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의 모습. 2026.1.14/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청년층의 취업이 늦어질수록 임금 수준과 고용 안정성이 구조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취업이 1년 지연될 경우 임금이 평균 6.7%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하며,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고착될 경우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와 유사한 문제가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행 이재호 거시분석팀 차장은 1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청년세대 노동시장 진입 지연과 주거비 부담의 생애 역량 평가' 보고서를 발표하고 "청년층의 고용과 주거 문제는 인적자본 축적과 자산 형성을 동시에 약화시켜 생애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겉으로는 개선된 고용지표…청년층 노동시장 '질적 악화'
일자리 측면에서 고용 지표상으로는 개선 흐름이 나타났다. 청년층 고용률은 2000년 43.4%에서 2024년 46.1%로 상승했고, 실업률은 같은 기간 8.1%에서 5.9%로 하락했다.
그러나 고용률·경제활동참가율·실업률 등 거시 지표만 놓고 보면 청년 고용 여건이 과거보다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노동시장 진입 초기 단계에서는 구직 기간이 길어지는 등 질적 악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구직 자체를 미루면서 경제활동인구 밖으로 이동하는 청년층이 늘었다는 의미다.
실제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2003년 227만 명에서 2024년 422만 명으로 두배 가까이 급증했다. 첫 취업 소요 기간이 1년 이상이라는 응답 비중도 2004년 24.1%에서 2025년 31.3%로 상승했다.
특히 첫 취업까지 1년 이상 걸리는 비중과 '쉬었음' 인구, 첫 일자리가 임시·단순직인 비중이 최근 들어 빠르게 늘어난 점이 특징이다.
노동패널 자료 분석 결과, 20~29세 시기에 미취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후 고용 안정성도 뚜렷하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취업 기간이 1년일 경우 마지막 미취업 이후 5년 뒤 상용직으로 근무할 확률은 66.1%였지만, 3년으로 늘면 56.2%, 5년이면 40% 중반까지 하락했다.
구직이 늦어질수록 소득도 감소했다. 분석 결과 미취업 기간이 1년 증가할 때 현재 기준 실질임금은 평균 6.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차장은 "청년층의 구직기간이 길어지면 이들이 숙련 기회를 상실해 인적자본 축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뿐 아니라 그 이후 생애 전체적으로도 고용 안정성이 약화하고 소득이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현상은 1990년대 초중반부터 2000년대 사이 노동시장 진입 과정에 어려움을 겪은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 사례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청년 고용 부진의 배경으로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경력직 선호 확대가 지목됐다.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의 상향 이동 확률이 낮은 구조에서 기업의 수시·경력직 채용 확대가 맞물리며 청년층의 구직 기간을 장기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경기 둔화로 양질의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한 점도 최근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고시원 등 취약 주거 비중 2배↑…주거비 부담이 자산·소비까지 압박
주거 측면에서도 청년층의 부담은 과거보다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취업을 계기로 독립이 늘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1인 가구가 증가했지만, 청년층이 주로 거주하는 소형 비아파트 주택 공급은 충분히 늘지 못했다.
이에 고시원 등 취약 거처 이용 비중은 2010년 5.6%에서 2023년 11.5%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주거 공간 면적이 최저주거기준(14㎡ 이하)에 미달하는 비중도 2024년 8.2%로 2023년 6.1%보다 상승했다.
월세가 오르면서 청년층 주거비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2011년 ㎡당 1만원(소형 아파트 기준) 정도였던 월세는 2024년 약 70%가량 상승했다. 가처분소득 대비 주거비 비중은 청년층이 9.3%로 전체연령대(2.9%)의 3배를 넘었다.
주거비 부담은 자산 형성과 소비 구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주거비가 1% 상승할 때 총자산은 0.04%포인트(p)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청년층 부채도 빠르게 늘어, 가계금융복지조사 기준 2012년 23.5%에서 2024년 49.6%로 상승했다.
이 차장은 "오늘날 청년 세대의 고용과 주거 문제는 청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성장을 제약하는 구조적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며 "정책 대응 방향으로 고용 측면에서는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해 이중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고, 주거 측면에서는 소형 주택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욱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청년층의 일 경험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최소한의 청년층 주거 안정을 위한 금융 지원 강화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thisriv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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