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악화한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해 비용 절감과 프리미엄·법인 영업 확대 등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단기간에 실적을 끌어올릴 뚜렷한 신규 수익원이 없는 상황에서 업계 전반이 해법 찾기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1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용카드 모집인 수는 2016년 2만2872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가 이어져 지난해 말 3324명까지 줄었다. 2016년 이후 매년 평균 2172명씩 감소한 셈이다.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조건에 맞는 카드를 직접 선택해 가입하는 흐름이 확산된 데다, 카드사들도 비용 절감에 나선 영향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무이자 할부 제공 범위도 눈에 띄게 축소되고 있다. 전업 카드사 8곳 가운데 전 가맹점에 6개월 이상 무이자 할부를 상시 적용하는 회사는 현재 한 곳도 없다. 대부분의 카드사는 무이자 혜택 적용 기간을 최대 2∼3개월로 제한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8곳의 지난해 1∼3분기(1∼9월) 누적 순이익은 1조8917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2240억원)보다 14.9% 줄었다. 최근 5년간 1∼3분기 누적 순이익이 2조원을 밑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드 이용이 늘었음에도 비용 부담이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8개 전업 카드사의 이자비용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3조432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3239억원) 대비 3.3% 증가했다. 이자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카드사는 3분기에도 대손비용이 늘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연간 실적이 레고랜드 사태가 있었던 202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해 실적 반등 여부도 불투명하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026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에서 “올해 신용카드사는 결제 부문 성장이 이어지겠지만 건전성 악화로 수익성은 제약될 것”이라며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면서 리스크 관리 부담이 커지고, 카드대출 축소와 건전성 악화가 수익성 훼손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8개 카드사의 평균 연체율은 1.45%로 전년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31%로 높아졌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올해 체크카드 발급 연령 제한을 폐지하고 후불교통카드 한도를 확대하는 등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체크카드 규제 완화는 회원 기반 확대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가맹점 수수료가 낮아 수익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크지 않다”며 “신규 회원 확보에는 긍정적이지만 실질적인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VIP 잡고 기업 공략…카드사들, 수익성 방어에 총력
수익성 방어를 위해 카드사들은 연회비가 높은 프리미엄·준프리미엄 카드를 앞세워 이른바 ‘우량 고객(VIP)’ 공략에 힘을 싣고 있다. 프리미엄 카드는 결제 규모가 큰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일반 카드보다 수익성이 높고, 이용 실적과 무관하게 연회비 수입이 안정적으로 확보되는 구조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프리미엄 회원은 카드 사용액이 크고 연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우량 고객을 중심으로 회원 구성을 재편하고 취급액을 늘리면서 건전성도 함께 관리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8곳의 연회비 수익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조150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756억원)보다 6.9% 증가했다. 연회비 수익은 카드업계 전체 수익의 8.1%를 차지한다.
법인영업 강화에서도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최근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항공권·호텔 등 출장 관련 서비스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비즈플레이 출장 컨시어지 서비스’를 새로 선보였다. KB국민카드는 온라인 기업카드 신청·심사 프로세스 고도화를 위한 시스템 개발에 착수하고, 조직 개편을 통해 기업영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법인 고객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현대카드도 지난해 3년 만에 법인카드 시장에 재진입했다.
일부 카드사는 스테이블코인 등 신사업에도 대비하고 있다. 다만 업계 전반적으로는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으로 꼽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사업에 나서면 초기 투자가 불가피하고, 사업이 안정화돼 실제 수익을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어떤 사업이 의미 있는 수익으로 이어질지조차 불확실한 상황에서 당장의 실적 부진이나 비용 부담을 해소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카드사들이 빅데이터 회사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 역시 명확하지 않다”며 “신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는 있으나 기대했던 수준의 효율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