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만남 중창단' 김진 목사가 16일 오전 서울 동작구 원불교소태산기념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1.16. dahora83@newsis.com |
[서울=뉴시스]이수지 이수린 수습 기자 = "4대 종단 성직자들의 소박한 만남이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습니다."
개신교 김진 목사는 네 성직자가 노래로 인연을 맺은 지난 3년을 이렇게 돌아봤다. 김진 목사와 가톨릭 하성용 신부, 불교 성진 스님, 원불교 박세웅 교무로 구성된 '만남 중창단'은 토크 콘서트와 해외 공연을 통해 종교 간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김 목사는 지난해 말 창단 3주년 토크 콘서트를 마친 뒤, 지난 16일 원불교 소태산기념관에서 지난 활동을 돌아보며 중창단이 지향해 온 가치를 조심스럽게 풀어냈다.
"거창한 뜻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말로만 대화하지 말고, 노래 부르면서 좀 더 즐겁게 만나보자, 그 마음이 전부였죠."
김 목사는 "그런데 많은 분들이 그 뜻을 알아봐 주고 함께해 주셨다"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만남중창단은 해마다 국내외를 오가며 토크 콘서트를 열고 있다. 그중 한 차례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 이들을 초청해 창단 기념 공연으로 꾸민다.
[서울=뉴시스] 2026년 12월 22일 서울 광화문에 있는 향린교회에서 4대 종교 성직자 중창단인 '만남중창단' 창단 3주년 기념 토크 콘서트 현장 (사진=만남중창단 제공) 2026.01,.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지난달 성탄절을 앞두고 열린 3주년 토크 콘서트는 김 목사에게 유독 각별했다. 처음으로 개신교 교회에서 공연이 열렸기 때문이다. 무대는 서울 향린교회였다.
"그동안 사찰, 교당, 성당은 다 갔는데 교회만 못 갔어요. 목사로서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컸죠. 십자가 아래에서 스님과 교무님이 노래하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 자체가 상징적이었다. 공간을 내어준 향린교회에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만남 중창단' 김진 목사가 16일 오전 서울 동작구 원불교소태산기념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01.16. dahora83@newsis.com |
그는 3년간의 활동 가운데 가장 잊히지 않는 순간으로 2024년 우즈베키스탄 '아리랑 요양원' 공연을 꼽았다. 고려인 어르신들이 모여 사는 요양원에서의 무대였다.
"'고향의 봄'이 나오자 한국말을 거의 못하시던 한 어르신이 노래를 따라 부르셨어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서 들었던 기억 속 언어만 남아 있던 거죠. 손을 흔들며 노래하시던 그 모습에 네 사람 모두 무너졌어요. 지금도 그 장면이 자주 떠오릅니다."
이 공연은 단순한 방문이 아니었다. 중창단은 식판과 생필품을 준비해 함께 나눴다.
김 목사는 "위로하러 갔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우리가 더 큰 위로를 받고 돌아왔다"며 "말로만 '교감'을 이야기했는데, 그날 비로소 그게 뭔지 알게 됐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만남 중창단' 김진 목사가 16일 오전 서울 동작구 원불교소태산기념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1.16. dahora83@newsis.com |
해외 무대에서도 반응은 이어졌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세계 종교 시민대회' 사전 행사에서는 외국인 청중들이 눈물을 흘리며 공연을 지켜봤다.
"'‘You Raise Me Up'을 불렀는데, 서로 다른 종교의 성직자 네 명이 함께 노래하는 모습 자체가 굉장히 낯설고 강한 인상을 준 것 같아요. 종교가 갈등의 원인이 아니라 평화의 가능성이 될 수 있다는 걸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어요."
학자들과 종교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만남중창단을 '구현된 모델'로 받아들이는 반응도 나왔다.
그는 "2027년에 세계 시민대회가 유엔 본부에서 열리면 공연을 해보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요. 될지는 모르겠다"며 웃었다.
오는 18일에는 만남중창단이 합동 주례와 축가를 맡은 결혼식도 예정돼 있다.
"합동 결혼식은 있어도 합동 주례는 흔치 않잖아요. 특정 종교 성직자의 설교만 있으면 다른 종교를 가진 하객들은 소외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네 종교 성직자가 각자 짧게 축복을 전하니 훨씬 풍요롭고 재미있다는 반응이 많아요. 무엇보다 신랑 신부가 네 종교의 축복을 받으니 얼마나 행복하게 잘 살겠습니까.(웃음)"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만남 중창단' 김진 목사가 16일 오전 서울 동작구 원불교소태산기념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01.16. dahora83@newsis.com |
올해 만남중창단은 8월 태국에서 열리는 세계시민 종교대회, 이탈리아 아씨시의 '평화의 기도' 모임 등 해외 일정을 이어간다. 성직자 네 명이 함께 패션쇼 무대에 오르는 새로운 시도도 준비 중이다.
김 목사는 이 활동을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수행' 이라고 말한다.
그는 "같은 노래라도 우리가 부르니까 성가가 되고, 법어가 되고, 설교가 되더라"며 "이건 단순히 예술이나 이건 오락이 아니라 우리가 닦아온 걸 삶에서 실천하는 수행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하면 할수록 에너지가 소진되기보다 오히려 깊어진다. 지치지 않는 이유"라고 했다.
만남중창단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분명하다. 서로 다른 종교, 다른 생각, 다른 삶의 방식이 갈등의 이유가 아니라 평화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것.
"사람들이 우리를 보며 '다름이 함께하면 아름다울 수 있구나'라고 느낀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만남 중창단' 김진 목사가 16일 오전 서울 동작구 원불교소태산기념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1.16. dahora83@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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