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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정은 “북미 대화 필요성 분명…이가 아픈데 안과 가나”

조선일보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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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방북 특사단 면담 발언
與 윤건영 회고록 ‘판문점 프로젝트’
대북특사단이 2018년 3월 5일 북한 노동당 본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에서 세번째)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왼쪽부터 윤건영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수석특사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정은,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대북특사단이 2018년 3월 5일 북한 노동당 본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에서 세번째)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왼쪽부터 윤건영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수석특사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정은,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 측 인사를 만나 “조미(북미) 대화 필요성은 분명하다. 핵 문제 발생 근원은 역사적 뿌리부터 진단해야 대책이 명쾌해진다”며 “이가 아픈데 안과에 가면 치료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은 2018년 3월 5일 평양 노동당 본부 청사에서 방북 특사단과 면담을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전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 의원은 오는 2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회고록 ‘판문점 프로젝트’를 출간한다.

윤 의원은 “2018년 평화의 봄바람이 불던 시기 김정은 위원장이 내게 했던 발언은 분명 ‘비핵화’였다”며 “김 위원장은 우리에게 자신이 처한 상황과 비핵화에 대해 격정적으로 토로했다”고 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보면 김 위원장은 비핵화 의지가 약했거나 없었다고 봐야 되겠지만, 당시에는 분명하게 있었고 확실했다는 것이 내 판단”이라고 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김정은은 당시 방북 특사단과 만찬에서 “내 자식에게는 핵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했다. 김정은은 만찬 전 면담에서 “4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에 대해 문제시하지 않겠다. 이제 문재인 대통령 머리 아프게 하지 않겠다”며 “김영철 부장과 어젯밤 늦게까지도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요구해볼 것을 검토했다. 깊이 고민했다. 더 이상 한미연합훈련은 논하지 말자”고 했다.

김정은은 “추가적인 핵실험 및 발사도 하지 않을 것이다. 핵무기는 물론이고 전방에 배치된 장사정포와 같은 상용 무력도 결코 동족에 대해 사용할 생각이 없다”며 “김일성 주석의 유훈인 조선반도 비핵화 원칙 달라진 것 없다. 군사적 위협이 제거되고, 정전 체제에서 안전이 조성된다면 우리가 핵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윤 의원은 “충격적이었다. 우리는 김 위원장 이야기를 들으며 서로의 얼굴을 몇 번이나 쳐다봤다”며 “김 위원장은 거침이 없었다. 사전에 단단히 준비한 듯했다”고 했다.


김정은은 “남측 여론이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며 “태권도 시범단과 답례 예술단 등이 연합훈련 기간 중 평양에서 공연을 하는 것이 어떠냐”고 먼저 제안했다고 한다.

김정은은 “양 정상이 만나서 풀자”며 남북정상회담 제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화답했다고 한다. 면담이 끝나갈 무렵 김정은은 “비인간적 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다. 믿어라”라고 농담조로 말했다고 윤 의원은 전했다.

김정은은 또 방북 특사단과 만찬을 하며 “기회가 되면 KTX를 타보고 싶다”며 “우리식 표현으로 ‘눈이 뒤집어진다’는 말을 (북측 대표단에게) 들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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