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와 신천지 등 특정 종교단체가 정치권에 영향을 끼쳤다는 내용의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경찰 합동수사본부 김태훈 본부장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
‘통일교·신천지 정교유착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경찰 합동수사본부(합수본)가 통일교 수사부터 본격적으로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통일교와 신천지 중 이미 진척된 사건부터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합수본은 조만간 신천지의 ‘10만명 당원 가입’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착수할 방침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본은 지난 12일과 15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뇌물공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접견 조사했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해 8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한 민중기 특별검사팀 면담에서 여야 정치인 5명에게 접촉해 금품을 제공했다고 진술했다. 명단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포함됐다.
합수본은 윤 전 본부장을 조사하면서 ‘금품 제공’ 진술의 신빙성을 다시 따져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본부장은 특검에서 진술한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자 지난달 법정에서 “그렇게 진술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이후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다시 금품을 건넸다는 취지로 입장을 선회했다.
합수본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뒷받침할 증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합수본은 지난 13일 경기 가평군에 있는 통일교의 근거지 천정궁을 압수수색해 회계자료, 출입기록, 관련자들의 PC와 휴대전화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A씨도 소환 조사했다. 특검 수사를 통해 김 여사가 받은 각종 명품이 발견된 것처럼, 합수본 수사과정에서 윤 전 본부장이 전 의원에게 건넸다고 진술한 ‘불가리’ ‘까르티에’ 시계 등 현물이 확인될 가능성도 있다.
통일교의 이른바 ‘쪼개기 후원’ 의혹도 합수본 수사대상이다. 앞서 경찰 국가수사본부는 한 총재와 전 비서실장 정원주씨 윤 전 본부장, 송광석 전 천주평화연합(UPF·통일교 산하단체) 회장을 검찰에 송치했다. 여야 국회의원 11명에게 1300만원을 ‘쪼개기 후원’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지난달 31일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송 전 회장만을 기소하고 나머지 이들에 대해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합수본 출범으로 보완수사도 합수본이 하게 됐다.
신천지 관련 의혹은 합수본이 백지상태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의혹의 핵심은 신천지가 2021년 10월 신도 약 10만여명을 국민의힘 책임 당원으로 가입시켜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를 지지했다는 것이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난해 7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2022년 8월께 신천지 교주 이만희씨를 경북 청도 별장에서 만나 (관련 얘기를) 들었다”며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코로나 사태 때 신천지 압수수색을 두 번이나 청구하지 못하게 막아줘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고 했다”고 주장하면서 알려졌다.
합수본은 조만간 제기된 의혹을 정리한 뒤 관련자들을 조사할 방침이다. 의혹을 제기한 홍 전 시장을 시작으로 이씨 등 신천지 고위 관계자의 조사도 할 것으로 보인다. 신천지는 앞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데, 이 역시 수사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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