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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표현·종교의 자유’ 침해 규탄한 美 국무부 외교 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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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가 최근 향후 5년간(2026∼2030년)의 외교 지침이 담긴 전략계획 문서를 공개했다. 해당 문건에는 “외국 정부들이 자국 내 정치적 목적을 위해 표현의 자유에 제한을 가해 왔는데, 미국은 이를 용납할 수 없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과 더불어 한국의 이른바 ‘허위조작정보근절법’(개정 정보통신망법)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한·미 간에는 반도체를 비롯한 통상 분야의 여러 현안이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다.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까지 여기에 추가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지난 연말 국회 본회의 통과와 대통령의 공포 절차를 거친 허위정보근절법은 오는 7월 시행될 예정이다. 이는 문제가 되는 ‘허위정보’의 범위를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규정했다는 비판이 입법 단계부터 제기됐다. 그럼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허위·조작정보를 고의로 유통하는 경우 추정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야당과 시민사회에서 “정부·여당 등 권력자에게 불리한 보도를 차단할 길을 터준 것”이라며 ‘입틀막법’이란 비난이 쏟아진 것도 무리가 아니다.

앞서 법안 통과 직후 미 국무부는 “미국 기반 온라인 플랫폼의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표현의 자유를 약화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최근 방미한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 행정부 및 의회를 상대로 허위정보근절법의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고는 하나, 헌법에 ‘의회는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을 제정할 수 없다’는 명문 규정을 둘 만큼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이 이를 납득할지 의문이다. 통상 분쟁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허위정보근절법 시행 이전에 문제 조항들을 보완할 것을 촉구한다.

미 외교 지침에는 “종교의 자유로운 행사를 제한하는 반민주적 행위를 규탄할 것”이란 내용도 들어 있다. 종교와 양심의 자유는 미국 국민의 자연권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헌법정신이기도 하다. 최근 청와대 지시로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출범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을 상대로 제기된 여러 의혹을 수사 중이다. 종교라고 해서 치외법권일 수는 없다. 다만 정부가 앞장서 ‘종교 재단 해산’ 운운하는 것은 자칫 종교의 자유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수 종교라는 이유로 ‘마녀사냥’의 희생양으로 삼는 일만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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