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로비 금융전광판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
금융당국이 치솟는 환율을 잡기 위해 전방위적인 대응에 나선 모양새다.
금융권에 달러 관련 상품 판매에 대한 과도한 마케팅을 자제해 달라고 주문하는 동시에 급증하는 서학개미(해외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의 복귀를 위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규제 손질에 나설 전망이다.
레버러지 ETF 규제 손질 착수…증시 건전성 위협 우려도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해외 주식시장의 레버러지 ETF 상품 구조 분석과 국내 도입을 위한 규제 개선을 검토한다.앞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13일 주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를 소집해 국내 주식시장 매력 제고방안을 논의한 것의 후속 조치 성격이다.
개별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과 지수 ETF 레버리지 한도를 현재 2배에서 확대하는 방안 등인 거론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 보관금액 기준 상위권에는 △나스닥100지수 3배 추종 ETF인 'QQQ'(약 4조 9600억원)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 3배 추종 ETF인 'SOXL'(약 3조 9100억원) △테슬라 2배 추종 ETF인 'TSLL'(약 3조 8200억원) 등 레버리지 ETF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ETF 상품은 '단일 종목 비중 30% 제한 및 10개 이상 종목 구성'이라는 규정에 따라 국내에선 출시할 수 없다. 또 레버리지 비율도 2배로 제한된 상태다.
레버리지가 높은 종목 투자에 익숙한 서학개미를 위해 국내 레버리지 비율을 높이면, 국내로 복귀하는 투자자가 늘면서 환율 안정도 꾀할 수 있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다만 개별종목 레버리지 ETF와 지수 ETF 레버리지 한도 확대는 건전한 주식시장을 조성해야 하는 금융당국 목표와 충돌하는 지점이다. 이 같은 ETF 상품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크고, 하락장에서 매도 압력을 키워 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하는 탓이다.
금융권 달러 상품 점검…과도한 영업 자제 분위기 조성
류영주 기자 |
금융당국은 달러 상품을 판매하는 금융권 점검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증권사 해외영업 실태를 확인한 데 이어 최근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추가로 현장점검했다. 과도한 해외주식 투자 마케팅과 투자자 위험감수 능력에 맞지 않는 투자 권유 등 위반사항 여부를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업계의 과도한 해외투자 영업을 자제하도록 분위기 조성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 거래금액에 비례한 보상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막기 위해 금융투자협회 규정도 오는 3월까지 개정할 예정이다. 거래금액 비례 보상 이벤트가 투자자의 과도한 거래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감원은 19일 시중은행의 외환담당 임원도 소집할 예정이다. 달러 등 외화 예금의 과도한 마케팅 자제를 요청하는 동시에 외화 예금을 원화로 바꿀 때 혜택을 늘리는 방안을 주문할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5일에는 달러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주요 보험사 담당 임원을 소집해 달러 보험 현황을 점검했다. 달러 보험 판매는 2024년 4만 594건에서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9만 5421건으로 2배 넘게 급증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환율 변동에 따라 납입해야 하는 보험료가 증가하거나 지급받는 보험금이 감소하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한국은행도 지난 16일 시중은행 자금부 외화 담당자들과 회의를 열고 외화예금 지급준비금(외화지준) 예치 현황을 점검하고 외화지준 이자 지금 관련 금리 수준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은행이 고객의 달러예금 지급준비금을 한은에 법정 비율 이상으로 예치하면, 초과 예치분에 이자를 지급한다는 의미다. 달러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은은 지난해 말 환율 안정을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분 외화지준에 한시적으로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2월분에 적용되는 이자율은 3.6% 수준으로 결정됐다.
은행권 환전 우대로 '호응'…환율 전망은 여전히 1400원대
18일 서울 명동의 환전소 밀집지역. 연합뉴스 |
은행권은 이 같은 금융당국의 노력에 따라 원화 환전을 우대하며 호응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크리에이터 플러스 자동 입금 서비스' 우대 혜택 기간을 3월 말로 연장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가 받은 해외 광고비를 신한은행 계좌로 입금할 경우, 월 1만달러 한도로 원화 환전에 90% 환율 우대를 적용한다. 이는 은행이 환 거래 업무 마진을 10%로 낮춘다는 의미다.
KB국민은행도 크리에이터 고객을 대상으로 월 1만달러 이하 기준 환율 우대 100%와 건당 5만달러 이하 한도로 외화계좌 자동입금 서비스를 제공한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한 수출기업에도 외화입출금 통장으로 받은 판매대금을 인터넷·모바일 뱅킹에서 원화 계좌로 환전하면 환율을 최대 80% 우대한다.
우리은행은 지난 15일 해외여행 특화 외화예금인 '위비트래블 외화예금'의 달러 금리를 1%에서 0.1%로 내렸다.
다만 원달러 환율은 올해 1분기 말 1400원대 중반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7곳의 올해 1분기 말 환율 전망치 평균은 최근 1441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전망치 평균 1340원에서 100원 상승했다.
현재 환율은 1470원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 13일 환율이 1480원에 육박하자 미국이 이례적으로 구두개입에 나서면서 1460원대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다시 1470원대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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