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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AI' 1차 평가 후폭풍…패자부활전이 남긴 의문

서울경제TV 김혜영 기자 jjss123456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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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LG전자]

[사진=LG전자]



[서울경제TV=김혜영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대표 AI(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평가 결과가 국내 IT 업계에 거센 후폭풍을 몰고 오고 있다. 국내 최대 빅테크 네이버가 독자성 미달을 이유로 낙마하는 이변이 연출된 가운데, 정부가 부랴부랴 패자부활전 카드를 꺼내 들자 업계에선 원칙 없는 고무줄 행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LG의 집념과 SKT의 실용주의가 만든 ‘K-AI’의 가능성

이번 1차 평가에서 주목 받은 곳은 LG AI연구원(EXAONE)이었다. LG는 벤치마크, 전문가 심사, 사용자 평가 등 모든 지표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외부 모델의 도움 없이 ‘바닥에서부터(From Scratch)’ 쌓아 올린 기술력은 글로벌 톱7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한국 AI의 자존심을 세웠다.

SK텔레콤(A.X) 역시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했다. SKT는 수학 추론과 장문 이해 등 한국어 특화 성능에서 LG와 1, 2위를 다투며 실전형 AI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특히 아파치 2.0 라이선스를 채택해 누구나 자유롭게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한 ‘개방성’ 정책은, 폐쇄적인 독점보다 생태계 확장을 택한 영리한 승부수였다는 평이다.

◇‘소버린 AI’ 기치 올리더니… ‘중국산 가중치’에 발목 잡힌 네이버

반면 ‘하이퍼클로바X’를 앞세워 K-AI의 선두주자를 자처해온 네이버클라우드와 게임사 중 유일하게 도전했던 NC AI는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네이버의 탈락 사유다. 정부는 “처음부터 끝까지(From Scratch) 우리 기술로 설계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는데, 네이버 모델이 중국 알리바바의 오픈소스 모델 ‘큐웬(Qwen)’의 인코더와 가중치를 차용한 점이 결정적 결격 사유가 됐다.

그간 ‘소버린(Sovereign·주권) AI’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웠던 네이버로서는 도덕적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반면 LG AI연구원은 벤치마크와 전문가 평가에서 고루 압도적 점수를 받으며 1위를 차지했고,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는 효율적인 모델 설계 능력으로 생존해 대조를 이뤘다.

◇‘1팀 탈락’ 약속 어기고 도입된 패자부활전…“네이버 구제용인가”

정부 행정의 일관성 결여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당초 정부는 5개 정예팀 중 ‘최하위 1팀’만 탈락시키기로 공언했으나, 막상 네이버와 NC 두 곳의 점수가 기준치에 미달하자 돌연 2개 팀을 한꺼번에 떨어뜨렸다. 그러면서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탈락 기업과 신규 기업이 모두 참여하는 ‘패자부활전’을 전격 도입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설계 미스'라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가 탈락할 경우 사업의 흥행과 상징성이 크게 훼손될 것을 우려해, 일단 탈락은 시키되 재도전이라는 우회로를 열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심사 도중에 게임의 룰을 바꾸는 법이 어디 있느냐”며 “정부 사업이 마치 예능 프로그램의 서바이벌처럼 희화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재도전 안 하겠다”는 네이버의 보이콧…반쪽짜리 사업 우려

정부의 달래기에도 불구하고 정작 당사자인 네이버는 냉담한 반응이다.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정부의 판단은 존중하지만 재도전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미 예비 심사에서 탈락했던 카카오 역시 참여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국내 AI 생태계를 이끄는 양대 포털이 정부의 국대 AI 사업에서 완전히 이탈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선정 결과를 두고 소수 특정 기업에 쏠린 혜택 논란과 함께, 평가 기준이 기술 결벽주의에 매몰돼 시장의 현실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빅테크들은 오픈소스를 적극적으로 개량해 속도전을 벌이는데, 우리 정부만 순혈 기술을 고집하며 칸막이를 치고 있다”며 “지금의 방식으로는 시장성 있는 국가대표 AI를 키워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고무줄 잣대와 기업의 보이콧 속에 ‘AI 국가대표’ 프로젝트가 연착륙할 수 있을지 업계 시선이 쏠린다. /hyk@seadaily.com


김혜영 기자 jjss123456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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