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나라가 공적 재원으로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보증금이 처음으로 감소했다.
1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HUG의 전세금 반환보증 대위변제 금액이 2024년(3조9948억원)보다 55.1% 감소한 1조7935억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 HUG에서 처음으로 전세금 대위변제가 발생한 이래 연도별 기준으로 대위변제액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가 최초다.
2013년 시작된 전세금 반환보증 제도는 현재 공공 보증기관인 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 민간 보증기관인 SGI서울보증에서 관련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집주인이 계약 기간 만료 후에도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이들 기관이 보증 가입자(세입자)에게 대신 보증금을 지급(대위변제)해주고, 나중에 구상권을 행사해 집주인에게 청구한다.
HUG의 대위변제액은 2015년 1억원이었다가 2016년 26억원으로 늘었다. 이후 2017년 34억원, 2018년 583억원, 2019년 2837억원, 2020년 4415억원, 2021년 5041억원, 2022년 9241억원에서 2023년 3조5544억원, 2024년 3조9948억원으로 계속 급증했다. 전세 사기가 극성을 부리며 보증 사고액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HUG의 전세금 대위변제액은 제도가 시작된 이래 12년 만에, 첫 대위변제액이 발생한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대위변제 건수도 2024년 1만8553건에서 지난해 9124건으로 50.8% 줄었다. 대위변제 건수가 줄어든 것은 2016년 23건에서 2017년 15건으로 감소한 이후 연도별 기준으로 두 번째다.
지난해 전세금 보증 사고액은 1조2446억원으로 연도별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2024년 4조4896억원과 견줘 72.3% 급감했다. 전세금 보증 사고 건수는 같은 기간 2만941건에서 6677건으로 68.1% 급격히 줄었다. 이런 변화는 무엇보다도 HUG가 2023년 5월 전세금 대환 보증 기준을 부채비율 100%에서 90%로 강화해 고위험군의 보증 만기 도래 금액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지난해 전세보증 채권 회수율(대위변제액 중 회수한 금액의 비율)이 대폭 오른 것도 큰 영향을 끼쳤다. HUG의 전세보증채권 회수율은 2023년 14.3%, 2024년 29.7%에 이어 지난해 84.8%로 급등했다.
김수호 기자 su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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