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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코리아’ 우민호 감독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즌2” [인터뷰]

헤럴드경제 손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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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OTT 시리즈 도전 우민호 감독 인터뷰
“‘메이드 인 코리아’는 욕망과 격동의 시대 상징”
“연기력 논란? 시청자들이 그렇다면 그런 것”
“새롭게 돌아올 백기태·장건영 기대해달라”
※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1970년, 애국이란 구호 아래 부정(不正)이 난무하는 야만의 시대에 두 남자가 마주 선다. 날아가는 새도 떨어트린다는 중앙정보부 과장 백기태(현빈 분)과 부산지검 검사 장건영(정우성 분).

생사의 갈림길에서 ‘힘 있는 자들이 세상을 움직이는 것’을 목격한 기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의 계단을 오른다. 그의 부정을 알아챈 건영은 기태를 끈질기게 좇는다. 속고 속이는 팽팽한 힘겨루기의 첫 승자는 백기태. 승기를 꽂는 기태의 모습을 끝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의 첫 번째 시즌은 시즌2를 기약하며 끝을 맺는다.

지난 14일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가 시즌1의 막을 내렸다. ‘내부자들’(2015), ‘남산의 부장들’(2020), ‘하얼빈’(2024)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의 첫 시리즈 도전이다. 어둡고도 뜨거운 70년대를 우 감독만의 묵직한 연출로 담아낸 ‘메이드 인 코리아’는 전작들을 통해 감독이 해 온 ‘권력’과 ‘욕망’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우민호 감독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우민호 감독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19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우민호 감독을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마약왕’(2018)과 ‘남산의 부장들’에 이어 이번에도 그는 1970년대에 자리를 틀었다. “제 마음속에 무언가가 꿈틀거리는 것 같아요.” 우 감독은 반복되는 비극의 역사 속 ‘애국’이라 이름 붙인 야욕들을 비추고 싶었다고 했다.

“비상계엄 사태를 겪으며 대한민국이 여전히 격동과 혼란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런 우리나라 고유의 혼란과 다이내믹한 에너지가 시작된 것이 70년대가 아닐까 해요. 그래서 (작품을 통해서) 그 시대를 계속 파고 들어가는 것 아닐까요.”

‘메이드 인 코리아’를 그의 ‘주전공’인 영화가 아닌 드라마로 만든 것은 “영화로는 담을 수 없는 이야기”라는 판단에서였다. 촬영은 영화 스태프들과 함께했다. 세련미와 짙은 누아르 감성이 공존하는 우 감독의 연출이 시리즈를 통해 그대로 구현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우 감독은 “꼭 영화만 고집해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고 했다.

“(드라마 촬영이) 굉장히 재미있어요. 이제 시대가 바뀌었잖아요. 많은 분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보는 시대인데, 영화감독으로서 OTT 시리즈를 했을 때도 제 연출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대로 저의 연출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면 드라마든, 영화든 기회가 된다면 열어놓을 생각이에요.”

드라마는 처음부터 시즌2까지 기획돼 촬영에 들어갔다. 현재 시즌2의 촬영은 3분의 2가량 진행됐다. 우 감독의 말을 종합하면 시즌1은 큰 그림을 위한 빌드업에 가깝다. 총 6화 중 초반 1화부터 3화에 ‘요도호 사건’· ‘정인숙(정금지) 피살사건’ 등 실제 사건에서 착안한 에피소드를 배치한 것도 같은 이유다. 우 감독은 “야만의 시대에 대한 빌드업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2화에서 미군들이 히로뽕 때문에 판매책 부부를 죽이는 것도 실제 사건이에요. 부인은 임신한 상태였고요. 담요로 덮여있는 부모의 시체 앞에 어린아이가 있는 당시 현장 사진도 남아있어요. 3화 역시 정금지 사건을 가지고 왔죠. 제목부터 ‘금지의 시대’인데, 금지가 조여정 배우가 연기한 캐릭터 이름임과 동시에 모든 것을 금지하면서도 누군가는 누릴 것을 다 누렸던 시대를 의미하기도 해요.”

