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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강사 주당 강의 15시간 미만…연차수당 안 주는데 문제 없나요 [슬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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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지도 등 부수 업무 포함해 1.7배로 산정
“초단시간 근로자 아냐…퇴직금 등 받아야”
#대학 부속기관에서 외국인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강사로 일하는 A씨는 지난해 말까지 못 쓴 미사용 연차수당을 받지 못했다. 대학교 측에서 주당 13시간 강의를 해 ‘초단기 근로자’로 분류한 탓이다. A씨는 억울했다. 수업 시간이 13시간일 뿐이지 수업 준비와 시험 출제, 과제 점검 등을 합하면 주당 근로시간이 20시간도 넘어가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시간이 주 15시간 미만 또는 월 60시간 미만인 근로자는 초단시간 근로자로 분류돼 각종 수당에서 배제된다. 초단시간 근로자는 유급휴일에 따른 수당, 미사용 연차에 대한 수당, 퇴직금 지급 등에 해당 사항이 없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법원은 A씨처럼 하루에 2∼3시간씩 강의하는 대학교 시간강사도 일반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유급·연차수당, 퇴직금 등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주된 업무는 수업이지만, 학사 업무처리 및 학생지도 등 부수적인 업무 시간도 주당 근로시간에 반영돼야 한다는 취지다.

전주지방법원은 전북의 한 사립대학교에서 퇴직한 시간강사 14명이 대학을 상대로 낸 미지급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당시 대학 측은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주당 강의 시수가 모두 15시간 미만이라는 점을 들어 수당 미지급이 합당하다고 했다. 반면 강사들은 추가 업무시간이 강의시간 1시간당 0.7시간(70%) 정도라고 주장했다. 학생 상담, 교재집필, 미니워크숍, 시험 대비, 진학, 각종 행사 준비 등 시간이 더 든다는 것이다.

법원은 원고들의 손을 들어주며 주당 근로시간을 강의 시수의 1.7배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대학 강의의 특성상 수업 외 업무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강의시간의 정함이 곧 소정근로시간을 정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근로계약에 의하더라도 원고들의 업무에는 ‘학사업무처리 및 학생지도’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수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을 70% 수준으로 파악하는 것은 경험칙상으로도 합당하다고 판결했다.

서진두 홍익노무법인 공인노무사는 한국노동연구원 월간 노동리뷰에서 “강사들의 부수 업무 수행 시간이 얼마인지 등에 대해 판단해 유사 사안에서 참고할 중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판결에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의문은 여전히 있다고도 짚었다. 일례로 근로계약서에 강의 시수와 부수 업무 시간의 합을 소정근로시간으로 명시한 경우다. 주당 9시간 학생들은 가르치고, 부수 업무 시간은 강의시간의 50%를 정하면 이때 소정근로시간은 13.5시간이 된다. 부수 업무 시간을 인정받아도 초단시간 근로자가 되는 셈이다.


서 노무사는 이때 강의 시수의 50%로 정한 부수 업무 시간에 대해 법원이 실제와 달리 현저히 적다고 판단하면 근로기준법을 어겼다고 볼 수도 있다고 봤다. 그러나 부수 업무 시간 합의는 당사자 간 의사 합치여서 즉시 무효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결국 강사의 소정근로시간은 통상적인 실제 업무 시간의 획정 문제와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합의 여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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