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증권사 보고서 10장 읽는 것보다 유튜브 5분 보는 게 낫더라고요.”
경기 부천시에 사는 30대 자영업자 정모씨는 요즘 주식 거래 앱을 켜기 전 유튜브부터 먼저 연다. 원래는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관심 종목을 관리하며 리포트를 챙겨보던 편이었지만, 몇 년 사이 습관이 완전히 바뀌었다. 가게 문을 열기 전 장전 브리핑 영상을 틀어두고 그날 시장의 주도주와 이슈를 훑는 것이 하루의 시작이 됐다.
정씨의 구독 채널은 10개로 늘었다. 구독자 수십만명 이상 채널부터 단타 매매일지를 올리는 소규모 채널까지 다양하다. 그는 “매수 결정을 하기 전 유튜브에서 먼저 방향성을 확인하는 게 습관이 됐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의 주식 정보 출발점이 증권사 보고서에서 유튜브로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경기 부천시에 사는 30대 자영업자 정모씨는 요즘 주식 거래 앱을 켜기 전 유튜브부터 먼저 연다. 원래는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관심 종목을 관리하며 리포트를 챙겨보던 편이었지만, 몇 년 사이 습관이 완전히 바뀌었다. 가게 문을 열기 전 장전 브리핑 영상을 틀어두고 그날 시장의 주도주와 이슈를 훑는 것이 하루의 시작이 됐다.
정씨의 구독 채널은 10개로 늘었다. 구독자 수십만명 이상 채널부터 단타 매매일지를 올리는 소규모 채널까지 다양하다. 그는 “매수 결정을 하기 전 유튜브에서 먼저 방향성을 확인하는 게 습관이 됐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의 주식 정보 출발점이 증권사 보고서에서 유튜브로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보고서 대신 유튜브…‘핀플루언서’가 채운 자리
국내 증권사 보고서의 신뢰가 흔들리면서 개인 투자자의 정보 소비 구조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올해도 연초 제시된 코스피 전망치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무력화되자 “보고서가 투자 판단의 기준이 되기 어렵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지수가 움직인 뒤 전망이 뒤늦게 따라가는 수정이 반복되면서 불신이 누적되고 있다.
빈자리를 채운 것이 유튜브 기반의 ‘핀플루언서(Finfluencer)’다. 핀플루언서는 주식·코인·부동산 등 투자 정보를 유튜브와 SNS로 전달하는 개인 크리에이터를 뜻한다. 젊은 투자자일수록 유튜브·SNS로 정보가 쏠리는 흐름이 뚜렷하다. 한국투자증권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도 SNS·유튜브를 주요 경로로 꼽은 비중은 2022년 30%에서 2024년 41%로 늘었다.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강점은 ‘속도’와 ‘직관’이다. 긴 보고서 대신 5~10분짜리 영상으로 핵심을 훑고, 자막·차트 등 시각 자료로 쟁점을 압축해 받아들일 수 있다. 일부 핀플루언서는 “어느 가격을 넘으면 추세가 바뀐다”는 식으로 기준선을 제시해 개인 투자자 수요를 끌어들이기도 한다.
다만 시장에선 이런 흐름이 검증되지 않은 정보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추천 근거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특정 종목을 반복적으로 띄우거나, 성과를 과장한 ‘인증’으로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매수·매도 의견이 단정적으로 제시될수록 군집행동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유튜브·SNS 종목 추천이 과열되며 불공정거래 논란으로 번지는 등 개인 채널의 ‘책임 공백’을 지적하는 시선도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증권사 보고서는 내부 통제와 규정이 있지만 개인 채널은 검증 장치가 없다”며 “책임 소재가 불명확한 정보가 확산할수록 시장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보고서 신뢰 하락 후폭풍…시장 불안 요인으로
국내 증권사 보고서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자 국내 종목 정보마저 외국계 증권사 보고서에 기대는 흐름도 나타난다. 외국계 보고서가 국내 시장의 ‘심리 변곡점’처럼 작동하는 장면이 종종 나오면서다. 특히 반도체 등 핵심 업종에선 외국계 증권사 코멘트 한 줄에 투자심리가 크게 흔들리는 사례도 등장하며 국내 증시가 외부 발언에 민감해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리서치 생태계 자체가 약해지고 있다는 점도 악순환을 키운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비용 효율화를 이유로 리서치 인력을 줄이고 있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등록 애널리스트는 2010년 말 1500명대에서 현재 1000명 안팎으로 감소했다. 리서치 생태계가 약화할수록 기업 커버리지 공백을 만들고, 그 빈자리를 자극적인 정보가 메울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문제는 국내 증권사 보고서 불신이 단순한 ‘채널 이동’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확산할 경우 단기 매매 쏠림이 커지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시장 판단 기준이 흐려질수록 투자자들은 더 높은 위험 보상을 요구하게 되고, 이는 국내 증시에 대한 평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국내 증시가 한 단계 성숙하기 위해선 증권사 리서치가 신뢰 가능한 기준으로서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전망이 맞고 틀리는 것보다 목표치가 시장을 따라가는 패턴이 반복되면 리서치가 ‘해설’로 읽히기 쉽다”며 “의견 변경의 조건과 상·하방 위험을 함께 제시해 근거를 투명하게 설명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핀플루언서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관리 체계를 정교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유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SNS로 금융 정보를 제공할 때 준수해야 할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자 교육을 강화해 위험관리 인식을 높이고, 투자자 보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