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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호 ‘타이거파’ 건재한 감사원…쇄신은 한계, 내부 화합은 멀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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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호 감사위원(가운데)이 2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김호철 신임 감사원장(오른쪽) 취임식에서 인사를 마친 뒤 돌아서고 있다. 연합뉴스

유병호 감사위원(가운데)이 2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김호철 신임 감사원장(오른쪽) 취임식에서 인사를 마친 뒤 돌아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취임한 김호철 감사원장은 “청산형 화합”을 강조하고 있다. 유병호 전 사무총장(현 감사위원) 체제에서 파벌 정치로 찢긴 감사원의 과거를 청산하고 분열됐던 내부를 통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정부 시절 정치·표적감사에 앞장서고, 그로 인해 인사 혜택을 본 이들에 대한 인적쇄신은 미진하다는 평가가 여전히 나온다.



18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김호철 원장은 지난 7일 감사원 직원들을 상대로 신년 특강을 하면서 “청산형 화합을 하겠다. 과거에 대한 청산 없이 화합을 하겠다는 것도 허구고, 화합하지 않고 청산만 하겠다는 것도 폭력이다”라고 말했다. 또 “파벌은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해소하는 것”이라며 감사원 내 파벌 정치에 대해 단호한 대처 의지를 드러냈다.





“쇄신” 외친 감사원…관저 이전 “봐주기 감사 아니었다”







감사원이 쇄신 노력이 김 원장 취임 뒤에 시작된 건 아니다. 지난해 9월 정상우 신임 사무총장이 취임한 뒤 감사원은 ‘운영 쇄신 티에프(TF)’를 만들었다. 티에프는 유병호 위원과 최재해 전 감사원장 등 7명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와 북한 지피(GP·감시초소) 불능화 부실검증 관련 감사에 대한 군사기밀 누설 혐의로 고발하는 등 위법·부당 행위를 확인했다. 유 위원은 감찰·인사권 남용으로도 추가 고발됐다. 감사관 ㄱ씨는 “새 원장 취임 전 문제를 한번 짚고 감으로써 조직의 새 출발 부담을 덜어준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티에프의 한계는 뚜렷했다. 감사관 ㄴ씨는 “티에프는 유 위원의 사무총장 시절 전횡을 밝혀야 하는데, 구성원 중에 ‘타이거파’이거나 거기에 가까운 감사관들이 꽤 섞여 있었다. 이들이 제대로 조사를 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유 위원이나 김영신 감사위원 등은 그들대로 티에프 활동에 반발해 조사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대신 감사원 내부 게시판과 언론을 통해 티에프 조사 결과에 반박자료를 냈다.



티에프가 점검했던 통계감사(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의 경우, 통계 조작 사건 재판에서 감사원이 강압 감사를 했던 정황들이 나오고 있지만, 티에프는 “일부 대상자들이 면담을 거부했다”는 등의 이유로 당시 감사관들의 책임을 묻지 못했다. 티에프는 윤석열 대통령실의 관저 이전 과정을 감사했던 담당 부서가 정권 봐주기식 감사를 한 건 아닌지도 살폈지만, “봐주기 감사는 아니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지난 2024년 9월, 2년여만에 관저 이전 감사 결과를 내놨지만 관저 이전의 불법성과 김건희 여사의 개입 여부 등은 밝혀내지 못해 봐주기 감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담당 감사관들은 김건희 특검팀의 수사 대상이 됐다.



감사원 전경.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감사원 전경.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유병호 사단 휘두른 인사·감찰권 남용 책임은 누가?





감사원의 인적 쇄신 의지에 대한 불신도 여전하다. 유 위원이 인사·감찰과를 앞세워 파벌 줄 세우기를 하고, 자신에 반대하는 감사관들은 과잉 감찰과 중징계 등으로 불이익을 준다는 비판은 꾸준히 나왔다. 그러나 당시 감찰 및 인사 조처를 취한 감찰관과 인사 부서 직원도 티에프에 소속돼 있었기 때문에, 조사의 공정성에 우려가 컸다.



직원들이 티에프에 보낸 익명 의견 90건 중 60%인 55건이 인사·감찰 운영에 관한 것이었지만, 티에프가 문제 사례로 공개한 건 6건에 불과했다. 유 위원 외에 티에프가 책임을 물은 감찰·인사 담당 직원은 없었다. 감사관 ㄷ씨는 “이 문제로 유 위원만 (직권남용으로) 고발했을 뿐, 당시 유 위원 아래에서 직원들을 강압적으로 감찰하고 부당하게 징계안을 올린 것으로 의심받는 인사·감찰과장에 대해선 티에프 조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때 유 위원이 대통령실 청탁을 받고 감사를 무마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해임된 이아무개 감사관에 대해선 여전히 구제조치가 나오지 않고 있다. 2023년 경기 의정부시 미군기지 반환 부지 개발 감사를 맡았던 이 감사관은 의정부시가 미군 반환 부지를 민간 아파트 부지로 전환해 민간에 헐값에 매각하고, 공익환원금 423억원도 부당면제해 준 사실을 파악해 수사요청 의견을 올렸다.



하지만 이 사건은 감사위원회의에서 공무원 2명에게 단순주의 요구를 주는 데 그쳤다. 대신 감사원은 이 감사관이 의정부시를 상대로 강압 감사를 했다며 두 차례 감찰을 벌여 해임이란 중징계를 내렸다. 당시 이 감사관의 수사요청 의견을 묵살한 담당 국장은 최근 고위직으로 승진했다고 한다.



당시 감사원 조치 내용을 다시 들여다본 티에프는 이 감사관을 감찰했던 감찰부서가 교차 검증 없이 피감사자들 진술만을 토대로 강압 감사 결론을 내리고 이를 징계 사유로 적었다는 부분만 문제 삼았다. 이 감사관 징계 자체엔 문제가 없다고 본 것이다. 이 감사관은 해임 결정에 불복해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한 상태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진상규명, 신상필벌 바랐는데….” 내부 화합 먼 길





감사자료 유출 혐의로 감사원 감찰과 검찰 수사를 받고 지난 2024년 말 해임된 전희정 전 감사관도 티에프에 진정을 냈지만 티에프는 징계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전 전 감사관은 최재해 전 감사원장이 ‘불문’을 지시한 스카이72 사건 감사 자료 유출자로 지목돼 감찰팀이 수사 의뢰를 했지만 검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했다. 그럼에도 감사원은 전 전 감사관이 무단으로 자료를 유출한 것이 맞다며 2차 감찰을 벌이고, 새 징계사유를 모아 전 전 감사관을 해임했다.



전 전 감사관은 “감찰 과정에서 당사자 동의 없는 포렌식이 이뤄지는 등 절차 문제도 많았다. 감찰관실의 권한 남용과 절차 위반 문제라도 티에프가 바로잡아주길 원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감사원 관계자는 “유출 건 외에도 전 전 감사관의 비위 사항이 많아 중징계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감사관 ㄹ씨는 “최근 타이거파 감사관 일부는 ‘5년 뒤 (정권이 바뀌면) 보자’는 이야길 한다고 들었다”며 “유 전 총장에게 적극적으로 부역해 부당 감사를 했거나 직원들을 감찰했던 이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 진상을 규명하고, 신상필벌이 되길 바랐는데, 이런 식으로 넘어간다면 조직에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윤석열 정부 당시 인사·감찰권 남용 관련자에 대한 책임규명 등을 위해 티에프 참여 직원들을 감찰관실에 배치했다”며 추가적인 대응 의지를 밝혔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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