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전경. /장경식 기자 |
본사를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옮긴 ‘이전 공공기관’에서 지역 인재 의무 채용 비율(30%)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19일 나왔다.
감사원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의 ‘공공기관 인력 운용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2024~2025년 진행된 이번 감사는 공공기관 인력의 효율성과 생산성이 하락하고 있다는 지적 등에 따라 실시됐다. 한국전력공사 등 총 37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상당수 이전 공공기관은 의무 채용의 ‘예외 규정’을 과다 적용하는 방식으로 지역 인재 채용에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법상 시험 분야별 채용 인원이 연간 5명 이하이면, 의무 채용 비율 30%가 적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예외 조항이 남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가스공사 등 9개 기관은 ‘연간’이 아닌 개별 시험 단위 기준으로 ‘5명 이하’ 여부를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의무 채용 비율이 적용돼야 할 경우에 제대로 적용되지 않은 것이다. 한국도로공사 등 3개 기관은 시험 분야를 분류할 때 ‘직군(행정 등)’과 ‘직렬(경영, 법정 등)’을 일관성 없이 적용하는 문제도 있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이전 공공기관의 총 신규 채용 정원 대비 지역 인재 채용률은 2024년 기준 19.8%로 의무 채용 비율(30%)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았던 것이다.
반면 일부 공공기관은 지역 인재 우대 제도를 과도하게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 등 11개 기관은 지역 인재에 가산점을 주는 ‘가점제’와 30% 이상을 의무 채용하는 ‘채용 목표제’를 동시에 적용해 일반 지원자에게 과도한 불이익을 줬다는 것이 감사원 판단이다.
감사원의 모의 분석 결과, 이 경우 만약 채용 목표제만 남기고 가점제 효과를 없앤다고 가정하면 지난 4년간 탈락했던 일반 지원자 4026명이 합격하고, 합격했던 지역 인재 563명이 탈락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역차별’ 문제가 발생한 셈이다.
감사원은 다만 지역 인재 채용과 관련해 드러난 문제들을 ‘불법’이라고 판단하지는 않았다. 감사원 관계자는 “관련 세부 기준이나 규정이 미비해서 일어난 것으로 보고,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상당수 공공기관에선 직원들이 3·4급 이상 초급 간부나 임원으로 승진하는 것을 기피하려는 현상이 나타났다. 예를 들어 한전KPS의 경우 2024년 기준 초급 간부 경쟁률이 0.2대 1에 불과했다. 간부들의 과중한 업무, 임원들의 낮은 보수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임금피크 대상자의 업무 실적이 저조하다는 문제점도 드러났다. 특히 해당 직원이 임금피크 전 업무와 다른 업무를 하는 경우, 소속 부서장들이 설문에서 해당 직원들의 실질 업무 시간에 대해 “주 5시간 미만”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28%에 달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사실상 제대로 업무를 하지 않는다고 평가한 것”이라고 했다. 이는 임금피크 대상자의 경우 승진 등 인사상 인센티브 제공이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 재경부·국토부 등에 통보 조치하고 제도 개선 등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권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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