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를 이용해 제작한 이미지] |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전 세계에서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라 관련 인프라의 핵심 설비인 초고압 변압기의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이에 증설을 통한 수요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정작 전력기기 업체들은 이를 주저하고 있다. 초고압 변압기 생산 특성상 인력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데, 새로 공장을 짓더라도 여기에 투입할 사람을 구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초호황 수주 풍요 속 인력은 ‘빈곤’
18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증권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경영진 간담회에서 생산능력(캐파·CAPA) 증설 계획을 묻는 질문에 “증설의 가장 큰 병목은 인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변압기는 특수 인력이 매우 중요한데, 숙련된 인력은 10년 정도 근무하며 경험을 쌓고 훈련을 받아야 한다”며 “투자한다고 해서 변압기 생산을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는 AI 인프라에 주로 활용되는 초고압 변압기 특성 때문이다. 초고압 변압기는 고객사가 요구하는 전압이나 용량을 맞춤형으로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맞춰 변압기 핵심 부품인 구리선을 사람이 일일이 절연 테이프로 감는 과정을 거쳐 제품이 완성된다. 업계 관계자는 “변압기는 똑같은 제품이 하나도 없다고 보면 된다”며 “변압기 공장에 AI 설비를 도입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변압기 주문이 밀리면서 각 기업들은 이미 공장을 ‘풀가동’으로 돌리고 있다. 초고압 변압기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효성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의 공장 평균 가동률은 지난해 3분기 기준 각각 104.4%, 93.0%였다. 각 회사들의 올해 국내외 공장 신·증설 계획을 고려하면 캐파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효성중공업은 내년까지 초고압 직류송전(HVDC) 공장을 창원에 새로 짓고,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과 울산 변압기 공장 생산량을 30% 올릴 계획이다.
효성重, 10년만에 정규직으로 생산인력 채용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효성중공업 765kV 초고압변압기. [효성중공업 제공] |
생산직 채용도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생산 인력 정규직 채용을 진행했다. 효성중공업이 정규직으로 생산 인력을 채용한 건 10년 만이다. 이 인력들은 올해 교육을 거쳐, 내년 가동을 앞둔 HVDC 변압기 공장에 즉각 투입될 예정이다. 효성중공업은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채용을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17년부터 매년 생산직 정규직을 채용해오고 있다. 중·저압 전력기기가 주력이지만 최근 초고압 변압기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는 LS일렉트릭 부산 공장도 생산 인력 채용을 진행 중이다.
퇴직자 재고용…변압기 ‘실버인력’ 확보 총력
울산 동구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에서 일부 변압기들이 조립 단계를 거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제공] |
다만 공장들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충당하기엔 여전히 어렵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초고압 변압기는 조금이라도 품질에 문제가 생길 경우 전력 공급 체계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반드시 숙련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HD현대일렉트릭도 생산직을 채용하면서, ‘관련 생산 업무 1년 이상’을 자격 요건으로 걸었다. 업계 관계자는 “신입을 현장에 바로 투입하긴 어려운 상황이다보니 대규모 채용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력기기 3사들이 지난해 잇따라 공장 신·증설 계획을 밝혔지만, 5년치에 달하는 수주 잔고를 고려하면 추가 투자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회사 입장에선 공장을 늘려도 정작 들어가서 일할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보니, 이에 대해 망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전력기기 회사들은 최근 생산직을 대상으로 한 사내 교육 및 복지에 힘을 주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3년부터 정년퇴직자 재고용 제도를 시행하고 자격증 취득 지원 등 복지를 제공하고 있다.
효성중공업 역시 정년퇴직자를 재고용해 만 60세 이상 인력도 숙련공으로 확보하고 있다. 또 인도, 미국 등 해외 근무 생산 인력들을 국내로 초청해 별도로 교육한 뒤 다시 현지로 파견시키고 있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글로벌 생산 품질을 표준화하고 숙련 기술을 이전하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