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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피우고 소변 봤는데 피가?···50 넘었다면 ‘이 암’ 신호일수도 [건강 팁]

서울경제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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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인호 중앙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50대 이상 남성 혈뇨 원인의 30%가 방광암
흡연, 방광암의 가장 위험한 위험 요인 꼽혀
소변 속 발암물질이 방광 점막세포 자극·손상
로봇수술, 방광 절제 시 성기능 보존 가능성↑


혈뇨란 말 그대로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이다. 신장(콩팥)에서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 만들어진 소변이 요도에 이르기까지, 소변의 이동 경로 중 어느 한 곳에서라도 출혈이 생기면 혈뇨가 나타날 수 있다. 육안으로 확인되는 혈뇨는 선홍색 뿐 아니라 검붉거나 검은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겉보기에는 정상처럼 보여도 현미경 검사에서 적혈구가 발견되는 현미경적 혈뇨도 있다.



혈뇨의 원인은 결석이나 요로감염처럼 비교적 흔한 질환부터 외상, 전립선비대증, 각종 비뇨기 종양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50대 이상 중장년층 남성에서 발생하는 혈뇨의 약 30%는 방광암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뇨를 단순히 일시적 증상으로 넘겨서는 안되는 이유다. 방광암 외에도 요관암, 신장암, 전립선암 등 다양한 비뇨기계 암이 혈뇨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혈뇨 증상이 있다면 정확한 감별을 위해 비뇨의학과 전문의의 진료와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오랜 기간 흡연을 해온 사람이 갑자기 혈뇨를 보게 된다면 방광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흡연은 방광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 외에 평소보다 소변을 자주 보거나 갑작스럽게 소변이 마려워 참기 힘들고, 배뇨 시 통증이 동반되는 것도 방광암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흡연이 방광암에 미치는 영향은 명확하다. 담배의 발암물질은 폐를 통해 체내에 흡수된 다음, 혈액을 따라 이동해 신장에서 걸러져 소변으로 배출된다. 이 과정에서 발암물질이 포함된 소변이 방광 점막 세포를 반복적으로 자극하고 손상시켜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흡연은 방광암의 발병 위험을 2~10배까지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남성 방광암 환자의 약 50~65%, 여성 환자의 약 20~30%가 흡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광암 발생 빈도는 흡연 기간과 흡연량에 비례하며, 흡연을 시작한 시점과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유소년기 간접 흡연 역시 방광암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방광암이 의심될 땐 가장 먼저 소변검사를 통해 혈뇨나 염증 여부를 확인하고, 소변으로 떨어져 나온 암세포를 확인하는 요세포검사를 시행한다.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삽입해 방광 내부 및 요도를 직접 관찰하는 방광경 검사를 시행하면 종양의 유무와 위치, 크기, 개수, 모양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 등 영상학적 검사를 시행해 방광벽 침윤 여부나 림프절 또는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방광암은 진행 단계에 따라 방광 점막이나 점막 하층에만 국한된 비근침윤성(표재성) 방광암, 방광암이 근육층을 침범한 근침윤성 방광암, 림프절이나 다른 장기로 암세포가 퍼진 전이성 방광암 등으로 나뉜다. 비근침윤성 방광암은 요도를 통해 방광경을 삽입해 종양을 제거하는 '경요도 방광종양절제술'로 치료가 가능하고 예후가 좋은 편이다. 반면 근침윤성 방광암은 침윤도가 높아 경요도 방광종양절제술만으로는 암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 이런 경우 방광을 전부 절제하고 새로운 방광을 만드는 '근치적 방광절제술'이 필요할 수 있다.

최근에는 출혈 및 수술 후 합병증을 줄이고 회복을 빠르게 돕는 로봇수술이 방광암 치료에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추세다. 로봇수술은 절개를 최소화해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 특히 남성 환자에서 성기능의 보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하복부를 가르고 진행하는 개복 수술보다 발기에 관여하는 신경혈관 다발을 정밀하게 보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이성 방광암은 수술 또는 방사선 치료 전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비근침윤성 방광암은 재발률이 높다보니 수술 후 재발이나 진행을 막기 위해 BCG(결핵균)를 방광 내 주입하는 면역요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새해를 맞아 금연을 계획하는 분들이 많아지는 시기다. 금연은 폐암 등 호흡기질환 뿐 아니라 방광암을 예방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흡연 여부와 관계없이 40대 이상에서 혈뇨와 같은 방광암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비뇨의학과 진료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방광암은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한 질환이다. 조기에 진단해 치료를 시작할 경우 생존율이 높지만 이미 진행된 이후 발견하면 생존율이 크게 낮아진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정밀 진단으로 혈뇨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이뤄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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