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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 ‘랍스터 산 채로 굽고 찌기’···호주·영국에선 불법?[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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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 한 장면에서 천상현 요리사가 로브스터(바닷가재)를 찜통에서 꺼내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 한 장면에서 천상현 요리사가 로브스터(바닷가재)를 찜통에서 꺼내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한 요리사가 살아 움직이는 랍스터(바닷가재)를 뒤집은 채 뜨거운 찜통 안에 넣는다. 랍스터가 다리를 움직이고 있을 때 요리사는 뚜껑을 닫는다. “활 랍스터를 3분 정도 쪄낼 것”이라고 말한다. 이후 그는 붉은색으로 익은 랍스터를 냄비에서 꺼낸다.

#다른 요리사가 숯에 불을 붙인 뒤 석쇠 위에 살아있는 꽃게 두 마리를 올린다. 게들이 움직이자 배 위를 손가락으로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한 채 부채로 불을 키운다. 꽃게의 움직임이 점점 줄어든다.

지난 13일 최종화를 공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 2(<흑백요리사 2>)에는 랍스터, 꽃게 등을 산 채로 찜통에 넣거나 숯불 위에 올려 가열하는 장면이 포함됐다. 한국 시청자들에게는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지만, 갑각류를 산 채로 조리하는 행위는 해외 몇몇 국가에서는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척추동물이 아닌 갑각류·두족류도 고통과 괴로움을 느끼는 존재로 인정하면서 동물을 죽이기 전 의식을 잃도록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22일(현지시간) 바닷가재, 게, 새우 등 갑각류와 문어, 낙지 등 두족류를 포함한 무척추동물을 살아있는 상태에서 삶는 것을 금지하는 ‘영국 동물복지 전략’을 공개했다. 갑각류와 두족류도 지각이 있어 고통을 느낀다는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잇따라 보고되자 2021년 ‘동물 감응력 위원회(Animal Sentience Committee)’가 갑각류·두족류도 고통과 괴로움을 느낄 수 있는 존재, 즉 ‘감응력 있는 동물’로 인정했다. 영국은 2022년 동물복지법을 개정해 갑각류와 두족류를 동물복지법 대상에 포함했고, 지난해에는 산 채로 삶는 방식을 ‘용납할 수 없는 방법’으로 규정했다.

동물을 먹지 말자는 논의보다는 먹더라도 ‘불필요한 고통을 주지 말자’는 차원의 조치다. 영국에 앞서 스위스, 노르웨이, 뉴질랜드와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수도 준주 등에서도 갑각류를 산 채로 조리하는 것을 금지했다.

한국도 현행 동물보호법 제10조에서 “누구든지 동물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 ‘동물’에는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신경체계가 발달한 척추동물”만을 포함한다. 어류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관계 중앙행정기관장과의 협의를 거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만 포함하고, 갑각류·두족류 등 무척추동물은 보호 대상에서 빠져 있다.


박진화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연구원은 “척추동물이 고통을 느낀다는 것은 예전부터 입증됐지만 갑각류·두족류 등 무척추동물이 고통을 느낀다는 연구가 최근에 활발히 보고됐다. 그러면서 갑각류도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고통을 가하면 감각한다는 점이 해외 곳곳에서 인정받고 있다”며 “나라마다 의식을 잃게 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동물을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도살해야 한다’고 규정하는 것은 공통적”이라고 설명했다.

스위스는 구체적으로 갑각류를 전기로 기절시킨 후 도살시키는 방법만을 허용하고 있으며, 갑각류를 얼음이나 얼음물에 넣어 운송하는 행위도 금지한다.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는 ‘도살 전에 동물이 의식을 잃은 상태여야 한다’고 포괄적으로 규정하는 등 국가마다 도살 관련 지침은 다르다. 영국은 대체 도살 방식이 포함된 지침을 향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도 법의 보호를 받는 동물과 보호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는 단서가 붙긴 했지만 2008년 동물보호법 보호 대상에 파충류·양서류·어류가 포함됐다.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개 식용 종식법)’이 시행되면서 내년 2월부터는 사육과 판매 등 개 식용과 관련한 모든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겨울 대표 축제로 불리는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는 대표 프로그램인 산천어를 맨손으로 잡아 물 밖으로 던지는 ‘맨손잡기 체험’이 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준다며 비판받고 있다.


<흑백요리사2>는 글로벌 톱10 비영어권 쇼에서 공개 이후 3주 연속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흥행 중이다. 방영 이후 X(구 트위터) 등 SNS에서 일부 네티즌은 “<흑백> 보는 내내 요리사들 갑각류를 산 채로 굽고 찌는 거 너무 보기 안 좋다” “<흑백요리사>에 꽃게를 그냥 산채로 숯불에 굽는 장면 나오는 거 너무한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올렸다.

꽃게. 경향신문 자료사진

꽃게. 경향신문 자료사진



☞ 랍스터를 산 채로 삶는 자, 유죄
https://www.khan.co.kr/article/201802160600001



☞ 밟히고 터지고…산천어 학대가 축제? “학살은 추억이 될 수 없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071622001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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