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1년 프랑스 남부 랑그독 지방 리무(Limoux)에 있는 생 틸레르(Saint-Hilaire) 수도원. 이곳의 베네딕트회 수도사들은 자신들이 만든 화이트 와인에서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 병에 담아둔 와인 속에서 기포가 자연스럽게 발생한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이를 ‘악마의 와인’이라 부르기도 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거품이 병을 터뜨리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도사들은 곧 이 현상이 병 속에서 다시 발효가 일어나 생긴 것임을 깨닫게 됐다. 리무 지역은 피레네 산맥의 영향으로 밤낮 기온 차가 크다. 겨울철 추위로 멈췄던 발효가 봄이 되면 다시 시작되는 일이 잦았고, 이 과정에서 병 안에 이산화탄소가 갇히며 거품이 만들어졌다.
이후 수도사들은 병입 방식을 발전시켜 ‘블랑켓 드 리무(Blanquette de Limoux)’로 불리는 스파클링 와인을 탄생시켰다. 블랑켓 드 리무는 프랑스어로 ‘리무 지역의 흰 와인’이라는 뜻이다. ‘블랑켓(Blanquette)’은 ‘하얗다(blanc)’에서 파생된 말로, 리무 지역 토착 품종인 모작 포도 껍질에 덮인 흰 솜털 같은 막에서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명칭 자체가 지역성과 토착 품종의 특징을 그대로 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수도사들은 곧 이 현상이 병 속에서 다시 발효가 일어나 생긴 것임을 깨닫게 됐다. 리무 지역은 피레네 산맥의 영향으로 밤낮 기온 차가 크다. 겨울철 추위로 멈췄던 발효가 봄이 되면 다시 시작되는 일이 잦았고, 이 과정에서 병 안에 이산화탄소가 갇히며 거품이 만들어졌다.
이후 수도사들은 병입 방식을 발전시켜 ‘블랑켓 드 리무(Blanquette de Limoux)’로 불리는 스파클링 와인을 탄생시켰다. 블랑켓 드 리무는 프랑스어로 ‘리무 지역의 흰 와인’이라는 뜻이다. ‘블랑켓(Blanquette)’은 ‘하얗다(blanc)’에서 파생된 말로, 리무 지역 토착 품종인 모작 포도 껍질에 덮인 흰 솜털 같은 막에서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명칭 자체가 지역성과 토착 품종의 특징을 그대로 담고 있는 셈이다.
와인 업계에서는 이를 세계 최초의 스파클링 와인으로 평가한다. 흔히 스파클링 와인 하면 프랑스 샴페인을 떠올리지만, 샴페인 양조법이 체계화되기 약 150년 전부터 이미 리무 지역에서는 거품이 이는 와인을 만들고 있었던 셈이다.
당시 이 지역의 통치자였던 다르끄 경(Sieur d’Arques)이 이 스파클링 와인을 즐겨 마셨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리무 지역의 포도 재배자들은 1946년 그의 이름을 따 협동조합 와이너리인 ‘씨에르 다르끄(Sieur d’Arques)’를 설립했다. 개인 와이너리보다 훨씬 큰 규모와 자본력을 바탕으로 지역 와인을 세계 시장에 알리겠다는 취지였다. 현재 씨에르 다르끄는 리무를 대표하는 생산자로, 이 지역이 스파클링 와인의 발상지라는 명성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와이너리는 전통 방식부터 샴페인 방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파클링 양조 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매년 부활절 전 주일에 세계적인 와인 경매 행사인 ‘토크 에 클로셰(Toques et Clochers)’를 주최하며 리무 와인의 가치를 전 세계 미식가들에게 각인시키고 있다. 경매 수익금의 일부는 지역의 오래된 성당 종탑을 보수하는 데 사용하며 지역 공동체와 상생하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매년 수많은 미슐랭 스타 셰프들이 이 행사에 참여해 씨에르 다르끄 와인과의 마리아주를 선보인다. 이는 블라송 루즈 브뤼가 전 세계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사랑받는 명품 스파클링 와인으로 자리 잡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그래픽=정서희 |
씨에르 다르끄의 대표 제품 중 하나가 ‘블라송 루즈 브뤼(Blason Rouge Brut)’다. 샤르도네 70%, 슈냉 블랑 20%, 모작 10%를 블렌딩해 만든다.
씨에르 다르끄가 자리 잡은 리무 지역은 지중해와 대서양의 기후 영향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피레네 산맥 기슭의 고지대에 위치해 프랑스 남부임에도 불구하고 일교차가 크다. 이 덕분에 포도가 천천히 익으며 산도가 잘 유지된다.
포도는 모두 손으로 수확하며, 16도로 유지되는 발효 환경에서 1차 발효를 진행해 아로마를 최대한 끌어낸다. 이후 병에 옮겨 병 안에서 2차 발효를 하는 전통 방식을 이용해 섬세한 기포를 형성한다. 발효 후에는 효모와 함께 숙성하는 과정을 거쳐 깊이 있는 풍미와 크리미한 질감을 완성한다. 당도를 절제해 신선함과 균형감을 강조했다.
이 같은 전통 방식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고급 양조법이다. 탄산가스를 주입한 저가형 와인은 기포가 크고 금방 사라지지만, 전통 방식은 기포가 매우 작고 섬세하며 끊임없이 올라오기 때문에 입안에서의 질감이 훨씬 부드럽다. 또 숙성을 통해 단순한 과일 향을 넘어선 깊고 우아한 풍미를 얻게 된다.
잔에 따르면 초록빛이 감도는 금빛 색상이 눈에 띈다. 흰 꽃, 그린애플, 라임 등 시트러스 계열의 향이 복합적으로 퍼지고, 이어 헤이즐넛과 구운 빵 같은 효모 숙성 아로마가 뒤따른다. 과일과 꽃 향이 어우러지며 토스티한 풍미가 와인에 깊이를 더한다. 식전주로 가볍게 즐기기 좋고 푸아그라, 랍스터 등과도 잘 어울린다.
이 와인은 프랑스 권위 있는 와인 가이드 ‘아셰트 가이드(Guide Hachette)’에서 2스타를 받으며 품질을 인정받았다. 또한 2025년 대한민국 주류대상 스파클링 와인 부문 대상을 받았다. 국내 수입사는 타이거인터내셔날이다.
변지희 기자(z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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