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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 1100만원 번다고?… ‘햇빛소득마을’ 손실날 수도

조선일보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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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500곳으로 늘릴 계획
정부가 전국 확산을 추진 중인 ‘햇빛소득마을’ 사업이 과도한 부채 의존 구조로 인해 향후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모델로 삼는 경기 여주시 구양리 자료를 본지가 입수해 분석한 결과, 대출 원금 상환이 본격화되면 마을 태양광 사업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여주시 세종대왕면 구양리 ‘햇빛소득마을’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 이 마을은 자체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판매해, 월 평균 1100만원의 수익을 내고 이를 통해 무료 마을버스와 주민 급식 등을 제공한다. 정부는 이런 모델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높은 대출 의존도와 전력 가격 변동에 따른 리스크 역시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여주시청

경기도 여주시 세종대왕면 구양리 ‘햇빛소득마을’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 이 마을은 자체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판매해, 월 평균 1100만원의 수익을 내고 이를 통해 무료 마을버스와 주민 급식 등을 제공한다. 정부는 이런 모델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높은 대출 의존도와 전력 가격 변동에 따른 리스크 역시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여주시청


18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500곳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햇빛소득마을을 25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모델은 구양리다. 130여명이 사는 이 마을은 2024년부터 마을 6곳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총 997kW 규모)을 통해 월평균 1100만원을 벌어 주민 급식, 마을버스, 문화행사 관련 비용으로 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이 마을을 찾아 “모범 사례로 역사책에 나올 것”이라고 극찬했고, 지난해에도 구양리를 모델로 한 빠른 정책 추진을 요구했다. 그러나 현재의 고수익은 대출 원금을 갚지 않아도 되는 거치 기간에 따른 착시 효과로 확인됐다.

◇5년 거치기간 끝나면 적자 전환

구양리 태양광 사업은 자부담 2억3000만원과 대출 14억4000만원(86%)으로 시작했다. 대출액 중 4억2000만원은 연리 2.0%에 20년 균등 상환, 10억2000만원은 연리 1.75%, 5년 거치·10년 균등 상환 조건이다. 첫 5년은 연 상환액이 4000만원에 그쳐 연 1억3000만원(월 1100만원)의 수익이 가능하다. 문제는 거치 기간이 끝나는 2029년부터다. 이때부터 10년간 연 상환액이 1억3000만~1억4000만원으로 급증한다. 대출 원리금을 갚고 나면 연 수익이 3000만원 안팎(월 250만원)으로 급감한다. 여기에 사무장 월급(250만원)을 빼면 적자가 될 수도 있다. 빚을 다 갚는 2039년이 되면 다시 수익을 낼 수 있지만, ’10년 보릿고개’를 버틸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전주영 이장은 “원금 상환에 대비해 수익 일부를 적립하고 있다”며 “이제부터 차근차근 고민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백형선

그래픽=백형선


전문가들은 그러나 10년 고비를 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매출 하락 리스크 때문이다. 구양리의 전기 판매대금은 전력도매가격(SMP)에 연동된다. 도매가격은 ‘가장 비싼 발전’의 비용이 기준이 되는데, 현재는 LNG 발전이 여기에 해당한다. 문제는 이 기준이 바뀐다는 점이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2023년 8.4%에서 2038년 29.2%로 높이고 LNG 발전 비중은 26.8%에서 10.6%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단가가 낮은 재생에너지와 원전이 기준이 되면 도매가격은 낮아지고 구양리의 전기 판매대금도 줄게 된다.

◇2월 공모 앞뒀지만 ‘리스크는 각자 감당’

구양리의 또 다른 수익원은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였다. 일종의 인센티브인데, 정부는 이 역시 줄이는 쪽으로 재편을 예고했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생에너지 입찰 등이 도입되면 (구양리 같은) 작은 마을은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구체적 대응책 없이 2월부터 전국 공모를 진행할 방침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다양한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했지만, 구양리의 향후 20년 수익을 전망한 기후부 자료는 ‘1년 차 수익×20년’으로 단순 추산했을 뿐, 도매가격 변동 같은 위험 요소를 반영하지 않았다. 이상준 서울과기대 교수는 “리스크를 명확히 알린 뒤 공모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지 보도에 대해 기후부 관계자는 “원금 상환을 마친 15년 후에는 1년 수익이 1억 7000만원 가량 보장된다. 또, 구양리와 달리 햇빛소득마을 정책은 대출 전체를 이자율 1.75%에 빌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며 “이와 함께 SMP 하락은 장기고정가격계약 등으로 리스크를 줄이는 다양한 모델을 구상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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