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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문제, 안 해도 문제…'출국금지'가 뭐길래

연합뉴스 조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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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로저스는 나가도 놓치고…원희룡·한동훈은 하고도 안 불러
'수사기관 전가의 보도' 비판…제도 개편 필요성 제기
쿠팡 로저스 대표[연합뉴스 자료사진]

쿠팡 로저스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주요 피의자가 경찰 수사를 앞두고 출국하는 일이 잇따라 벌어지며 출국금지 제도를 놓고 설왕설래 양상이다. 그간 수사기관의 '전가의 보도'처럼 쓰인 이 제도를 개편해야 한단 지적도 제기된다.

출국금지는 공공 안전과 범죄 수사를 위해 출국을 제한하는 조치다. 국세청도 탈세자를 출국금지 할 수 있지만 주로 수사기관이 활용한다.

18일 법무부에 따르면 수사를 위한 출국금지 요청은 2024년 9천18건으로 2020년 7천4건보다 2천여건 늘었다. 검찰보다는 조직이 큰 경찰의 요청이 더 많다.

경찰이 1억원 공천헌금 의혹의 김경 서울시의원, 개인정보 유출 사태 '셀프 조사' 논란의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의 출국을 모두 놓치며 비판이 일지만, 이는 다소 이례적인 현상으로 평가된다.

그동안의 제도 논의 과정에선 오히려 수사 편의를 위해 출국금지 조치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른 게 더 문제였기 때문이다.

최근 사례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다. 김건희 특검은 원 전 장관을 6개월, 순직해병 특검은 한 전 대표를 3개월간 출국금지하고 한 차례도 소환하지 않았다. 한 전 대표는 무혐의 처분까지 했다. 도피를 막는다는 본래의 제도 목적보다 '압박 수단'으로 쓴 게 아니냐는 반발이 나오는 이유다.


그나마 출국금지 당한 사실을 통보받은 것은 운이 좋은 경우다. 수사의 '밀행성'을 이유로 통보를 미루는 경우도 많다. 2024년의 경우 검찰의 출국금지 조치 중 51.2%가, 경찰은 32.7%가 제때 통지되지 않았다.

출국하려다 공항에서 알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출국금지 기간 연장도 사실상 무제한에 가깝다.

출국금지에 대한 외부 통제도 전무하다. 공교롭게도 한 전 대표가 수사선상에 오른 것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출국금지 해제에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심 때문이었다. 해병대원 사건에 연루된 이 전 장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취한 출국금지를 풀어달라며 법무부에 이의신청을 내 인용됐다. 인용률은 2023년 0.8%에 불과하다.


김경 서울시의원[연합뉴스 자료사진]

김경 서울시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수사 편의적 관행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출국금지 대상과 사유가 지나치게 모호하고 불명확해 수사기관 해석에 좌지우지될 수 있기 때문"(김대근 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라는 지적이다.

출입국관리법 제4조 제2항은 출국금지 대상을 '범죄 수사를 위해 출국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사람'으로 규정한다. 다소 일반론적인 이 구절 때문에 내사자는 물론 참고인까지 모두 출국금지 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이 수사기관에 주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검찰 해체와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신설 등 형사사법 체계 개편에 맞춰 출국금지 제도 역시 손봐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


현재 국회에는 수사기관이 출국금지 필요성을 소명하게 하고, 통지 유예 기간도 한 달로 단축하는 등의 출입국관리법 개정안(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 대표 발의) 등이 계류 중이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출국금지는 헌법상의 '거주·이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중대한 조치"라며 "체포·구속영장에 준하는 사법적 통제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yun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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