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국회의사당. 집권여당인 자민당이 중의원 의원 정수 10% 삭감과 식료품 소비세율 0%(제로) 검토를 내세우며 차기 총선 공약 조정에 착수했다./사진=최영재 도쿄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최영재 도쿄 특파원 = 자민당이 중의원 의원 정수 10% 삭감과 식료품 소비세율 0%(제로) 검토를 내세우며 차기 총선 공약 조정에 착수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연립 파트너인 일본유신회)와의 합의를 바탕으로 식료품 소비세 한시적 면세를 본격 검토하면서, 총선에서 '정치 개혁'과 '적극 재정'을 전면에 내세울 방침이다.
◇중의원 정원 10% 감축 명시
자민당은 17일, 차기 중의원 선거 공약에 현행 중의원 정수 465석의 10% 감축을 명기하는 방향으로 조정 중이라고 당 관계자가 전했다. 자민당과 유신은 지난해 임시국회에 공동 제출한 국회법 개정안에서 "중의원 정수를 420명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현행의 1할 감축을 목표로 한다"고 규정했다. 법안에는 1년 이내에 구체적인 정수 조정안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소선거구 25석·비례대표 20석을 자동으로 줄이는 '자동 삭감' 조항도 포함돼 있어, 내년까지 논의가 진전되지 않을 경우 대폭 감축이 확정된다.
◇연립합의 이행…식료품 소비세 면제 검토
양당의 연립정권 합의 문서에는 식료품 소비세 감면도 명시돼 있다. 2025년 10월 체결된 자민–유신 연립 합의에는 "음식료품에 대해서는 2년간에 한해 소비세의 대상으로 하지 않는 것도 시야에 두고 법제화를 검토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자민당이 이번 선거 공약에 '식료품 소비세 제로 검토'를 넣기로 한 것은 이 합의를 구체적 입법으로 연결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카이치 총리, 총선 공약화 주도
다카이치 총리는 식료품 소비세율을 한시적으로 0%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내에서는 23일 소집되는 정기국회 초반 중의원 해산과 총선 이후 관련 법안을 처리해, 이르면 2026년도 안에 시행을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19일 저녁 기자회견을 열어 해산 이유를 설명하고, '책임 있는 적극 재정' 등을 전면에 내세워 정책 전환의 필요성을 유권자에게 직접 호소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유신회 후지타 후미야 공동대표. 후지타 후미야 공동대표는 자신의 SNS에서 "이번 총선은 연립 합의서에서 내세운 정책 전환의 시비를 묻는 선거"라며, 연립 합의서에 담긴 정책을 모두 자민당의 매니페스토에 반영해 줄 것을 요구했다./사진=최영재 도쿄 특파원 |
◇유신·기하라 장관, 합의 실현 압박
연립 파트너인 유신회는 중의원 선거 공약에 식료품 소비세 0%를 명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자민당도 주초에 당 내 논의를 본격화해 공약 문구를 확정할 예정이다. 유신회의 후지타 후미야 공동대표는 자신의 SNS에서 "이번 총선은 연립 합의서에서 내세운 정책 전환의 시비를 묻는 선거"라며, 연립 합의서에 담긴 정책을 모두 자민당의 매니페스토에 반영해 줄 것을 요구했다. 기하라 쇼 관방장관 역시 지방 연설에서 "자민당과 유신의 연립 합의 문서에 적힌 정책을 제대로 실현해 나가고 싶다"고 강조해, 연립 합의 이행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야권 소비세 감세 공약 맞불
야권도 소비세 문제를 총선의 핵심 쟁점으로 올릴 태세다. 입헌민주당과 공명당이 주축이 된 신당 '중도개혁연합'은 주요 공약으로 소비세 감세 방침을 제시하고 있어, 물가 대책과 소비세 인하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연립 여당인 자민–유신이 식료품 소비세 0%를 내걸면, 야권 역시 감세 규모와 대상, 재원 마련 방식을 놓고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 부담·시장 우려 속 당내 신중론
재정 건전성을 둘러싼 여권 내 이견도 변수다. 식료품 소비세율을 0%로 낮출 경우 연간 약 5조엔 안팎의 세수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시산이 나오면서, 재정에 미치는 부담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카이치 정권 출범 이후 엔화 약세와 국채 장기금리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소비세 감세가 환율과 채권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정부·여당 내부에서 나온다. 장기간 재무상을 지낸 아소 타로 자민당 부총재와, 재무상 출신인 스즈키 슌이치 간사장은 모두 재정 규율을 중시하는 인사로 알려져 있어, 이들이 식료품 소비세 제로 구상에 어느 정도까지 제동을 걸지에 따라 당내 조율의 향배가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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