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에 생선가시가 박혀”
―구효서 ‘영혼에 생선가시가 박혀’ 중
이동재 미술인 |
어릴 적 들판의 풀벌레들을 관찰하며 놀기를 좋아했다. 물가 풀숲에서 작은 날벌레가 고치를 탈피하고 성체로 탈바꿈하는 것을 숨죽여 지켜보던 기억이 생생하다. 창작은 스스로 끊임없이 껍질을 벗어내는 일이다. 낡고 익숙한 것을 과감히 집어던지고 매번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 강박과도 같은 상념에 시달리다 보면 문득 움츠러드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뚫기 힘든 두꺼운 외피를 핑계로 바깥세상이 두렵다며 껍데기 속 못난 애벌레처럼 구는 것이다. 돌돌 말린 날개를 펼칠 용기도 내지 못한 채. 그러나 다시 거추장스러운 껍질을 밀어내고 화려한 날개를 펼쳐내어야만 따뜻한 해를 받아 나비로 비상할 수 있다. 그렇게 거듭되는 탈피와 변신 속에서도 내 안에서 자신을 쥐어짜는 것이 있다.
구효서의 소설 ‘영혼에 생선가시가 박혀’는 제목만으로도 예술가의 존재를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예술가는 영혼에 생선 가시가 박힌 채 살아가는 이들이 아닐까. 깊숙이 파고들어 조금만 움직여도 날카로운 가시에 몸을 떨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아파하며 살아가야 하는 기구한 운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아픔을 견뎌낸 알갱이들이 다른 이의 영혼을 살피고 위안을 주나 보다.
이동재 미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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