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부터 백화점까지… '두쫀쿠' 인기
카다이프 품귀 '짝퉁' 논란도, 상술로 얼룩진 유행
달콤한 유혹이 남긴 건강 적신호
[파이낸셜뉴스] "유행도 유행이지만, 일단 맛있으니까 먹는 것 같아요."
직장인 김모 씨(28)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맛 그 자체에 매료되었다며 두쫀쿠를 찾는 이유를 밝혔다. 김 씨의 말처럼, 이 디저트에 열광하는 배경에는 복합적인 소비 심리가 깔려 있다. 단순히 '달콤하다'는 미각적 만족을 넘어, 바삭한 카다이프 면이 부서지는 식감이 주는 청각적 쾌감, 남들보다 먼저 최신 유행을 향유한다는 심리적 만족감이 이들을 줄 세우게 만드는 동력이다.
이러한 열기는 실제 유통 현장에서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두쫀쿠'를 찾는 2030 세대의 발길 덕분에,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 식품관과 편의점의 관련 상품은 입고와 동시에 동이 나는 실정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유행은 해를 넘겨서도 식을 줄 모르며, 편의점 3사의 디저트 매출 1위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없어서 못 파는 희소성이 소비 심리를 더욱 자극하며,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기현상까지 낳고 있다. 이는 단순한 미식 경험을 넘어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카다이프 품귀 '짝퉁' 논란도, 상술로 얼룩진 유행
달콤한 유혹이 남긴 건강 적신호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두바이' , '두쫀쿠'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두바이 관련 디저트. (출처=연합뉴스) |
'두바이 초콜릿' 열풍이 이제는 '두바이 쫀득 쿠키', 일명 '두쫀쿠'라는 변주된 형태로 진화해 청년층의 입맛과 지갑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바삭한 카다이프면과 진한 피스타치오, 두툼한 쿠키 도우가 결합된 이 디저트는 단순한 간식을 넘어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개당 가격이 국밥 한 그릇에 육박함에도 불구하고 오픈런이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바이 쿠키 열풍 뒤에 숨겨진 소비 심리, 전문가들이 경고하는 건강상의 위험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파이낸셜뉴스] "유행도 유행이지만, 일단 맛있으니까 먹는 것 같아요."
직장인 김모 씨(28)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맛 그 자체에 매료되었다며 두쫀쿠를 찾는 이유를 밝혔다. 김 씨의 말처럼, 이 디저트에 열광하는 배경에는 복합적인 소비 심리가 깔려 있다. 단순히 '달콤하다'는 미각적 만족을 넘어, 바삭한 카다이프 면이 부서지는 식감이 주는 청각적 쾌감, 남들보다 먼저 최신 유행을 향유한다는 심리적 만족감이 이들을 줄 세우게 만드는 동력이다.
편의점부터 백화점까지... '품절 대란' 중심에 선 '두쫀쿠'
이러한 열기는 실제 유통 현장에서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두쫀쿠'를 찾는 2030 세대의 발길 덕분에,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 식품관과 편의점의 관련 상품은 입고와 동시에 동이 나는 실정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유행은 해를 넘겨서도 식을 줄 모르며, 편의점 3사의 디저트 매출 1위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없어서 못 파는 희소성이 소비 심리를 더욱 자극하며,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기현상까지 낳고 있다. 이는 단순한 미식 경험을 넘어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밥보다 비싼 디저트"…그래도 팔린다
두바이 쿠키 열풍의 가장 큰 논쟁거리는 단연 가격이다. 아이 주먹만한 크기의 두바이 쿠키 가격은 개당 5,000원에서 비싸게는 9,000원 선에 형성되어 있다. 유명 백화점 팝업 스토어의 경우 1만 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현재 서울 시내 평균 점심값(약 1만 1천 원~1만 2천 원)과 비교했을 때, 디저트 하나가 식사 한 끼 가격에 육박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청년층이 지갑을 여는 이유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와 '스몰 럭셔리(Small Luxury)' 트렌드 때문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명품 가방 등 사치품을 구매하기 어려운 고물가 시대에,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최고급 미식 경험을 향유하고 이를 과시하려는 심리가 아니겠냐는 해석이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등에는 쿠키를 반으로 갈라 내부의 녹색 피스타치오 크림과 카다이프가 흘러나오는 영상을 올리는 것이 하나의 챌린지처럼 유행하고 있다.
