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국민 간식으로 사랑받으며 ‘손을 노랗게 물들이던’ 제주 감귤이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관세 철폐로 미국산 만다린이 무관세로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제주 농가와 당국은 ‘품질 고급화’를 내걸고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만다린은 껍질을 쉽게 벗길 수 있고, 맛도 감귤과 닮았다.
◇미국산 ‘무관세 만다린’의 파상공세… 만감류 농가 직격탄
올해부터 미국산 만다린의 수입 관세가 0%로 조정되면서 제주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012년 한미FTA 발효 당시 144%에 달했던 관세가 해마다 단계적으로 낮아지다 마침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특히 천혜향, 한라봉, 레드향 등 ‘만감류(晩柑類)’를 재배하는 농가의 걱정이 커졌다. 겨울 노지 감귤과 여름 하우스 감귤의 공백기에 집중 출하하는데, 이 시기는 수입업체들이 만다린을 수입하는 시기와 겹친다.
◇미국산 ‘무관세 만다린’의 파상공세… 만감류 농가 직격탄
올해부터 미국산 만다린의 수입 관세가 0%로 조정되면서 제주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012년 한미FTA 발효 당시 144%에 달했던 관세가 해마다 단계적으로 낮아지다 마침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특히 천혜향, 한라봉, 레드향 등 ‘만감류(晩柑類)’를 재배하는 농가의 걱정이 커졌다. 겨울 노지 감귤과 여름 하우스 감귤의 공백기에 집중 출하하는데, 이 시기는 수입업체들이 만다린을 수입하는 시기와 겹친다.
제주도와 농가들은 위기 대책 수립에 나섰다. 다행은 농가들이 품질 제고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농산물수급관리운영위원회 ‘감귤위원회’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잘 익은 과실을 출하하는 등 감귤 품질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일시적인 가격 하락으로 인한 농가 수익 감소를 예방하기 위해 만감류 1만톤을 긴급 매입하기로 했다. 이는 만감류 전체 생산량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제주 서귀포 강정동의 감귤밭 뒤로 하얗게 눈이 쌓인 한라산 정상부가 보인다. /뉴스1 |
◇삼국시대부터 이어진 탐라의 보물 ‘감귤’
제주 감귤의 역사는 깊다. 사료에는 삼국시대 탐라국의 기록부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그리고 1702년 제작된 ‘탐라순력도’에도 감귤 재배와 진상에 관한 기록이 남아있다.
고려사에 따르면 백제 문무왕 때인 476년 탐라에서 방물을 헌상했다는 기록도 있다. 고려 태조 때인 925년에도 탐라에서 방물을 바쳤다는 기록이 있으며, 여기에는 감귤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태종실록에는 1412년 제주에서 감귤 수백 그루를 전라도 해안 지역에 옮겨 심었다는 기록도 나온다.
오래 전부터 제주에서 감귤을 재배한 것은 기후 영향이 크다. 제주는 따뜻한 해양성 기후로 일조량이 풍부하다. 겨울에도 평균 기온이 0도 이하로 잘 내려가지 않아 냉해 피해가 적다. 감귤이 잘 자라는 평균 기온(13~15도)과 제주도의 연평균 기온(약 15도)이 딱 맞아떨어진다.
아울러 연평균 2000시간이 넘는 일조시간은 감귤의 당도를 높이는 요인이 된다. 연간 강수량은 약 1800mm로 수분 공급도 충분하다. 여기에 토양은 배수가 좋은 화산회토다.
오영훈 제주지사가 만감류 농가를 방문해 과실을 살펴보고 있다. /제주도 제공 |
◇프랑스 신부가 가져온 ‘온주밀감’… 귤의 섬 된 제주
제주 감귤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에밀 타케 신부가 있다. 프랑스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신부였던 타케는 1898년 조선에 파견돼 제주 서귀포 하논성당에서 활동했다. 그는 제주 지역에서 신학문을 가르치고, 새로운 농작물 도입을 도왔다.
그 대표가 ‘온주밀감’이다. 씨가 없는 ‘온주밀감’의 원산지는 중국 저장성으로 알려져 있다. 타케 신부는 일본에서 활동하는 신부로부터 온주밀감 묘목 14그루를 받았고, 서귀포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면형의 집’에 심었다.
이 온주밀감은 제주 농민들의 주 소득원이 됐다. 나무에서 딴 감귤로 자녀들을 대학에 보냈다고 해 ‘대학나무’라는 별명까지 붙을 정도였다.
과즙이 많고 새콤달콤한 제주 감귤은 다른 과일이 대체할 수 없는 맛을 낸다. 비타민C도 많아 겨울철 감기 예방에도 좋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최근 만다린 수입과 관련한 농민 간담회에서 “미국산 만다린 무관세 수입은 FTA 협상 결과에 따라 예견됐던 일”이라며 “제주 만감류를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로 만들어내고, 소비자들에게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만 잘 갖춰진다면 어떤 수입 농산물이 들어오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윤희훈 기자(yhh22@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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