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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양'영'화] '부산행'에서 영감...대만형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96분'

아주경제 베이징=배인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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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만 흥행 1위 중화권 영화
'96분'이 그리는 대만판 열차 재난
영화 '96분'

영화 '96분'



최대 1억6000만 대만달러(약 74억원)의 제작비, 대만 최초로 실제 고속철 객차를 그대로 재현한 세트, 2억 대만달러를 돌파한 박스오피스 성적,대만에서 지난해 가장 흥행한 중화권 영화...

대만 재난 스릴러 영화 '96분:열차 폭발사건(원제:96分鐘:列車爆炸案)'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지난해 9월 대만에서 개봉해 흥행 돌풍을 일으킨 이 작품은 지난 10일 중국 대륙에서도 관객과 만났다.

영화 ‘96분’은 러닝타임 내내 열차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사건이 전개된다는 점에서 한국 영화 '설국열차', '부산행'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메가폰을 잡은 훙쯔쉬안(洪子烜) 감독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 개봉한 영화 부산행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좀비 재난을 다룬 부산행과 달리, ‘96분’은 열차 폭탄 테러라는 보다 현실적인 공포를 전면에 내세운다.

영화는 3년 전 백화점 폭탄 테러를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폭발물 처리 전문가 쑹캉런(린보훙 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경찰 아내 황싱(쑹윈화 분), 어머니와 함께 3년전 백화점 폭탄 테러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하러 가오슝에 갔다가 타이베이로 돌아오던 그는 고속철 안에서 또 다시 폭탄 테러와 마주한다.

열차에는 정확히 96분 뒤 폭발하는 시한폭탄이 설치돼 있고, 열차를 멈추거나 속도를 줄여도 폭탄은 폭발한다는 익명의 메시지가 도착한다. 설상가상으로 몇 분 먼저 출발한 또 다른 열차에도 동일한 폭탄이 설치됐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두 열차에는 3년 전 백화점 테러의 유족과 생존자들이 타고 있다. 사고로 아들을 잃고 방탕한 삶을 이어가는 남자와 별거 중인 아내, 연인을 잃은 추모식 주최자, 조카를 잃고 전신에 화상을 입은 삼촌 등 승객 하나하나가 사건과 얽혀 있다. 범인이 이들 중 누군가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영화는 단순한 재난 스릴러를 넘어 인간의 상처와 분노를 파고든다.


영화는 관객에게 ‘트롤리 딜레마'라는 고전적 질문을 던진다. 다수를 살리기 위해 소수의 희생하는 선택은 과연 옳은가. 폭발 시점이 째깍째깍 다가오는 가운데, 인물들은 더 이상 방관자가 아닌 생사를 가르는 선택에 내몰려 인간성과 도덕성, 희생의 의미와 마주한다. 훙 감독은 “열차 안의 모든 인물이 사건과 본질적으로 연결되도록 설정했다”며 “관객 각자가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을 찾길 바랐다”고 말했다.

기술적 완성도 또한 눈에 띈다. 실제 고속철 객차를 1대 1 크기로 재현하고, 양쪽에 700개의 LED 스크린으로 구성된 파노라마 세트를 설치해 열차 창밖으로 스쳐 가는 풍경을 구현했다. 덕분에 밀폐된 공간 특유의 긴장감과 속도감이 살아난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중국 영화평론 사이트 더우반의 한 누리꾼은 “지나치게 감정적인 장면 일부를 덜어내 제목처럼 상영 시간을 96분으로 맞췄다면 흥행과 평점 모두 더 높아졌을 것”이라고 평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복수가 나쁘다는 메시지 외에 뚜렷한 결론을 도출하는 서사적 기교가 부족하다”며 "눈물 겨운 클라이맥스를 향해 질주하는 이 영화는 감정의 쓰나미에 잠식된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96분’은 제한된 공간과 시간 속에서 재난, 트라우마, 도덕적 선택을 밀도 있게 엮어낸 보기드문 대만판 재난 블록버스터라는 평가다.

아주경제=베이징=배인선 특파원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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