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L 제공 |
“이곳에서 가슴 벅찬 추억 하나 없는 농구인이 있을까요(웃음)?”
남자프로농구(KBL)를 대표하는 별들이 18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 모였다. 24명의 올스타가 총출동해 자웅을 겨룬 가운데 이곳에서 열리는 마지막 프로농구 올스타전이라는 점에서 깊은 의미를 더했다.
잠실 실내체육관서 올스타전이 열린 건 지난 2015~2016시즌 이후 10년 만이다. 오는 3월부터 종합운동장 재개발로 인한 철거를 앞두고 있다.
잠실 실내체육관은 1979년 개장 이후 줄곧 대한민국 실내스포츠의 ‘산실’로 평가받았다. KBL 사무국 역시 이날 올스타전에 발맞춰 ‘굿바이 잠실’ 콘셉트로 시작과 끝을 준비했다. 역대 명장면을 코트 매핑으로 연출한 오프닝쇼는 물론, 엔딩 특별영상까지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예를 갖춰 작별을 고하겠다는 것. 실내 사진전 등 팬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더해졌다.
사진=KBL 제공 |
KBL 관계자는 “농구인 중에서 잠실과 인연, 추억 없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역 최고령 선수이자 백전노장인 함지훈(현대모비스)에게도 그랬다. 올스타전에 참석한 그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많다. 내 생애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2009~2010)도 여기서 나왔다”며 “새 시작을 앞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농구팬들과 더 재미있는 장면을 만들 시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대표 슈터 유기상과 양준석(이상 LG)도 거들었다. 유기상은 “잠실에서 열리는 마지막 올스타전에 팬들 덕분에 초대받은 것 자체가 큰 영광”이라면서 “잠실 학생체육관까지 포함해 초등학교 때부터 두 곳에서 쌓은 추억이 많아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이어 “특유의 포근한 분위기가 있다”고 운을 뗀 양준석은 “형들이 들려준 이곳에서의 ‘그땐 그랬지’ 이야기로 웃음꽃이 피었던 기억도 많다”고 덧붙였다.
사진=KBL 제공 |
올 시즌을 끝으로 군입대를 준비 중인 빅맨 이원석(삼성)은 “홈 경기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축제라서 올스타로 꼭 뽑히고 싶었다”며 “철거까지 두 달가량 남았다고 하더라. 후반기가 곧 시작되는 만큼 정규리그 마지막까지 홈 팬들과 귀중한 시간을 만들고 싶다. 훗날 제대한 뒤엔 ‘새 경기장에서 뛰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고 각오를 되새겼다.
사령탑들도 새록새록 피어나는 추억에 미소 지었다. 조상현 LG 감독은 “1999~2000시즌 챔피언결정전 때 중립경기를 여기서 소화했다. 또 현대 걸리버스에 맞서 6차전서 우승을 확정했다”고 떠올렸다. 당시 챔피언결정전에서만 경기당 15.5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곧장 연세대 멤버로서의 기억까지 꺼냈다. “고려대와 맞붙었던 연고전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잠실에서 정말 치열하게 맞붙었다”고 전했다.
조 감독은 “더 좋은 시설로 바뀌는 과정 아닌가. 슬프게만 볼 일은 아닌 것 같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유도훈 정관장 감독도 고개를 끄덕였다. “옛날 추억은 간직하되, 농구인들을 위해 더 좋은 체육관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역대 최다승 3위(424승)에 올라 있는 유 감독에게도 잠실은 이정표의 공간이다. 전자랜드를 이끌던 2020년 11월7일 삼성전서 통산 300승을 달성한 게 대표적이다. 선수 시절의 우승 순간도 함께했다. 현대 다이냇 유니폼을 입고 치른 1997~1998시즌 챔피언결정전서 기아 엔터프라이즈를 상대로 7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4승3패로 첫 우승을 맛봤다.
유 감독은 당시 팀 동료였던 이상민 KCC 감독의 손을 붙잡고 웃은 뒤 “그때 잠실에서 상대로 마주했던 허재 형이 정말 매서웠다”고 회상했다.
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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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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