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미궁 빠진 ‘닥터나우법’ 어디로 가나…국회로? 국무조정실로?

헤럴드경제 홍석희
원문보기
중소벤처기업부와 보건복지부가 ‘닥터나우 방지법’ 처리를 두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법은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가 의약품 도매업을 못하게 막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사업 혁신성’을 강조하는 중기부와, ‘의료 공공성’을 내세운 복지부가 강하게 충돌하는 양상이다. [중기부/복지부]

중소벤처기업부와 보건복지부가 ‘닥터나우 방지법’ 처리를 두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법은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가 의약품 도매업을 못하게 막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사업 혁신성’을 강조하는 중기부와, ‘의료 공공성’을 내세운 복지부가 강하게 충돌하는 양상이다. [중기부/복지부]



닥터나우 방지법 표류…중기부·복지부 충돌
공정위·입법조사처 “원천 금지 부적절”
국회 재설계 vs 국무조정실 중재 갈림길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비대면 진료 플랫폼 도매상이 의약품을 함께 파는 것을 막는 ‘닥터나우 방지법’이 표류하고 있다. 부처별로는 중소벤처기업부와 보건복지부가 충돌 중이다. 업계 단위로 보면 의료계와 벤처업계 사이의 마찰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국회입법조사처는 사실상 중기부의 입장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복지부가 완고하다. 결국 국회나 또는 정부간 의견 차를 조정하는 국무조정실이 나서야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그래서 나온다.

중기 “산업 혁신성” vs 복지 “의료 공공성” 충돌
중기부와 복지부는 지난 14일 오후 ‘약사법’ 개정안 논의를 위한 차관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원격의료산업협의회,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등 비대면 진료 업계와 환자단체연합회, 보건의료노조, 대한약사회, 대한의사협회 등 의약단체, 비대면 진료 플랫폼 이용자 등이 참석했다. 주로 논의된 사안은 ‘닥터나우 방지법’이다.


의사 출신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약사법 개정안’을 통해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도매상 겸업 제한’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했고, 해당 법안은 소관 상임위와 법사위까지 통과됐으나 지난해 11월 26일로 예정됐던 본회의 부의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법이 통과되면 닥터나우 같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사실상 ‘고사’ 위기에 처하게 된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회의에서 “관계부처와 함께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면밀하게 검토하여 의료의 공공성과 산업의 혁신성이 조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이형훈 복지부 2차관은 “의료의 공공성을 고려해 플랫폼과 의약품 도매상의 결합에 대해 기준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약 1시간20분동안 이어진 이날 회의에는 닥터나우 측 인사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측은 서로의 입장차에 대해서만 확인한 채 별다른 의견 조정의 가능성은 확인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부와 복지부가 다시 만나 의견 조율 과정을 거칠 수도 있으나, 양측은 다음 회의 일정을 잡지는 않은 상태로 알려진다. 정부 관계자는 “그래도 양측이 만났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진전이라고 봐야 한다. 모임 자체가 성립치 않았던 상황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의료계 “진료 중립성 훼손” vs 벤처업계 “사후 규제돼야”
보건의료계와 약사회가 닥터나우법에 찬성하는 핵심 논리는 명확하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의약품 도매 기능까지 직접 수행할 경우, 처방·조제·유통 전반에서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의료계는 “플랫폼이 특정 약품의 유통 이익을 갖는 순간, 환자에게 제공되는 진료·처방의 중립성이 훼손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약사회 역시 “플랫폼이 약국이나 도매상보다 우월한 정보와 접근성을 갖는 구조 자체가 불공정 경쟁”이라며 “환자 유인, 특정 약품 쏠림, 가격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약사단체들은 “의약품 유통은 단순한 시장 행위가 아니라 공공성과 안전성이 강하게 요구되는 영역이다. 플랫폼 사업 확장이 허용되면 관리·감독이 어려워진다”고 강조한다.


반면 벤처 업계는 산업 구조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과잉 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벤처업계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운영하는 닥터나우뿐 아니라, 향후 유사한 헬스케어 플랫폼 전체의 사업 모델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문제가 되는 행위가 있다면 공정거래법이나 약사법 내 사후 규제로 충분히 제재할 수 있다”며 “가능성 자체를 이유로 사업 구조를 막는 것은 혁신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벤처업계에선 과거 ‘타다 금지법’이 다시 회자된다. 타다 금지법은 렌트카에 운전기사를 태워 사람을 운송할 경우 이것이 불법이라는 취지의 주장이었다. 검찰도 관련 사건을 기소했으나 법원은 1심~3심까지 모두 ‘타다 무죄’ 선고를 내렸다. 헌재 역시 합헌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타다는 법 위반 논란 속에 결국 서비스를 접게 됐고, 이후 타다금지법은 과잉 규제법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벤처업계에선 닥터나우 방지법이 통과될 경우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진다고 주장한다. 업계는 “비대면 진료 역시 이제 막 제도권에 들어온 분야인데, 법으로 미리 선을 그으면 국내 헬스케어 스타트업 생태계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공정위·입법조사처 “원천 금지는 혁신 저해”… 중기부 의견에 무게
논쟁의 향방을 바꾼 것은 공정위와 국회입법조사처의 의견이다. 공정위는 공식 검토 과정에서 “플랫폼의 도매 겸업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방식은 경쟁 제한 및 혁신 저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불공정 행위가 발생할 경우 사후 규제를 통해 대응하는 것이 공정거래 원칙에 부합한다는 취지다.

국회입법조사처 역시 유사한 결론을 내렸다. 조사처는 “약사법을 통한 전면 금지는 과잉 규제 논란을 낳을 수 있다”며 “구체적인 위법 행위 유형을 정교화해 규율하는 방식이 보다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현재로선 국회 본회의에서 곧바로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법안의 쟁점이 단순 찬반이 아니라 △겸업 금지 범위 △사후 규제 방식 △기존 사업자에 대한 경과 규정 등 구조적 문제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다음 절차는?… 국회? 국무조정실?
법안의 다음 수순은 국무조정실로 가는 방향과, 국회에서 다시 논의하는 방향, 그리고 이번 국회가 끝날 때까지 본회의 처리가 지연되면서 폐기 수순으로 가는 방향 등이 있다. 아직 그 어떤 방향성도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국회에서 다시 논의가 이뤄질 경우 본회의에 부의됐다가 다시 소관 상임위로 ‘재회부’ 되는 방법이 있고, 법안 발의자가 법안 철회 또는 수정안을 내면 기존 법과 병합해 다시 상임위에서 논의하는 방법 등이 있을 수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약사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에서 다시 논의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말했다는 전언도 있으나, 이 역시 공식화 되지는 않고 있다.

때문에 시선은 다시 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로 향한다. 부처간 이견으로 충돌이 발생할 경우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이 그 역할을 맡는다. 이번 안건의 경우 국무조정실 1차관 산하 사회조정실에 배정될 가능성이 있다. 국무조정실로 사안이 넘어갈 경우 실무급 회의, 차관급 회의 등을 거쳐 조율된다.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안세영 인도오픈 결승
    안세영 인도오픈 결승
  2. 2여자 프로농구 순위
    여자 프로농구 순위
  3. 3맨유 브루노 헌신
    맨유 브루노 헌신
  4. 4문재인 방중
    문재인 방중
  5. 5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헤럴드경제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