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재추진하는 ‘1인1표제’를 놓고 당 지도부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보궐선거로 지도부에 진입한 한 최고위원들이 공개 석상에서 1인1표제의 도입 시기와 당위성을 놓고 논박을 벌이면서다. 1인1표제 관련 당헌·당규 개정안을 최고위원회를 거쳐 당무위원회에서 의결된 만큼 다음 달 3일 중앙위원회 의결에 따라 도입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19일 당무위원회를 열고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의 등가성을 맞추는 당헌 개정의 건, 대의원의 실질적 권한 및 역할 재정립 등에 관한 당규 개정의 건, 광역·기초 의원 비례대표 선출 방식 변경에 관한 당규 개정의 건 등 10개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도 이날 당무위에서 “1인1표를 하면 민주당 전체의 이익이고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들의 이익이다. 개인의 이익으로 치환해서 말하는 것은 대등·대칭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찬반이 있는 것 자체는 민주주의의 다양성으로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누구 개인이 이익이니까 하지 말자 하는 것은 너무나 고답스러운 반대 논리”라고 말했다고 한다.
정청래(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문정복·이성윤 최고위원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 |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대표 선거부터 추진하던 핵심 공약으로, 현재 약 20배 높게 반영되는 대의원 표의 비중을 권리당원과 같은 수준으로 맞추자는 것이다. 지난해 이같은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 과정이 있었으나 중앙위원회 부결로 무산됐다.
정 대표가 최고위원 보궐선거 후 다시 1인1표제 개정 작업에 들어가겠다고 공언한 뒤,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에서 관련 당헌·당규 개정안이 의결됐다. 이날 당무위를 통과한 안건들은 오는 22∼24일 권리당원 여론조사를 거쳐 다음 달 2∼3일 중앙위 투표를 통해 확정된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당무위 후 기자들과 만나 해당 안건들에 1~2건의 서면 반대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연임 포석’ 견제…“셀프 개정 비판 피하기 어려워”
1인1표제가 재추진되자 당 지도부 내에서 제동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16일 1인1표제 관련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에 이어, 이날 공개 최고위원회에서 1인1표제 반대 주장이 분출한 것이다. 1인1표제가 정 대표의 당대표 연임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차기 전당대회 이후에 추진하거나, ‘연임용’이라는 의구심을 풀어야 한다는 취지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지난달에 1인 1표제가 부결되었던 의미도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당시 부결에 담긴 의미는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오해의 소지를 없애라는 것”이라며 “선거 룰을 개정한 당사자들이 곧바로 그 규칙에 따라 선출된다면 셀프 개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 |
반면 정 대표와 가까운 최고위원들은 특정인에 대한 유불리를 떠나 당원주권을 위해 1인1표제는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김대중 대통령님은 1987년 6월 항쟁 당시에 대통령 직선제를 주장했다. 그러자 김대중 대통령이 대선에 유리해지기 위한 정치적 주장이라는 비판이 나왔다”며 “하지만 국민께서 대통령 직선제를 이뤄내 주셨다. 개인의 유불리가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나아가야 할 길, 당연한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정복 최고위원은 “이제 와서 다른 부차적인 이유로 이것을 다시 보류하거나 다시 문제로 삼는 것은 그동안 당원들에게 얘기했던 민주당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라며 “차기 지도부부터 이것을 적용해야 한다는 건 또 다른 프레임, 또 다른 문제를 만드는 일이다. 지금까지 당에서 일사불란하게 정리해 왔던 내용들이 지금은 실현돼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해당 행위’ 발언에 반발…“재갈 물리는 것”
1인1표제를 둘러싼 의견 대립이 감정 다툼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 후 기자들과 만나 “선출직(최고위원)이 비공개회의에서 발언한 걸 해당 행위라고 하느냐. 나 같은 사람한테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이라며 “박 수석대변인이 공개적,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 크게 반발했다.
이는 “논란을 촉발해 연임 당권 투쟁 기사를 만들어 내는 건 해당 행위라고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는 박 수석대변인의 전날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강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1인1표제를 전당대회준비위원회에서 논의하거나, 정 대표가 연임 의사를 밝힌 뒤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19일 국회에서 당무위원회 결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 |
이언주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 간에도 이렇게 의견이 분분하고 활발한 것처럼 당원들 간에도 당원 주권주의를 어떻게 잘 구현할 것인가에 대해서 숙고와 토론이 굉장히 활발한 것 같다”면서도 “이런 토론을 일각에서 해당 행위를 운운하면서 ‘입틀막’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정신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이에 박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저의 전날 기자간담회 발언으로 강득구 최고위원께서 오해가 있었다면, 그리고 본인의 발언권에 어떤 침해를 받았다고 생각한다면 이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회의 과정·결과가 기사화되는 과정에서 수석대변인으로서 당에 피해가 되는 결과로 귀착된다면 우리가 서로 주의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