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전경 |
인천의 한 중증발달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시설장이 수년간 여성 장애인들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인천 강화군 소재 중증발달장애인 거주시설인 ‘색동원’의 시설장 A씨를 성폭력처벌법상 장애인 강간·강제추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3월 관련 신고를 접수한 뒤 같은 해 9월 시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며, 강제수사와 함께 여성 입소자들을 분리 조치했다.
피해자 대부분이 중증발달장애인인 만큼, 경찰은 피해 진술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수사는 지방자치단체 의뢰로 한 대학 연구팀이 작성한 ‘색동원 입소자 심층조사 보고서’를 중심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시설에 있던 여성 장애인 17명 전원과 이미 퇴소한 2명 등 총 19명이 성적 피해를 겪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의사 표현이 가능한 장애인들로부터 “원장님이 성적으로 만지려고 했다”, “하지 말라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낮이든 밤이든 가리지 않았다” 등 구체적인 피해 진술을 확보했다.
의사 표현이 어려운 장애인들의 경우에도 피해 정황은 확인됐다. 연구팀은 놀이, 그림, 사진 조사 등 전문적인 조사 기법을 활용해 피해 여부를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장애인들은 질문에 답하는 대신 상의를 들어 올리거나 성기에 손을 대는 등 비언어적 방식으로 범행 상황을 재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에는 시설장이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피해 여성들에게 흉기를 들이밀며 협박한 정황도 담겼다. 당시 시설에 머물던 여성 장애인들 대부분은 가족이나 보호자가 없는 무연고자였고, 외부인과의 접촉이 거의 없어 생활 전반을 시설 종사자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연구팀은 과거 영화 ‘도가니’의 실제 사건으로 알려진 광주 인화학교 사건과 신안 염전 강제노역 사건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중대 인권 침해 사건을 심층 조사로 밝혀낸 바 있다. 이번 조사 역시 그 전문성을 바탕으로 피해 실태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경찰은 이 보고서를 핵심 자료로 삼아 추가 피해 여부와 범행 경위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 기관 조사에서 추가 피해가 의심되는 정황들이 확인됐다”며 “관련 자료를 참고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염현아 기자(yeom@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