 넣은 핵심 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인지세 누락 등 총체적 회계 부실 노출
기본적인 세원 관리조차 엉망이었다. 1,000만 원 초과 도급계약 시 의무적으로 납부해야 하는 인지세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총 6건의 인지세가 누락된 사실이 이번 감사에서 확인됐다.
도내 한 경제계 관계자는 "무면허 업체와의 계약과 감사 절차 무시가 한 조직에서 동시에 발생했다는 것은 행정 시스템의 붕괴를 의미한다"며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닌 특정인과의 유착 가능성에 대해 사법 당국 수준의 정밀한 조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주시 감사과는 해당 사안들에 대해 '시정' 및 '주의' 조치를 내렸으나, 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가 스스로 법 규정을 무력화하며 신뢰를 저버렸다는 비판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다음 편에서는 이 같은 계약 행태가 반복될 수 있었던 내부 통제 구조를 짚는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