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박스가 운영하는 셀프스토리지 방문객이 짐을 보관하고 있다. /아이엠박스 제공 |
국내 1인 가구 800만 시대와 고주거비 현상이 맞물리면서 집 안의 짐을 집 밖으로 옮기는 ‘셀프스토리지‘(Self-Storage·도심형 창고) 서비스가 부동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셀프스토리지 시장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약 2000억원 규모로 집계된다.
매년 8%씩 성장한다고 가정하면 오는 2030년 2939억원으로, 15% 성장시 4022억원, 30% 성장 시 7426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오는 2034년에는 3998억원에서 최대 2조1209억원까지 국내 셀프스토리지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셀프스토리지 산업의 성장이 가시화되는 이유는 1인 가구의 증가와 주거 공간 효율화에 대한 수요가 맞물리면서 짐 보관 서비스가 라이프스타일의 핵심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셀프스토리지의 주 고객층인 1인 가구 수 역시 2024년 기준 800만명을 돌파하면서 보관 수요도 덩달아 증가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 통계로 보는 1인 가구‘ 자료에 따르면 1인 가구는 2024년 804만5000가구로 조사됐다. 2015년 520만3000명에서 2021년 716만6000명을 넘어선 지 3년 만에 800만명대로 들어선 것이다.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1인 가구 비중도 2015년 27.2%에서 2024년 36.1%로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아파트 거주 비율이 높고 최근 베란다 확장형 구조가 일반화되면서 수납 공간 부족이 만성적인 문제로 자리 잡고 있었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2024년 기준 3만6000달러로 일본(3만4533달러)을 뛰어넘으면서 취미·여가용품 소비도 증가했다. 반면 도심 주거 면적은 오히려 축소되면서 제2의 주거 공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그래픽=정서희 |
셀프스토리지가 보편화돼 있는 일본의 셀프스토리지 이용률은 가구 수 대비 약 1% 수준이다. 반면 현재 한국의 셀프스토리지 이용률은 가구 수 대비 아직 0.2%에 불과하다. 미국의 경우 전체 가구의 약 9%가 셀프스토리지를 이용하고 있다.
셀프스토리지 산업은 이미 해외에서 경기 민감도가 낮은 안정적 투자처로 자리 잡았다. 미국 상장 리츠인 퍼블릭 스토리지(PSA)의 시가총액은 약 70조원에 달한다. 연평균 투자 수익률도 약 18%로 물류(11.1%), 레지덴셜(11.07%), 리테일(9.03%) 등 다른 분야를 웃돌고 있다. 16년 연속 성장 중인 일본 역시 약 1만5000개 지점이 운영될 만큼 셀프스토리지가 일상적인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국내 셀프스토리지 시장 변화를 빠르게 선점한 기업은 ‘아이엠박스’와 ‘세컨신드롬’ 두 곳이다. 아이엠박스는 2015년 창업 이후 빠르게 성장해 전국에 약 200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아이엠박스가 운영하는 한 셀프스토리지 공간에 짐이 놓여 있다. /아이엠박스 제공 |
아이엠박스는 고객이 웹 또는 모바일 앱을 통해 보관을 희망하는 지점과 공간을 선택하고 결제한 뒤 24시간 언제든지 출입할 수 있는 도심형 셀프스토리지 서비스다.
이용자는 짐의 크기와 보관 기간에 따라 다양한 규격의 보관 공간을 선택할 수 있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규격인 가로 1m×세로 1m×높이 2.4m 공간은 월 10만원 수준의 가격으로 제공된다.
요금은 지점과 공간 크기, 이용 기간에 따라 월 단위 정액제로 책정되고, 구독형 서비스로 운영돼 매달 자동 결제되는 방식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모든 지점은 무인·비대면 운영 시스템과 철저한 보안 설비를 갖추고 있다. 화재·도난 등 예기치 못한 사고에 대비한 보험도 가입돼 있어 개인 고객은 물론 기업 고객까지 도심 가까운 곳에서 보다 안전하게 공간을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이엠박스는 인공지능(AI)과 지리정보분석(GIS)을 활용해 1인 가구 밀집도, 주거 면적, 유동 인구 등을 정밀 분석해 셀프스토리지 최적의 입지를 선정하고 있다.
아이엠박스는 셀프스토리지 지점을 AI와 사물인터넷(IoT) 기술력이 결합된 도심 인프라로 발전시키기 위해 자산 매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세계적인 자산운용회사와 사모펀드(PE)들과 자산 매입 펀드를 조성하기 위한 협의에 나선 상태다.
자이 단지에 도입 예정인 세컨신드롬의 ‘미니창고 다락’ 예시 이미지./GS건설 제공 |
세컨신드롬의 셀프스토리지 브랜드 ‘미니창고 다락’은 2016년 서비스를 시작해 전국에 200여개 지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락은 IoT 기술을 활용한 무인 관제 시스템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24시간 항온·항습 관리와 모바일 앱을 통한 출입 제어 등 사용자 편의성에 집중하고 있다. 다락은 주로 서울 강남, 서초 등 고밀도 주거 지역의 빌딩 지하 공간을 활용하는 도심 집중형 전략을 추구한다.
세컨신드롬은 지난해 5월 미니창고 다락을 GS건설의 자이(Xi) 아파트에 도입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GS건설과 체결하기도 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셀프스토리지 시장은 이미 미국에서 43조원 규모의 거대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국내 시장은 아직 2000억원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향후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윤 기자(jy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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