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연에서 어린이극이지만 어른 관객까지 울게 만들어 ‘오열극’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뮤지컬 ‘긴긴밤’(사진)이 돌아온다. 지구상에 단 하나 남은 흰바위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이 수많은 긴긴밤을 거쳐 함께 바다를 찾아가는 과정을 무대 위에 그려내는 작품이다. 70만부 이상 팔린 루리 작가 소설이 원작이다.
가족과 친구를 잃고 인간을 향한 복수를 꿈꾸는 흰바위코뿔소 ‘노든’역에는 초연과 앵콜공연을 함께했던 홍우진, 강정우, 이형훈이 낙점되어 다시 무대에 오른다. 세 배우는 기존 공연에서 다져온 작품 이해도와 깊어진 감정 표현을 바탕으로, 노든이 겪는 상처와 변화의 과정을 한층 섬세하게 전할 예정이다. 작품의 화자이자 노든과 여정을 함께하는 어린 ‘펭귄’역에는 최주은, 설가은, 최은영, 임하윤이 참여한다. 서울 대학로 링크아트센터 드림 1관에서 1월21일부터 3월29일까지 공연한다.
판소리 창작단체 입과손스튜디오가 가족극으로 공동창작한 또다른 ‘긴긴밤’은 다음달 호주 시드니오페라하우스에서 호주 관객을 만난다. 한국어와 영어를 혼용한 판소리극으로 2월 13, 14일 총 4회 쇼케이스로 공연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2024년 한국을 방문한 시드니오페라하우스 관계자가 판소리 ‘긴긴밤’의 쇼케이스를 관람하면서 시작됐다. 원작이 담고 있는 다양성, 연대, 새로운 형태의 가족관계라는 주제가 호주 관객뿐 아니라 더 넓은 국제무대에서도 충분히 공명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또 작품이 지닌 서사 구조와 판소리 특유의 발화 방식, 그리고 리듬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감각적인 무대 언어에 주목했다. 이후 1년에 걸친 논의과정을 거쳐 입과손스튜디오와 시드니오페라하우스는 작품 언어와 구조를 함께 재설계하는 국제 공동제작 프로젝트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기획 단계에서 양국 제작진이 가장 깊이 탐구한 질문은 ‘글씨를 읽지 못하는 어린이 관객도 이해할 수 있는 바이링구얼(한국어와 영어 혼용) 무대가 가능한가’였다. 그래서 연출가 이상숙은 영어를 사용하는 호주 현지 배우들의 발화를 기존 판소리 구조 안으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을 제안했다. 자막을 읽지 못하는 관객이 있더라도 자신이 익숙한 언어(영어 또는 한국어)를 소리와 리듬으로 듣고 장면의 뉘앙스를 따라가면 이야기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 구조를 고안했다. 주요 창작진으로는 작·연출 이상숙, 번역·드라마터그 이경후, 음악감독 이향하, 작창 이승희, 크리에이티브 컨설턴트 타마라 해리슨(호주)이 참여한다.
박성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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