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핸들' 못 놓는 어르신들… "혼자 병원 가려면 어쩔 수 없어"

머니투데이 민수정기자
원문보기
고령운전자 면허반납률 2%대… 사고발생 年4만건 넘겨
일회성 지원 외 맞춤형 교통수단·추가 혜택 확대 등 필요

"보기엔 멀쩡한데 100m 넘게 걷긴 힘들어요. 병원에 가려고 운전합니다."

"출퇴근하는 공장이 외진 곳에 있어 대중교통을 타긴 어렵죠."

지난 16일 면허갱신 교육을 받기 위해 서울 강남구 강남운전면허시험장을 찾은 최종관씨(79)와 최용호씨(77)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시험장 4층엔 75세 이상 고령운전자 21명이 모였다. 3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운전면허 갱신을 위해 '필요 인지능력 자가진단'과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하기 위해서다. 교육을 들어야 면허갱신이 가능하다.

시험장에서 만난 고령운전자들은 병원·직장·여가생활 등 다양한 이유로 면허갱신을 결심했다. 자신을 참전용사라고 밝힌 최종관씨는 "총상 때문에 오래 걷는 게 힘들어 1주일에 한두 번씩 병원에 가려고 운전한다"고 말했다.

윤형숙씨(81)는 "전국 성당을 돌아다니며 성지순례를 한다"며 "현재로선 4~5년 정도 거뜬히 운전할 수 있을 것같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워 운전이 필요한 경우도 있었다. 47년 전 면허를 땄다는 최용호씨는 "공장이 외진 곳으로 이사하는 바람에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은 지 5년 가까이 됐다"며 "검사해보니 예전보다 확실히 속도가 느려졌다는 것을 인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령운전자 면허 반납 현황. /그래픽=김다나

고령운전자 면허 반납 현황. /그래픽=김다나



교육을 맡은 한국도로교통공단 교수는 터치패드에 익숙지 않은 고령자에 맞춰 진단방법을 설명했다.

검사는 △교통표지판 변별 △방향표지판 기억 △횡방향 동체추적 △공간기억 △주의탐색으로 이뤄졌다. 고령운전자들은 안내에 따라 헤드폰을 끼고 화면을 응시했다. 일부는 골라야 하는 표지판 그림과 다른 선택지를 눌러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지 못하기도 했다. 30여분 후 자가진단이 끝나자 각 화면에는 점수가 나타났다. 골고루 좋은 점수를 받은 경우도 있지만 특정 항목에서 낮은 점수가 나온 운전자들도 있었다.

교수는 각 항목이 어떤 능력을 평가하는 것인지 설명하며 "방어운전 태도를 예전보다 더 많이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병을 앓거나 약물복용시 이를 무시해선 안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현실적인 이유로 운전대를 놓지 못함에도 고령운전자 문제는 사회적 쟁점으로 떠올랐다. 최근 5년간 고령운전자(65세 이상)의 면허반납률은 2%대를 벗어나지 못한 반면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증가세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24년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4만2369건 발생했다. 2020년 대비 36.4% 늘었다. 최근에도 △시청역 역주행 사고 △종각역 택시돌진 △부천시장 트럭돌진 등 고령운전자 사고가 빈번하다.

전문가들은 DRT(수요응답형 교통체계) 등 대체수단과 면허반납률 제고를 위한 경제적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경제적 혜택은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시는 면허반납시 20만원을 지원한다. 그마저도 선착순 지급이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지원규모는 다르다.


강진동 스튜디오갈릴레이 본부장(전 서울시 교통운영과장)은 "반납률이 낮은 이유는 박탈감과 상실감 때문"이라며 "일회성 지원으로는 부족하고 면허반납 후 어르신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DRT 등 장거리·단거리 맞춤형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효석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일본의 사례처럼 면허증을 반납하면 다른 신분증을 주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며 "이동권 보장 측면에서 일회성 지원은 실효성이 없기 때문에 병원·마트·안경원 등 지속해서 혜택을 받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박진호 기자 zzino@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박군 한영 이혼설
    박군 한영 이혼설
  2. 2임성근 음주운전 논란
    임성근 음주운전 논란
  3. 3트럼프 그린란드 관세
    트럼프 그린란드 관세
  4. 4윤민수 이혼 후 근황
    윤민수 이혼 후 근황
  5. 5강선우 공천헌금 의혹
    강선우 공천헌금 의혹

머니투데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