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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는 OK, 된장은 NO? 美 정부의 발효식품 PICK [식탐]

헤럴드경제 육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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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새 지침에 김치·사우어크라우트·케피어·미소
된장보다 인지도 높아 …“韓 발효식품 더 알려야“
한국의 된장(왼쪽)과 일본 미소 [123RF]

한국의 된장(왼쪽)과 일본 미소 [123RF]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왜 한국의 된장이 아니고 일본의 미소일까.

미국 보건복지부(HHS)와 농무부(USDA)가 최근 발표한 ‘미국인을 위한 식이 지침(2025∼2030)’에는 특정 발효식품이 명시됐다. 김치를 비롯해 사우어크라우트와(Sauerkraut), 케피어(Kefir), 그리고 미소(miso)가 주인공이다. 김치의 선정은 환영하지만, 우리나라의 또 다른 발효식품인 된장 대신 일본의 미소가 꼽힌 것은 아쉽다. 된장보다 높은 현지 인지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예측된다.

미 보건복지부는 ‘장(臟) 건강’ 항목에서 이 같은 발효식품을 적극 권장했다.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군집의 총칭)의 다양성을 유지하도록 돕는다는 이유다. 유익 미생물의 비중과 개체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이 소화기관과 뇌, 면역, 대사 기능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들이 뒷받침됐다.

목록에는 김치가 명시돼 높아진 위상을 입증했다. 한식진흥원 관계자는 “장 건강과 식품의 질을 중시하는 최근 영양 정책의 방향성과 김치 특성이 맞물리면서, 김치의 기능성 식품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됐다”라며 “김치가 이국 음식의 범주를 넘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건강식품으로 재인식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치와 함께 언급된 사우어크라우트는 독일에서 김치처럼 많이 먹는 음식이다. 양배추를 발효시켜 만든다.

발효유로는 요거트 대신 케피어가 이름을 올렸다. 요거트보다 프로바이오틱스가 더 많다. 전통적으로 동유럽과 코카서스 지역에서 소비됐지만, 최근 서구권에서 ‘면역력 강화 발효유’로 떠올랐다.


미 정부 식단 지침에 명시된 김치와 미소 [미 농무부 누리집 캡처]

미 정부 식단 지침에 명시된 김치와 미소 [미 농무부 누리집 캡처]



마지막으로 일본식 된장인 미소도 명시됐지만, 한국 된장보다 발효성분이 뛰어나서는 아니다.

된장과 미소는 제조 방식이 달라 영양성분이나 기능성에서 차이가 있다. 일본의 미소는 콩뿐 아니라 쌀과 보리도 들어간다. 특히 사람이 특정 균을 배양해 넣는 ‘관리형 발효’가 특징이다. 맛이 부드럽다.

우리나라 된장은 곡물이나 특정 균을 넣지 않고 ‘콩’만을 ‘자연적으로’ 발효한다. 숙성시간은 보다 길다. 강한 감칠맛과 구수한 향이 난다.


한식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지침에서 미소가 언급된 배경은 영양학적 성분보다 정책적 판단, 과학적 근거의 축적 정도, 시장 내 인지도와 표준화 수준 등의 요인이 작용했다고 보인다”라며 “미국 전역에 널리 생산·유통되는 발효식품을 예시로 제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매체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건강 매체인 프리벤션을 포함해 여러 언론이 발효식품으로 김치와 미소 등을 추천하고 있다. 최근엔 한식이 많이 알려졌으나, 김치와 고추장 외에 다른 전통 발효식품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이와 달리 일식은 서구권에서 오래전부터 알려졌다. 한국의 된장과 두부는 잘 몰라도, 일본의 미소(miso)와 토푸(tofu)를 아는 경우가 흔하다. 시장에서도 미소 단어가 더 많이 노출되며 상품 판매나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김치가 명시된 것도 미국 내 인식이 예전보다 높아진 영향이 크다. 세계김치연구소 등에서 입증한 김치의 과학적 연구 결과가 널리 알려지고, 미국 12개 주에 ‘김치의 날’이 제정되는 등 다양한 노력이 이뤄낸 결과다.

이번 미국 정부의 지침은 단순한 식단 가이드가 아니다. 막대한 파급력을 가진다. 개정안이 발표되면 학교와 군·병원·복지 시설 등 각종 공공 식단의 기준이 된다. 미국 유통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한 번 이름을 올리면 관련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식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우리가 앞으로 수행해야 할 역할과 과제를 명확히 시사한다”라며 “우리 발효식품이 글로벌 건강식품으로 자리 잡게 하려면 과학적 근거를 국제 정책 수준으로 체계화하고, 표준화·현지화 전략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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