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 옛 왕정의 왕세자였던 레자 팔레비가 발언하고 있다./워싱턴=AP/뉴시스 |
이란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레비가 이란의 현실을 한반도에 빗대며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했다.
17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팔레비는 전날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은 충분히 '중동의 대한민국'이 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북한과 같은 나라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팔레비는 "개방과 성장, 세계와의 연결을 선택한 한국과 달리, 이란은 고립과 통제를 택했다"며 "그 결과 국민의 자유와 삶의 질이 철저히 억눌린 국가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 이슬람공화국에 대해 "붕괴는 '만약'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의 문제"라고 단언했다.
그는 특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북한의 권력 핵심 구조에 빗대며 "국내에서는 공포를 제도화하고, 해외에서는 테러와 불안을 수출하는 체제 유지의 핵심 축"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 같은 구조를 약화시키기 위해서는 지휘 체계에 대한 정밀한 압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팔레비는 한국과 북한의 대비를 언급하며 "한국은 국민의 역량과 국제 협력을 통해 번영을 이뤘지만, 북한은 체제 유지를 위해 주민을 통제하고 외부 세계를 적으로 돌렸다"며 "이란 정권도 북한과 같은 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국민이 원하는 것은 한국처럼 정상 국가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사회에 대해선 "이란 국민들은 이미 현장에서 결정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며 "이제 국제사회가 한국을 지지했던 것처럼, 자유와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이란 국민의 편에 서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언급하며 "그는 결국 자신의 말대로 이란 국민의 편에 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왕정 시절 억압 논란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는 역사가들에게 맡기겠다"며 "나는 과거를 복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이란이 북한이 아닌 한국의 길을 가도록 돕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선을 그었다.
팔레비는 "반이란적이고 적대적인 세력이 나라를 점령하고 아이들을 희생시키고 있다"며 "조국을 되찾기 위한 운동을 이끌겠다는 평생의 약속을 다시 확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이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귀국 의지도 분명히 했다.
그는 자신이 권력을 잡는 지도자가 아니라, 이란을 세속적 민주주의로 전환하는 상징적 가교가 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외부 개입에 대한 우려와 함께 "변화는 내부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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