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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민 되기 싫다니까!” 그린란드 주민, 항공추적앱·망원경으로 미군 오나 감시 [나우, 어스]

헤럴드경제 도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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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그린란드 야욕, 귓등으로 넘겼는데
그린란드 파병국에 내달 10%, 6월 25% 관세 으름장
베네수엘라 군사작전 “남 일 아냐” 불안감
항공 추적앱·망원경으로 미공군 동향 감시
14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미국 대사관 앞에서 그린란드 국기와 횃불을 든 시민들이 “그린란드는 그린란드인의 것”이라는 구호 아래 시위를 벌이고 있다.[AFP]

14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미국 대사관 앞에서 그린란드 국기와 횃불을 든 시민들이 “그린란드는 그린란드인의 것”이라는 구호 아래 시위를 벌이고 있다.[AFP]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의사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내달 1일부터 10%, 오는 6월 1일부터 25%의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덴마크령인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를 연일 밝혀온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카드까지 꺼내 들며 압박 수위를 높이자, 유럽 각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헤럴드DB]

[헤럴드DB]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등 8개국을 거론하며 “이 매우 위험한 게임을 벌이는 국가들은 감당할 수 없고 지속 불가능한 수준의 위험을 초래했다”며 이 같은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마가) 하겠다’는 욕심에 그냥 내뱉는 말로 생각했던 구상이 갈수록 구체화되자, 그린란드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덴마크 등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하고, 일부는 항공 추적 애플리케이션이나 망원경 등을 동원해 미 공군이 그린란드를 향하지는 않는지 감시하기도 한다. 평온했던 그린란드 주민 5만7000명의 일상은 어느새 불안에 잠식되고 있다.

지난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탄 트럼프 전용기가 그린란드 수도 누크의 공항에 도착한 모습. [AFP]

지난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탄 트럼프 전용기가 그린란드 수도 누크의 공항에 도착한 모습. [AFP]



영국 매체 가디언은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구상을 내비친 이후 달라진 현지 주민들의 삶을 조명했다. 현지 주민들은 언제 미군이 쳐들어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 비정부기구(NGO) 실라(Sila)360에서 근무하는 나장구아크 헤겔룬드(37)씨는 “지난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가볍게 여겼지만,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침공한 선례가 생긴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는 물론, 지난해 취임 직후에도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였다. 북극해쪽으로 영향을 넓히는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고, 희귀광물 등을 확보하기 위해서 미국에 그린란드가 필요하다는 논리에서였다.


트럼프 취임 직후 JD밴스 미 부통령이 소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그린란드를 방문하기도 했고, 트럼프의 장·차남도 그린란드를 시찰했다. 당시 덴마크도 불쾌감을 표명했고 현지에서도 ‘그린란드는 그린란드의 것’이라는 반발이 있긴 했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하는 이들은 적었다. 오히려 미국이 그린란드에 관심을 보이자, 덴마크 정부가 과거 그린란드 원주민 여성들에게 강제로 시행했던 불임시술 등 반(反) 인권적인 정책에 사과하고 보상금도 지급하는 등 ‘과거사 바로잡기’의 효과도 있었다.

상황이 반전된 것은 이달 초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공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다음부터다. 비슷한 시기 트럼프가 재차 던진 그린란드 병합 구상이 군사작전 등으로 실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그린란드는 불안에 떨기 시작했다. 미국은 외교적 담판을 첫 순서로 세우고 14일(현지시간)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나서 비비안 모츠펠트 그린란드 외무장관,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덴마크·그린란드와 미국 사이의 “근본적인 이견”을 확인했지만, 이후에도 회담을 지속하기 위해 실무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14일(현지시간)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의 한 주민이 국기가 게양된 발코니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AP]

14일(현지시간)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의 한 주민이 국기가 게양된 발코니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AP]



가디언은 그린란드 주민들이 미국의 침공 시 대피 계획을 세우거나 덴마크로의 피난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주민들은 항공 추적 앱으로 미군기의 동선을 감시하며 불안에 떨고 있다. 헤겔룬드 씨는 “누크 인구는 2만 명에 불과하다. 미군이 상륙한다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과거 덴마크의 강제 정책에 의해 피임시술을 당했던 헤드비그 프레데릭센(65·여)씨는 직접 망원경으로 항구와 하늘을 감시한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그린란드의 피투픽 미군기지에서 이륙한 수송기를 보고 미군의 침공이 시작된 줄 알고 공포에 떨기도 했다. 프레데릭센씨의 딸 아비이자 폰타인(40·여)씨는 “트럼프는 침공 위협 대신 기지를 건설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우리는 폭력적인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미국)의 폭력을 이곳으로 가져올까 두렵다”고 전했다. 미국 시민이 되고 싶지 않다는게 현지 주민들의 바람이다.

[헤럴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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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그린란드 야욕은 그린란드 주민들을 분열시키는 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그린란드가 거래 대상으로 취급받는 것에 모멸감을 토로하면서도, 그린란드 주민들은 덴마크인이 아닌 ‘이누이트(Inuk)’라는 점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다. 미국의 위협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덴마크에 의존하는 것도 싫다는 것이다. 아비아자 코르넬리우센(19)씨는 “트럼프의 위협이 사회를 분열시키고 있다”고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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