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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당원께 걱정 끼쳐 송구” 사과

조선일보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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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 문제 정치적 책임 밝혀
제명엔 “명백한 조작, 정치 보복”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8일 ‘당원 게시판’ 문제로 인한 당내 분열과 관련해 “상황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국민과 당원께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해서 당을 이끌었던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송구한 마음”이라고 했다. 2024년 11월 이 사건이 불거진 지 14개월 만의 첫 사과다.

페이스북에 게시한 2분짜리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밝힌 한 전 대표는 다만 자신에 대한 당무감사위원회 조사와 윤리위원회 제명 결정에 대해서는 “명백한 조작이자 정치 보복”이라고 했다. 또 “당권으로 정치 보복을 해서 저의 당적을 박탈할 수는 있어도 제가 사랑하는 우리 당의 정신과 미래는 박탈할 수 없다”고 했다.

중립 성향의 당내 인사들 사이에선 “반쪽 사과였다”는 반응과 “어쨌든 한 전 대표가 양보한 셈이니, 장동혁 대표도 한발 물러서서 통합하라”는 주문이 함께 나왔다.

◇장동혁 단식 중에 나온 한동훈 사과… 내분 출구 찾을까

지난 8일 장동혁 대표가 공식 구성한 윤리위는 지난 9일과 13일 두 차례 회의를 가진 뒤 ‘한동훈 제명’ 결정을 내렸다. 장동혁 지도부는 지난 15일 한 전 대표 제명 결정을 ‘최종 의결’하려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계파를 불문하고 “제명은 안 된다”고 강력 반발했고, 이에 장 대표는 “10일간의 재심 신청 기간까지 결정을 보류하겠다”고 물러섰다. 한 전 대표는 “재심 신청할 생각이 없다”고 맞받았다.

다만 의원 다수가 15일 의원 총회에서 “한 전 대표의 사과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친한계에서도 이런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당 원로들도 두 사람의 대승적 통합을 주문했다. 한 원로는 지난 17일 밤 국회 본청의 장 대표 단식장을 찾았고, 같은 날 한 전 대표와 통화하며 통합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한 전 대표는 최근 당원 게시판 문제를 두고 정치적 사과 메시지에 대해 고심해 왔다. 친한계 내부는 “사과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과 “당내 분열 부분에 대한 책임은 사과하자”는 의견으로 갈렸다. 일부 인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당 대표로서 갈등 국면에 있던 것도 사과하자”고 건의했다고 한다. 다만 “당원 게시판 문제에 대한 불법·부당한 조사, 징계 결정은 사과 대상이 아니다”라는 의견이 우세해, 한 전 대표가 이날 이 같은 입장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교·공천 헌금 의혹 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단식 중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날 단식장에서 지지자들이 준 장미꽃을 다듬는 모습이다. 장 대표는 단식 나흘째인 이날 페이스북에 “장미 한 송이가 내 곁을 지키고 있다. 내 곁에 올 때부터 죽기를 각오했다”며 “내가 먼저 쓰러지면 안 된다”고 썼다./박성원 기자

통일교·공천 헌금 의혹 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단식 중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날 단식장에서 지지자들이 준 장미꽃을 다듬는 모습이다. 장 대표는 단식 나흘째인 이날 페이스북에 “장미 한 송이가 내 곁을 지키고 있다. 내 곁에 올 때부터 죽기를 각오했다”며 “내가 먼저 쓰러지면 안 된다”고 썼다./박성원 기자


한 전 대표의 이날 사과에 대해 중립 성향 의원들과 인사들 사이에선 복잡한 반응이 나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장 대표 단식장을 찾은 뒤 취재진에 “한 전 대표가 용기를 내서 (사과)해 준 것은 다행”이라며 “당 화합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 4선 의원은 “이제 시작이다. 한 걸음씩 차근차근 화합할 여지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화합과 미래, 승리를 위해 모두의 지혜를 모아가자”고 했다. 다만, 한 재선 의원은 “정치적 사과만 했으면 좋았을 텐데 ‘정치 보복’ 등을 운운해 분란의 여지를 남겼다”고 했다.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지난 17일 한 전 대표를 향해 “장 대표의 단식을 지지 방문하며 통 큰 정치를 보여주자”고 제안했다. 한 상임고문도 “한 전 대표가 장 대표 단식장을 찾아가고 장 대표는 반기는 모습을 보여주라”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아직 장 대표 단식장을 찾을 생각이 없다고 한다. 김성태 전 의원은 통화에서 “한 전 대표든 장 대표든 먼저 용기와 결단을 내리는 사람이 승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5일 단식을 시작해 이날 나흘째를 맞은 장 대표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장 대표는 이날 자신을 찾은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가 “정치력을 발휘해서 한 전 대표와 휴전하고 힘을 모았으면 한다”고 하자, 웃으며 “예”라고 답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한 전 대표의 사과) 내용에 대해 많은 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듯하다”고 했다.

장 대표 측 인사들은 “이게 사과냐” “여론이 불리하니 사과하는 척은 해야겠고, 잘못을 인정하기는 싫은 모습”이라며 비판했다. 반면 친한계 의원들은 “불법적인 조사와 징계에도 한 전 대표가 용기를 내서 사과한 것”이라고 맞섰다.

당 일각에선 친한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윤리위 결정이 당내 갈등 봉합 여부의 분수령 중 하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당무감사위는 김 전 최고위원이 언론 인터뷰 등에서 당 지도부와 당원을 모욕하는 언행을 했다며 ‘당원권 정지 2년’의 중징계를 윤리위에 건의했다. 윤리위는 19일 회의를 열고 김 전 최고위원의 소명을 들을 예정이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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