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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105] 북성부두

조선일보 문태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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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성부두

갯바위 굴봉도 얼어

살얼음 붙은 영하의 날씨

사리 지나 북성부두

굴막촌 할멈 일곱이서

눈밭에 앉아

까마귀처럼 앉아


머릿수건을 징징 동여매고

부둣가에 웅크리고 앉아

강굴 청파래 박대묵을 내놓고 앉아 있습디다


하늘에서는 진눈깨비가 내리고

하염없이 하염없이

까만 눈을 똑 뜨고 앉아 기다립디다


-이세기(1963~)

일러스트=박상훈

일러스트=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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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기 시인은 인천 덕적군도에서 태어났다. 시인의 시에는 바다와 섬사람의 일상이 들어 있어서 “갱 줍는 고향”이 있는 시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이 시에서는 진눈깨비가 내리는 날에 부둣가에 웅크리고 앉아 강굴이며 청파래며 박대묵을 팔려고 손님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찬찬히 보여준다. 눈밭의 흰 색채에 대비해 까마귀처럼 앉은 할머니들의 먹빛 몸과 까만 눈을 드러냄으로써 생활의 고난을 실감하게 하지만, 시름에 싸인 풍경을 바라보는 시선은 따듯하기만 하다.

이 할머니들은 시 ‘생계 줍는 아침’에 등장하는 “굴 바구니 들고 갯티에 가는” 할머니들일 것이다. 시인은 여러 시편에서 언 몸으로 굴을 따는 노동에 대해 노래했다. “굴을 쪼는 일은/ 추위를/ 꼭꼭 쪼는 거라지”라고 썼고, “굴을 쪼는 일은/ 갯굴헝 어둠을 닮은/ 생활을 쪼는 일이라지”라고 적었다. 절기 대한(大寒) 즈음에 이 시를 읽으니 추운 눈밭에 옹그리고 앉아 있는, 그러한 생계의 사람이 혹시 없는지 살펴보게 된다.

[문태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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