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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실패가 자산이다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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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욱 화백

김재욱 화백


지난 12일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케데헌’의 주제가 ‘골든’으로 상을 받은 이재는 “문이 닫히는 상황에 놓인 모든 분들께 이 상을 바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오랜 연습생 시절에도 불구하고 아이돌 데뷔는 실패했지만, 오히려 시스템 안에서의 실패가 자신만의 독보적 음악 세계를 열어준 셈이다.



인공지능 발전이 가속화하면서 많은 이들이 무력감을 호소하고 있다. 당연하다고 간주하던 많은 것들이 불확실해지고 있지만 참고할 선례조차 찾기 어렵다. 특히 사회 진출을 앞둔 청년 등 미래세대가 느끼는 불안은 가히 공황상태에 가깝다. 인공지능 시대라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여정에서는 지식과 정보의 양이 아닌 어떤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과 회복탄력성이 필요하다는 게 많은 전문가의 공통된 진단이다. 이 점에서 이재는 실패라는 경험이 오히려 새로운 자산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실패는 어떻게 자산이 될 수 있을까? 카이스트 실패연구소의 사례는 중요한 통찰을 담고 있다. 흔히들 유연성은 타고난 기질, 태도라고 생각하지만, 유연성은 틀린 가설을 빨리 버리고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역량으로 실패를 통해 길러지는 근육에 가깝다. 인공지능이 더 완벽에 가까워질수록, 실패를 통해 학습하고 회복해 새로운 상황에 맞설 수 있는 인간의 역량이 돋보인다.



하지만 2024년 실패연구소가 발표한 ‘도전과 실패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를 보면, ‘우리 사회에서는 한번 실패하면 낙오자로 인식된다’는 응답이 58.2%에 이른 반면 ‘한국 사회가 실패에 관대하다’는 20.5%였다. ‘실패는 성공에 도움이 된다’에 73.5%가 동의한 것과 대조적이다. 실패가 자산이 되려면 개인의 의지 못지않게 사회적 안전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한국 사회처럼 한번 실패하면 재기가 어려운 사회에서는 실패를 무릅쓴 도전보다 안전한 선택에 안주하기 쉽다.



실패는 국가 정책 차원에서도 혁신의 열쇠로 간주된다. ‘축적의 시간’의 저자 이정동 서울대 교수는 혁신적 아이디어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현실에서 반복적으로 실험하고 수정해 시스템으로 만드는 경험의 축적이고, 이 과정은 필연적으로 수많은 실패로 채워진다고 말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담대함과 회복력, 이를 통해 길러지는 유연성이야말로 인공지능 강국을 향해 가는 한국 사회가 최우선으로 투자해야 하는 지점이다.



한귀영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hgy421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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