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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뀐 장동혁·한동훈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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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원 게시판 의혹을 근거로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했다. 한 전 대표는 법적 대응 가능성을 암시했다. 하지만 정치적 부활·복권은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과연 한 전 대표는 예고됐던 비극을 극복할 수 있을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고성준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고성준 기자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가 지난 13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 의결했다. 지난 2024년 11월5일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 전 대표와 그의 가족 이름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난하는 취지의 글이 다수 올라온 이후 약 1년2개월 만이다.

1년2개월

윤리위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심야까지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했다. 제명 결정 이유는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해서 현행 법령과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하게 했다”는 명분을 덧붙였다.

한 전 대표 징계는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쳐야 확정된다. 하지만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전 대표에게 재심 기회를 부여하고, 한 전 대표가 제대로 된 소명 기회를 부여받아서 이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재심 청구 기한인 오는 24일까지는 결정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는 한 전 대표가 절차상 하자 문제를 들고 나올 것에 대비한 것으로 해석된다.

장 대표는 지난 14일 대전·충남 통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방문한 대전시청에서 “당원 게시판 의혹을 누가 먼저 풀고 가야 정치적으로 해결될지 이미 의견을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윤리위의 결정을 곧바로 뒤집고 다른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은 따로 고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지난 13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류병수의 강펀치’에 출연해 “한 전 대표 가족 중 누군가가 아이디를 관리하면서 작성한 글이었다는 게 사건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윤리위의 판단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 작성자는 한 전 대표의 가족이다. 그 근거로는 “한 전 대표가 가족이 글을 올린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공개 인정했다”는 것이었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31일 SBS 라디오 <주영진의 뉴스직격>에 출연해 “저와 제 가족에 대해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자, 제 가족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비판적인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윤리위는 ‘당무감사 조작’ 의혹을 주장하는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윤리위는 “한 전 대표의 가짜 뉴스·허위 조작을 동원한 괴롭힘·공포 조장은 재판부를 폭탄 테러하는 마피아·테러단체에 비견될 정도”라며 “반성의 여지가 전혀 없단 것을 바로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도 지난 9일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이 전혀 다른 사람이 작성한 글을 저나 제 가족이 작성한 것처럼 조작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면서 이 위원장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끝내 제명
“당에 극히 유해…발전 지장 초래”


지난 14일에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리위의 제명 결정에 반박했다. 한 전 대표의 기자회견엔 친한계(친 한동훈)로 분류되는 김형동·배현진·박정훈·정성국·고동진·유용원 의원과 윤희석 전 대변인이 배석했다.

한 전 대표는 자신을 제명한다는 윤리위 결정에 대해 “계엄을 극복하고 통합해야 할 때, 헌법과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또 다른 계엄이 선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계엄을 막고 당을 지킨 저를 허위 조작으로 제명했다”며 “국민·당원과 함께 이번 계엄도 반드시 막겠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자산·상징은 지난 2024년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친한계를 이끌고 국회에 진입해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비상계엄 의결을 해제했던 것이었다.

지난 2024년 12월11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사진 오른쪽)가 웃으면서 화가 난 표정으로 당 대표 비서실을 나서는 장동혁 당시 당 대표 비서실장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지난 2024년 12월11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사진 오른쪽)가 웃으면서 화가 난 표정으로 당 대표 비서실을 나서는 장동혁 당시 당 대표 비서실장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와 개혁신당 김종인 전 공천관리위원장 등 원로들이 한 전 대표를 극찬하게 된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이 때문에 자신의 일신에 관한 문제도 비상계엄 당시 상황과 같이 위치시킨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가 윤리위에 재심을 신청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전 대표는 재심 신청 가능성을 묻는 말에 “신청할 생각은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장 대표가 이 위원장·윤민우 윤리위원장 같은 사람을 써서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끼워 맞춘 요식행위 같은 결론을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가처분 신청과 소송 등 법적 대응을 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윤리위에서 핵심 내용을 2회 바꿨다. 이미 답을 정해놓은 상태였을 것”이라며 “윤리위에 갑작스럽게 돌려보내는 과정에도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윤리위는 2회에 걸쳐 결정문을 정정했다. 원래 배포된 결정문엔 “한 전 대표가 당원 게시판 글을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 있었다. 하지만 결정문 배포 후 9시간이 지나 이를 “한 전 대표가 직접 게시글을 작성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어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고 정정했다.

이어 또다시 정정을 안내하면서 “조사 결과, 한 전 대표 명의 계정으로 게시글이 작성된 사실은 확인된다”고 강조했다. 2회의 정정을 놓고, 윤리위는 “긴급하게 작성·배포된 결정문이란 점을 고려해 달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부활·복권?
재보궐 출마 가능성?


한 전 대표는 절차상 하자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표는 이날 “통상 소명 기회를 5~7일 전에 주는데, 저에게는 소명 기회를 준다는 통지를 1일 전에 한 후 곧바로 제명 결정을 내렸다”며 “정해놓고 징계한 것이라서 심각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리위원에 대한 공격이 지나쳐 신속하게 결정했다”는 윤리위의 주장에 대해서도 “윤 위원장은 국군방첩사령부 자문 경력이 있고, 김건희 여사에 대한 낯 뜨거운 찬사 글도 썼다”며 “이는 윤 위원장 스스로 공개한 것인데, 이를 알리는 게 왜 공격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가 비상계엄을 막은 저를 찍어내기 위한 일을 하고 있고, 윤리위가 독립적인 기구가 아니란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친한계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 전 대표 제명 처분은 당내 민주주의 사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 지도부는 이런 상황이 왜 발생했는지 분명하게 소명하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은 당 대표 1명의 사유물이 아니”라며 “당을 살리고 보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박정훈 의원도 “장 대표는 윤 어게인 세력을 앞세워 정당사에 남을 최악의 비민주적 결정을 내렸다”며 “사익을 위해 당을 선거 패배의 길로 몰고 있는 당 지도부를 더는 두고 보지 않겠다”고 날을 세웠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 재임 중이던 지난 2022년 7월 당원권 정지 6개월 처분을 받았다. 이 대표는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기각됐고, 국민의힘은 이를 근거로 당원권 정지 1년 처분을 연이어 내렸다.

한 전 대표와 가족이 당원 게시판 의혹에 연루됐는지 여부가 수사를 통해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것도 당시 상황과 비슷하다. 하지만 법원은 가처분을 기각했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지난 2023년 11월 ‘당내 화합’을 명분으로 이 대표에 대한 징계 처분을 취소했다.

이 대표는 개혁신당을 창당한 후 지난 2024년 총선에서 경기 화성을에 출마해 스스로 살아 돌아와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 한 전 대표에겐 오는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가 정치적 부활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법정으로?

한 전 대표가 결심하면, 무소속 출마를 할 수도 있고, 신당을 창당해 출마할 수도 있다. 정치적 부활·복권은 정치적 흐름을 타면서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과연 한 전 대표는 이미 예고됐던 비극을 극복할 수 있을까? 한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12월11일 문을 붙잡으면서 웃고 있고, 장 대표가 굳은 표정으로 국회 국민의힘 당 대표실을 나가는 사진은 여전히 깊은 여운을 남긴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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