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총학생회의 등록금 인상 반대 게시물. 이화여대 총학생회 SNS 갈무리 |
교육부가 등록금 규제를 풀기로 하면서 사립대들의 등록금 줄인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학생들은 등록금 인상 이후 교육 환경 개선을 체감하기 어렵다며 인상에 반발하고 있다. 등록금 인상 근거가 제대로 설명되지 않고 학교의 심의가 비민주적으로 이뤄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8일 취재를 종합하면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학교가 오는 21일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에서 올해 교비회계 예산안을 심의하겠다고 공지한 것을 두고 “기만적 심의”이라며 반발했다. 교비회계의 주요 수입원이 등록금인 만큼 등록금 책정 기준과 수입 규모를 정한 뒤에 예산을 짜야 하는데 등록금 책정 전에 예산부터 심의하는 것은 절차상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학은 예산을 먼저 정하고 등록금 인상분을 추가 예산으로 배치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학생회는 “학생위원이 등록금 책정 기준과 수입 산정 근거를 충분히 받지 못한 채 예산안을 심의하는 것은 실질적인 심의가 아니”라고 했다.
이화여대 등심위는 학생위원 6명과 학교위원 6명, 학교가 선임한 외부전문가 1명으로 이뤄진다. 학생위원 전원이 반대해도 학교가 요구하는 안이 통과될 수 있는 구조다. 실제로 지난해 이화여대와 고려대 등에선 외부전문가가 학교의 손을 들면서 인상 결정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려대 총학생회의 등록금 인상 반대 게시물. 고려대 총학생회 SNS 갈무리 |
등록금을 올리는 사립대들은 공통적으로 ‘재정 부담’을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전공과목 계절학기 수업 개설 확대나 콘센트 확충 등 지난해 인상 당시 학생 요구가 충분히 이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학생은 학교의 ATM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1년 전 대학 본부는 등록금 인상분 전액을 학생들에게 환원하겠다는 허황된 약속만 남겼다”며 “누군가는 수강신청 시스템 오류와 강의 미개설로 인해 하고 싶은 공부를 하지 못하고, 낙후된 실험·실습 환경 속에서 불편하게 연구를 진행한다”고 했다. 한국외대는 3.19% 인상안을 제시했는데, 95.49%의 학생이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성원들이 등록금 인상 근거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대는 애초 등록금 3.2% 인상을 제시했으나 이후 3.0%로 수정했고, 이후 학생들이 타 대학의 인상률이 낮다고 하자 2.8% 인상에 동의했다. 등심위 회의록에도 3%로 제시한 근거가 나오진 않았다. “등록금 의존율을 낮추는 것은 법적 규제로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는 학교 측 설명만 담겼다.
등록금 인상 혜택이 전체 학생들에게 골고루 돌아가지 않는다는 문제도 있다. 이화여대 등심위 회의록을 보면 학생들은 “모든 계열의 인상임에도 실제 혜택이 이공계 중심인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책이나 방안을 마련했느냐”고 물었고, 고려대 등심위 회의록에서도 학생 측이 “특히 인문계 (대학원에) 장학금이 조교장학금 외에 거의 없으며 아르바이트도 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장학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학교 재정에 대한 법인의 책임이 빠져있는 구조도 문제다. 등록금을 2.5% 인상하기로 한 서강대는 등록금 의존율이 62.4%로 높은 편인 반면 법인전입금 비율은 운영수입 대비 0.4%에 그친다. 서강대 총학생회는 “등심위에 법인은 단 한 차례도 참여하지 않았다”며 “대학 재정 책임은 학생과 학교 본부만의 몫이 아니며 법인이 재정 구조 개선과 책임 이행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 대학 등록금 인상 상한 3.19%···‘견제 장치’ 등심위 실효성 논란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311557001
☞ [단독] 규제 풀린 국가장학금 2유형 어디로…국립대 등록금 무상화? 비수도권 대학 지원?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171800001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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