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노조법 시행령 개정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2025.11.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스1 |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시행이 2달여 앞둔 가운데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경영계는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을 우려한다. 반면 노동계는 정부의 지침이 제도 시행 취지에 어긋난다며 반발한다. 정부는 오는 21일 경영계와 만남을 갖고 입법예고를 재실시하는 등 막판 조율에 나설 계획이다.
18일 정부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이번주 중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재실시한다. 노란봉투법 내용 중 교섭단위 분리 근거를 마련한 이 시행령 개정안은 지난해 11월25일 입법예고를 실시해 지난 5일 의견수렴이 종료됐다. 하지만 노사 양측의 불만이 지속 제기되자 일부 절충안 수용을 위해 재입법예고에 나선 것.
노란봉투법은 노조법 2·3조 개정을 통해 사용자의 범위와 노동쟁의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시행령에서는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 간에 교섭단위 분리를 허용하면서 각 교섭단위별로는 창구단일화를 통해 원청 사용자와 교섭하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하청 노조의 교섭권을 보장하면서도 경영계에서 우려하는 무제한 교섭요구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노동계에서는 창구단일화 원칙을 유지한 것이 노란봉투법 도입 취지를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반대로 경영계는 무분별한 교섭단위 분리로 원청 단위의 창구단일화 원칙이 형해화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절충안 마련에도 노사 양측의 요구를 모두 충족하지 못한 것.
사용자성의 범위와 노동쟁의 대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말 마련한 해석지침 역시 마찬가지다. 지침에서는 원청 사용자가 하청 근로자에 대해 근로시간, 작업방식, 인력의 수 등을 통제할 경우 원청을 실질적 사용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다.
노동쟁의 대상이 되는 사업경영상 결정에 대해서는 근로조건의 실질적 변동을 초래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예컨대 해외사업 진출이나 기업 인수·합병(M&A) 등 결정은 쟁의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정리해고 등 근로자의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발생하면 단체교섭의 대상이 된다.
경영계는 이에 대해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원청이 하청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할수록 오히려 파업·교섭 등의 법적 리스크가 커지는 모순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노동쟁의 범위 역시 사업상 결정으로 구조조정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며 우려했다.
오는 3월10일부터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주요 쟁점에 대한 논란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산업 현장의 혼란이 가중될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법 시행 전까지 최대한 양측의 입장을 조율한다는 입장이다.
재입법예고 시행령은 경영계 요구를 일부 수용해 원-하청 교섭을 위한 교섭단위 분리시에만 '노조 사이의 갈등 가능성'을 우선 고려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는 최근 양대 노총을 대상으로 이 같은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을 설명했다.
오는 21일에는 김영훈 노동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 부회장과 삼성·현대차·포스코 등 주요 기업 임원들과 비공개 회동을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경영계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인한 현장의 혼란 우려를 전달하면서 사용자성의 정의와 노동쟁의의 범위에 관한 명확한 근거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청 노조와의 무분별한 교섭 허용으로 인한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건의할 전망이다.
세종=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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