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한겨레 언론사 이미지

트럼프식 ‘유엔’ 만드나…평화위 돈줄 쥐고 “헌금해, 10억달러씩”

한겨레
원문보기
14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 재건을 감독할 ‘평화위원회’의 역할을 확대해 유엔을 대체할 국제기구로 만들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위 위원직을 유지하길 원하는 국가들에는 10억달러를 요구하며 국제기구마저 돈벌이로 삼는 행태를 보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17일(현지시각) 미국 트럼프 정부가 새로 창설되는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평화위) 위원 자리를 유지하길 원하는 국가들에 최소 10억달러(1조5천억원)를 납부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평화위 헌장 초안에선 “헌장 발효 첫해 안에 10억달러 이상의 헌금을 납부한 회원국은 3년 임기 제한에서 제외된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 프랑스, 독일, 호주, 캐나다, 아르헨티나, 이집트, 튀르키예, 이스라엘 지도자들에 가입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19일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서 세부적인 평화위 구성을 발표하고 첫 회의가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평화위 초대 의장직을 맡을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강력한 권한을 부여했다. 의장은 평화위 회원국으로 초청할 국가를 직접 결정할 권한을 갖는다. 의결은 회원국 과반이 찬성해야 하나, 의장은 모든 결정을 승인할 수 있어 의장의 동의 없이는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는다. 회원국들의 임기는 3년이나, 의장이 재승인하면 연임할 수 있다. 의장은 제명권과 후임 의장 지명권도 갖는다.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대체하거나 경쟁할 새로운 국제기구를 만든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헌장엔 “분쟁 지역에서 안정을 촉진하고, 합법적 통치를 회복하며, 지속 가능한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국제기구”라고 명시한 대목 때문이다. 평화위는 애초 가자지구 종전과 재건을 맡을 기구로 알려졌으나, 구체화하는 단계에서 영역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당국자는 “장차 평화위가 가자지구를 넘어서는 사안을 다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은 “트럼프가 자금을 직접 관리하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 대부분 참가의향국가들에겐 용납하기 어려운 조건”이라며 “여러 나라가 강력히 반대하며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유엔 산하 31개 기구와 유엔 소속이 아닌 35개 국제기구에서 탈퇴한다는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유엔에 부정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은 16일 평화위 산하의 ‘가자지구집행위원회’(Gaza Executive Board·가자집행위) 구성을 발표했다. 가자집행위는 팔레스타인 인사로 구성된 ‘가자지구국가행정위원회’(NCAG)를 감독하는 기구다.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전 유엔 중동 특사가 대표를 맡고,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하산 라샤드 이집트 정보국장, 림 하시미 아랍에미리트 국무장관 등 11명이 집행위 위원을 맡는다. 마크 로완 미국 자산운용사 아폴로 최고경영자와 아키르 가바이 이스라엘 출신 부동산 사업가 등 경제계 인사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례적으로 이스라엘은 이런 미국의 가자집행위의 구성을 비판하고 나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7일 “평화위 산하 가자집행위 구성 발표는 이스라엘과 조율되지 않았고, 이스라엘의 정책에 반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사안에 관해 외무장관에게 미 국무장관을 접촉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이 강력한 동맹인 미국의 정책을 비판하는 일은 드물다.



이스라엘이 반대하는 이유를 명확히 밝히 않은 가운데 이스라엘과 대립하는 튀르키예와 카타르 정부 인사들이 참여한 것에 이스라엘 정계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가자집행위엔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카타르 고위 외교관인 알리 타와디가 포함되어 있다. 야당의 나프탈리 베넷 전 이스라엘 총리는 “카타르와 튀르키예를 가자지구에 데리고 들어오는 것은 2023년 침입을 저지른 하마스에 대한 상이고, 이스라엘 안보엔 위협”이라며 “혼돈의 네타냐후 정부는 이스라엘의 주권을 포기했다”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겨울밤 밝히는 민주주의 불빛 ▶스토리 보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임성근 음주운전 논란
    임성근 음주운전 논란
  2. 2윤민수 이혼 후 근황
    윤민수 이혼 후 근황
  3. 3트럼프 그린란드 관세
    트럼프 그린란드 관세
  4. 4강선우 공천헌금 의혹
    강선우 공천헌금 의혹
  5. 5김준수 뮤지컬 수익
    김준수 뮤지컬 수익

한겨레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