맛보다는 '인증샷'을 위한 소비가 주를 이루며, 희소성 있는 아이템을 획득했다는 성취감이 가격 저항선을 무너뜨린다는 분석이다. 심지어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웃돈을 얹어 쿠키를 거래하는 리셀(Resell)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어, 비이성적 과열 양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두바이 쫀득쿠기(고대의료원 제공) /사진=뉴스1 |
"두쫀쿠 맞아?" 카다이프 품귀... 가짜 논란까지
시중에는 '가짜 두바이 쿠키' 논란도 일고 있다. 카다이프를 구하기 어려운 일부 업체들이 일반 소면을 튀겨서 넣거나, 튀김 부스러기를 사용하여 비슷한 식감을 낸 뒤 '두바이 스타일'이라고 표기해 판매하는 것이다. 또한, 고가의 피스타치오 100% 원물 대신 저렴한 완두콩 앙금이나 아몬드 페이스트에 색소와 향료를 섞어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소비자들은 "비싼 돈을 주고 샀는데 맛이 다르다"며 불만을 토로하지만, 명확한 레시피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스타일'이나 '풍'이라는 단어를 붙여 판매하는 것을 법적으로 제재하기는 어렵다.
카다이프 대신 소면으로 만들어 판매한 9,500원짜리 두바이쫀득쿠키 |
"신체 대사 균형 붕괴"... 전문가 경고
청년들이 열광하는 '두쫀쿠'의 이면에는 심각한 건강 우려도 나온다. 의료계는 이 디저트가 단순한 고칼로리 식품을 넘어 신체 대사 시스템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유정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지난 15일 병원 누리집을 통해 "'쿠키'라는 가벼운 이름에 속아 덥석 베어 물거나 끼니 때우듯 먹었다가는 몸에 큰 무리가 간다"며 강도 높은 주의를 당부했다.
이 교수 분석에 따르면 두쫀쿠는 '당과 지방의 폭탄'이다. 정제 설탕과 버터, 기름에 튀긴 면(카다이프)에 마시멜로까지 더해진 이 고밀도 덩어리는 신체 리듬을 망가뜨린다. 특히 '당+지방'의 복합 조합은 단일 영양소를 섭취할 때보다 뇌의 보상 중추를 훨씬 강하게 자극한다. 이는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렙틴'의 신호를 차단하여, 먹어도 계속 먹고 싶은 과식을 유도하는 악순환을 만든다.
더욱 심각한 것은 소화 흡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다. 정제된 설탕과 마시멜로는 흡수 속도가 매우 빨라 혈당을 급격히 치솟게 하는 반면, 다량 함유된 유지방과 튀김 기름은 소화 과정을 지연시킨다. 결과적으로 '고혈당 상태'가 비정상적으로 오래 유지되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에 휴식 없는 노동을 강요하고, 혈액을 끈적끈적하게 만들어 혈액 순환을 방해한다"며 "혈관 벽에 만성 염증을 일으키고 심혈관 질환 위험을 직접적으로 높이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열량 또한 충격적인 수준이다. 손바닥만 한 쿠키 1개의 열량은 400kcal에서 많게는 600kcal를 상회한다. 이는 쌀밥 한 공기(약 300kcal)의 1.5배에서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식사 후 디저트로 이를 반복 섭취할 경우 간세포에 지방이 쌓이는 지방간 위험이 증가하고, 내장 지방 축적으로 인해 대사 증후군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출처=연합뉴스) |
'초단기 트렌드'의 씁쓸한 뒷맛도
두바이 쿠키 열풍은 한국 사회의 '초단기 트렌드 소비' 주기를 여실히 드러낸다. 대만 카스테라에서 시작해 흑당 버블티, 탕후루를 거쳐 지난해 두바이 초콜릿으로 이어지던 유행의 계보는 이제 '두쫀쿠'에 이르러 그 수명이 더욱 단축되는 모양새다. 기업들은 유행이 끝나기 전에 수익을 내기 위해 유사 제품을 쏟아내고, 소비자들은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으려 숨 가쁘게 지갑을 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학생 김모 씨(24)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탕후루가 거리를 뒤덮었는데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지 않나"라며 "두바이 쿠키도 유행이라니까 줄을 서서 사 먹긴 했지만, 솔직히 몇 달 뒤면 또 다른 자극적인 디저트가 그 자리를 채우고 언제 그랬냐는 듯 잊혀질 것 같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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