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두바이 초콜릿 원조 '픽스'(FIX)(두바이관광청 제공) |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도 당황스럽습니다.
수십억 원을 들여 멋진 광고를 만들 때보다 '초콜릿' 하나가 더 큰 일을 해냈으니까요(웃음).
이건 돈이 있다고 되는 일도 아닌데,
한국에서 '두바이'가 하나의 '장르'가 되어버렸어요."
대한민국이 때아닌 '두바이 앓이' 중이다. 정작 두바이 사람들은 잘 모르는 한국화된 두바이식 디저트 '두바이 초콜릿'과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가 편의점과 백화점을 넘어 동네 개인 카페까지 휩쓸고 있어서다.
지난 15일 서울 한남동 모처에서 만난 류영미 두바이관광청 한국사무소 대표는 이 기이하고도 뜨거운 열풍에 대해 "광고비를 하나도 안 쓰고 한국 전체에 '두바이' 세 글자를 각인시켰다"며 "관광청 대표로서 이보다 더 운이 좋을 순 없는 상황"이라며 웃어 보였다.
류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두바이 초콜릿 열풍의 뒷이야기와 '진짜' 두바이 미식 여행법을 들어봤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도쪼쿠 관련 영상이 쏟아진다. |
두바이 초콜릿 쫀득 쿠키ⓒ News1 윤슬빈 기자 |
류 대표는 최근 동네 카페마다 '두바이 쿠키'를 내놓는 현상을 보며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두바이가 럭셔리한 여행지로는 알려져 있었지만, 이렇게 '먹거리' 하나로 전 국민적인 키워드가 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 원조인 '픽스(FIX)' 초콜릿은 두바이 사람이 만든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두바이에 사는 이집트 여성이 임신 중에 먹고 싶은 맛을 찾다가 집에서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중동의 얇은 국수)를 섞어 만든 게 시초인데 그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터진 것이다.
류 대표는 한국인들의 '디저트 변주 능력'에 혀를 내둘렀다. 그는 "두바이 초콜릿을 쿠키로 변형한 '두쫀쿠'는 두바이에는 없는 한국만의 창작물"이라며 "두바이관광청 본사에 한국의 이같은 열풍을 보고했더니 다들 너무 신기해했다"고 전했다.
이어 류 대표는 "우리가 정말 크리에이티브한 민족이다"며 "한국에서 유행하는 비주얼과 아이디어가 워낙 뛰어나다 보니, 오히려 지금은 두바이 현지 사람들이 한국의 SNS를 보고 역으로 두쫀쿠를 따라 만드는 경우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저한테 '재료(카다이프) 좀 수입해 줄 수 없냐', '같이 가게 하자'는 연락이 쇄도할 정도(웃음)"라고 덧붙였다.
두바이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 디저트(두바이관광청 제공) |
"술 대신 '디저트 3차' 가는 도시"…진심 어린 미식 문화
류 대표는 "두바이는 전 세계에서 디저트에 가장 진심인 도시"라고 정의했다.
이슬람 문화권인 두바이는 술 문화가 제한적이다 보니, 한국의 직장인들이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며 2차, 3차를 가는 것처럼 두바이의 젊은이들은 밤늦게까지 카페와 디저트 맛집을 찾아다니며 '디저트 투어'를 즐긴다.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며 대화하는 것이 그들의 유흥이자 일상인 셈이다.
류 대표는 "한국에서 드시는 것도 맛있지만, 두바이에는 초콜릿을 넘어 '체험'할 수 있는 디저트 콘텐츠가 무궁무진하다"며 '미르잠 초콜릿 팩토리'(Mirzam Chocolate Factory)를 추천했다.
그는 "두바이의 성수동 같은 '알 쿠즈' 지역에 가면 미르잠이라는 로컬 브랜드가 있다. 공장이면서 숍이고, 내부에 모스크도 있는 아주 독특한 공간"이라며 "이곳에선 카카오 로스팅부터 초콜릿 몰딩까지 직접 해볼 수 있는 쿠킹 클래스를 운영한다" 고 말했다.
유리창 너머로 초콜릿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는 것을 넘어 나만의 '진짜 두바이 초콜릿'을 만들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외에도 △중동식 도넛 '루카이맛'(Luqaimat) △따뜻한 푸딩 '움 알리'(Umm Ali) △진하게 끓여낸 밀크티 '카락 티'(Karak Tea) 등 '찐' 로컬 디저트들을 꼭 맛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영미 두바이관광청 한국사무소 대표(본인 제공) |
인터뷰 도중 류 대표는 두바이에 대한 오해 하나를 바로잡았다. 바로 '비싸다'는 편견이다. 그는 "최근 서울 물가가 너무 올라서, 오히려 두바이가 럭셔리 여행지이면서도 상대적으로 '가성비'까지 느낄 수 있는 여행지가 됐다"고 했다.
류 대표는 "예를 들어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아틀란티스 더 로열' 호텔의 뷔페를 보면, 스테이션이 14개나 되고 랍스터가 쌓여 있다"며 "그런데 가격은 서울 5성급 호텔 뷔페보다 저렴하거나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두바이를 '전 세계 미식의 멜팅팟'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인구의 90%가 외국인인 만큼, 200여 개 국적의 셰프들이 본토의 맛을 그대로 재현한다는 것이다.
10년 넘게 두바이 홍보를 맡아온 류 대표의 열정은 업계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과거 모 유명 아이돌 화보 촬영 당시, 사막에서 길을 잃은 스태프를 구조하기 위해 차를 타고 어둠 속 사막을 달렸던 일화는 그의 남다른 책임감을 보여준다
류영미 두바이관광청 한국사무소 대표는 "두바이는 여성 혼자 새벽 2시에 러닝을 해도 될 만큼 안전한 도시"라며 "카페에 지갑을 두고 화장실을 다녀와도 아무도 안 가져간다. 한국만큼 안전하고, 서울보다 맛있는 게 많은 곳"이라고 말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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