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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환시장 25배 환위험”, IMF 경고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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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발표한 ‘글로벌 금융 안정 보고서’에서 한국의 외환 리스크를 주요국 가운데 취약한 사례로 지목했다. 한국 기업과 금융회사가 보유한, 환율 변동 위험에 노출된 달러 자산 규모가 외환시장 월평균 거래량의 25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환율이 급변할 경우 외환시장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금융과 실물경제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될 수 있음을 뜻한다.

IMF 분석에 따르면, 외환시장 규모 대비 환노출 달러 자산 배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대만으로 약 45배에 달한다. 달러 자산의 절대 규모는 한국과 비슷하지만 외환시장이 작아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적어서다. 한국은 이 배율이 25배로 캐나다·노르웨이와 비슷한 수준이나 노르웨이는 국부펀드를 중심으로 장기 해외 투자가 많고, 통화 신뢰도와 외환시장 깊이가 한국과 다르다. 일본은 해외 자산 규모가 가장 크지만 외환시장 자체가 커 배율은 20배를 밑돈다. 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은 한자릿수로, 유로나 파운드 같은 기축통화를 사용하고 외환시장 거래가 활발해 영향이 별로 없다. 결국 비기축통화국이면서 외환시장 규모가 작은 한국과 대만이 환율 변동성에 더 취약할 수 밖에 없다.

해외 투자가 늘어난 것보다 환율 변동 위험에 노출된 달러 자산이 많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해외 투자는 급격히 늘어났는데, 이를 흡수할 외환시장과 완충 장치는 그만큼 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환율이 흔들리면 기업·금융회사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한꺼번에 달러를 사고팔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외환시장은 급격한 쏠림에 노출된다. 달러 자산이 많아도 시장이 깊으면 충격이 분산되지만, 한국처럼 시장 규모와 참여층이 제한된 구조에선 작은 변동에도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다. 방파제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런 구조적 위험을 상대적으로 간과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미국 주식과 ETF, 달러 채권, 펀드 등 해외투자자산이 빠르게 늘었지만, 수익률에만 관심이 쏠려 있는 게 현실이다.

기업과 금융권의 환위험 관리 실태를 형식적으로 점검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해외 투자 확대 속도에 맞춰 환헤지 비율과 방식이 적절한지 점검하고, 쏠림이 발생할 경우 이를 완충할 제도적 장치를 갖춰야 한다. 개인투자자 역시 수익률만 보고 달러 자산을 늘리는 관행에서 벗어나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과 투자 기준을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 과거처럼 외화 부족에서 시작되는 위기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외환위기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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