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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K-관광 발목 잡는 바가지 상혼

서울경제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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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 여론독자부 차장


서울 종로구에 있는 광장시장은 넷플릭스 등을 통해 세계에 소개되면서 한국 전통시장의 상징처럼 자리 잡았다. 그런데 광장시장의 바가지 가격과 서비스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튜브 등에서는 아직도 이와 관련된 증언들이 올라오고 있다.

논란은 한국 관광의 신뢰 문제로 번진다. 이는 광장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을 상대로 한 바가지 논란은 관광지 상권 곳곳에서 되풀이된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택시 서비스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 명동에서 홍대까지 과도한 택시요금을 지불했다는 사례가 해외에 소개돼 공분을 산 적도 있다. 서울시는 바가지·불친절·비위생 등 외국인 관광객 불편을 QR로 신고받는 방식까지 도입하며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바가지 논란이 도시 이미지 훼손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지방정부도 인정한 셈이다.

이쯤 되면 문제의 본질은 분명해진다. 일부 상인의 일탈이라며 넘어갈 단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관광산업은 ‘재방문’으로 이어져야 하는 산업인데 바가지는 단 한 번의 체험으로 재방문 가능성을 끊어낸다. 더 뼈아픈 지점은 따로 있다. 광장시장은 외국인에게 한국에 가면 꼭 들러야 하는 곳으로 꼽힌다. 해외 관광객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은 만큼 단순한 전통시장이라기보다 관광 인프라에 가깝다. 그럼에도 운영 방식은 여전히 재래식이고 가격·위생·응대 기준은 상인마다 제각각이다.

광장시장 상인들도 억울함이 있을 것이다. 시장은 원래 흥정과 정이 공존했고 관광객이 몰리면 임대료와 재료비 부담도 커진다. 단가가 오르는 구조 속에서 ‘관광지 가격’이 생겨나는 것도 현실이다. 그렇다면 더더욱 시스템이 필요하다. 가격을 올리는 것과 속여 파는 것은 다르다. 외국인에게만 더 받고 표정과 언행으로 압박을 주면서 최소한의 위생조차 지키지 않는다면 곤란하다.

이제는 상인들의 자율 개선만 기대할 단계가 아니다. 권고와 계도로 해결될 일이었으면 논란도 진작 끝났을 것이다. 관광객 대상 상권은 친절한 상인의 미담보다 규격화된 신뢰가 우선이다. 메뉴판 가격 표시 의무화, 중량·인분 기준 통일, 영수증 발급, 외국어 안내, 카드·간편결제 확대는 기본이다.

‘한국은 관광으로 먹고살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관광 하나로 경제가 굴러가지는 않지만 많은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국가 이미지와 도시에 대한 신뢰, 그리고 결국 수출산업에까지 이어질 수 있는 ‘K브랜드 가치’가 대표적이다.


관광지는 친절해야 하고 투명해야 하며 안전해야 한다. 세계인을 향해 K콘텐츠가 열어젖힌 문을 관광지의 바가지 상혼이 닫아버리는 순간 그 대가는 시장 상인만 치르는 게 아니라 국가 전체의 이미지와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김정욱 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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