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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2018년 국군의날 행사에 북한 인민무력상 초청했으나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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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27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소개로 판문점에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판문점 | 한국공동사진기자단·서성일 기자

2018년 4월27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소개로 판문점에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판문점 | 한국공동사진기자단·서성일 기자


남측이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직후 국군의날 기념식에 북한 고위급 군사대표단을 초청해 성사 직전까지 갔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그해 5월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e메일을 활용하는 ‘2차 핫라인’ 개설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책 <판문점 프로젝트>를 보면, 남측은 2018년 10월1일 국군의날 기념식에 북한 고위급 군사대표단을 초청했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맡아 당시 남북 대화 전반에 깊숙이 관여했다.

군사대표단 초청은 그해 9월19일 평양 정상회담 2일 차에 남북 정상이 논의해 큰 틀의 의견 일치를 본 사안이었다. 이에 따른 후속 조치로 남측은 북측에 인민무력상(현 국방상) 초청을 제안한 것이다. 인민무력상은 남측의 국방부 장관 격으로 평가된다.

윤 의원은 “북한 고위급 군사대표단이 대한민국 국군의날 기념식에 참석한다면, 이는 평양 공동선언문 부속 합의서로 채택된 9·19 군사합의 이행에 대한 남북 양측의 신뢰를 전 세계에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 되리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당시 북측은 남측의 초청에 사의를 표하면서도 거절했다고 한다. 북측은 곧 있을 남북 국방장관회담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며 초청에 거리를 뒀다. 윤 의원은 “무슨 연유인지 구체적인 사정은 언급하지 않았다”며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무산 이유와도 관련이 있었을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2018년 9월19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의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문’ 교환을 지켜보며 손뼉 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서성일 기자

2018년 9월19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의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문’ 교환을 지켜보며 손뼉 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서성일 기자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핫라인 개설에 적극적으로 나선 상황도 드러났다. 김 위원장은 2018년 5월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2차 정상회담에서 폐쇄형 e메일을 활용한 남북 정상 간 ‘2차 핫라인’ 연결을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노트북을 갖고 다니며 열어보면 훨씬 좋다”고 e메일 핫라인이 편리하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앞서 노동당 본부 청사에 설치된 전화 핫라인에 대해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청사에 간다”며 활용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차 핫라인 연결에 동의했으나 향후 실무 논의가 지연돼 무산됐다고 윤 의원은 밝혔다.

남측이 당시 북·미 접촉 중재에 나선 상황도 드러났다. 북·미가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참석차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회동에 합의하자 남측은 청와대 상춘재를 장소로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의 북한 자극 발언으로 회동이 무산됐고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분노했다고 윤 의원은 전했다. 윤 의원은 “문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의 행동이 북한의 행태를 답습한 것이라고 봤다”며 “회동 장소까지 준비한 동맹국에 대한 예의 또한 아니라고 했다”고 적었다.


남측은 그해 11월쯤 북측과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논의하며 북측에 트럼프 대통령 딸 이방카 트럼프와 김 부부장의 회담을 제안하기도 했다. 남측은 북·미 간 대화 교착 상태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북측은 소극적이었다고 한다.

2018년 4월27일 판문점 정상회담을 3일 앞두고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통화를 급히 요청한 일화도 공개됐다. 아베 총리는 ‘김 위원장을 만나면 일본인 납치자 이슈를 제기해달라’고 문 대통령에게 간곡히 요청했다고 한다.

윤 의원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는 그렇게 비협조적이더니, 막상 자신들 문제에서는 문 대통령에게 매달렸다”며 “참 뻔뻔한 요구였다”고 회고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판문점 정상회담과 평양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의 뜻을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김 위원장이 2018년 4월1일 남측 예술단의 <봄이 온다> 평양 공연에서 가수 백지영씨의 노래 ‘총 맞은 것처럼’을 듣고 “북측 젊은이들이 따라 부르면 심각한 상황이 오겠다”며 농담했다고도 윤 의원은 밝혔다. 현재 북한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하는 등 체제 내 한국 문화 유입·확산을 강하게 통제하고 있다.


☞ [단독]김정은 남한 답방 ‘북한산 작전’, 삼성전자 방문 등 일정 짜놨다 발표 하루 전 무산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181420011



☞ [단독]김정은, 남측에 “비인간적 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아”···비핵화 의심에 “입이 닳도록 말해” 미국에 불만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181648001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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