아쉬움은 있다. 공교롭게도 1화가 다루고 있는 ‘요도호 사건’이, 같은 사건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를 통해 대중들과 먼저 만난 것이다. 불과 2달 사이에 같은 사건을 다룬 작품을 연달아 만난 시청자들이 가졌던 기시감은 ‘메이드 인 코리아’의 몫이었다.

“촬영할 때부터 ‘굿뉴스’가 요도호 사건을 소재로 한다는 것은 촬영 과정에서 들었어요. 우리는 요도호 사건만 다루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놀라지는 않았죠. 물론 우리 작품을 먼저 대중들에게 선보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있긴 해요. 맥이 빠지긴 하죠.”


제목 ‘메이드 인 코리아’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다. 대한민국은 백기태의 비즈니스 아이템인 마약의 생산지이자, 동시에 욕망에 휩싸여 앞만 보고 질주하는 백기태와 아픈 가족사를 가진 집념의 검사 장건영이 ‘만들어진 곳’이기도 하다. 우 감독은 “장건영과 백기태라는 인물을 만든 것이 대한민국이라는 뜻도 있다”면서 “이들 주인공의 상표가 ‘메이드 인 코리아’인 것”이라고 했다.

우민호 감독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우민호 감독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백기태는 1970년대 중정의 힘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그것을 영리하게 이용한다. 살아있는 권력 앞에서 몸을 숙이고, 죽은 권력을 무자비하게 처단하는 백기태는 굳이 따지자면 악인에 가깝다. 그럼에도 드라마는 군인으로서 베트남 전쟁에서 그가 겪었던 전사(前史)와 가장으로서 그가 짊어진 책임을 담으며, 백기태를 마냥 싫어할 수만은 없는 캐릭터로 그린다. 반대로 정의를 말하지만, 정작 권력의 힘을 빌려 백기태와 ‘체급’을 맞추려는 장건영은 마냥 선한 역으로만 바라보기 어렵다.

“선악을 나누지는 않았어요. 저는 모든 것이 선택의 문제라고 봤거든요. 우리도 매 순간 선택의 상황에 놓이잖아요. 물론 모두가 백기태와 같은 선택에 놓이지는 않겠지만, 순간 안 좋은 선택을 할 때도 있고요. 자신이 가진 욕망에 따라서, 그것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악인도 선인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현빈과 정우성 두 배우는 작품의 두 축으로서 든든히 시리즈를 이끌었다. 특히 현빈의 연기력에 대한 호평이 많았다. 우 감독과는 ‘하얼빈’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이다. 감독은 “나는 현빈 배우가 내 페르소나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배우의 뜻도 물어봐야 한다”며 웃었다.

반면 정우성의 연기에 대해서는 평이 엇갈렸다. 일부 시청자들은 그의 과한 웃음 연기를 비판하기도 했다. 우 감독은 장건영이란 캐릭터가 보여주는 특유의 과도한 웃음이 과거 트라우마에 기인한 방어기제라고 설명했다. 물론 “배우의 연기 논란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고 했다.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장건영의 웃음은 ‘한 개인이 가진 비극의 역사가 가족과 개인을 이렇게 망가뜨릴 수 있구나’라는 것을 보여주는 거죠. 일종의 트라우마를 방어하는 방법이랄까요. 물론 시청자들이 연기에 대해 비판한다면 그런 것이라고 생각해요. 대중들이 그렇게 보는 것 역시 대중의 몫이니까요. 논란에 대해서 반박하고 싶지는 않고, 그런 반응이 왜 나왔을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있죠.”

시즌2는 시즌1 엔딩으로부터 9년 후에서 출발한다. 여전히 혼탁한 세상을 무대로 다시 맞붙는 장건영과 백기태의 모습이 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감독은 시즌2에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시즌1에서 다소 비중이 적었던 백기태의 동생 백기현(우도환 분)이 다음 시즌에서는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도 귀띔했다.

시즌1이 백기태가 욕망을 향해 치달아가서 그 자리에 앉기 위한 과정을 그렸다면, 시즌2는 본격적으로 그가 어떻게 망가지는지 나오지 않을까요? 장건영도 자기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들이대다가 졌으니까, (시즌2에서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새로운 무기를 장착해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해요. 백기태와 장건영이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시즌2를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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