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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빵빵 vs 충전시설 빡빡…수소차 살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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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벡스코에서 지난해 8월 열린 기후산업 국제박람회에 현대자동차 신형 넥쏘가 전시돼 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부산 벡스코에서 지난해 8월 열린 기후산업 국제박람회에 현대자동차 신형 넥쏘가 전시돼 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정부가 친환경차 확대를 위한 수소차 보조금 지원을 늘리는 가운데 올해 국내 수소차 최다 판매량 기록을 다시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선, 신차 기준으로 차 가격의 절반에 가까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지만 수소 충전 시설 부족과 수소 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 등이 걸림돌이다.



16일 기후에너지환경부은 최근 확정한 ‘2026년 수소차 및 충전소 보조금 지침’ 등을 근거로 올해 수소 승용차 6천대와 수소 버스 1800대 등을 보급하기 위한 지원 사업에 착수했다. 한해 총 7800여대 수소차를 지원하는 사업에 정부 예산 5762억원(지자체 예산 별도)이 투입된다.



수소차의 가장 큰 장점은 각종 보조금을 적용하면 판매가의 절반 수준에서 최신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승용차의 경우 약 2250만원의 국고 보조금이 지원되는데, 지자체 지원금(약 1천만원 안팎)까지 합치면 총액은 3천만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현대자동차 신형 넥쏘(NEXO)의 판매가 약 7600만원이니, 보조금 총액을 빼면 4천만원 안팎으로 수소차를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비교적 긴 주행거리도 장점으로 꼽힌다. 수소차는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 약 800㎞를 달릴 수 있다. 최대 주행거리가 500㎞ 안팎인 전기차보다 장거리 주행에 강점이 있다. 공영주차장과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등 친환경차 혜택도 구미를 당기게 하는 요소다.



신형 넥쏘가 출시된 뒤 국내 수소차 보급량도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보급된 수소차는 총 6903대로, 지지난해 3784대보다 182% 늘었다. 이중 수소 승용차는 5708대로 전년보다 210% 증가했다. 업계에선 신차 출시 영향이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제주 조천읍 함덕리에 있는 그린수소 충전소에서 관용차량이 수소를 충전하고 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제주 조천읍 함덕리에 있는 그린수소 충전소에서 관용차량이 수소를 충전하고 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소비자들을 고민에 빠뜨리게 하는 것은, 곳곳에 있는 주유소와 달리 수소 충전 시설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현재 전국에서 수소차를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은 400개 남짓이고, 인구 대다수가 집중된 서울의 충전소도 약 10개에 불가하다. 차 한 대당 충전에 최소 5~10분이 소요되는 것까지 감안하면, 충전하려는 차량이 밀려 1시간 이상을 기다릴 수도 있다는 불편도 있다. 정부가 올해 총 500개 충전시설 구축을 목표로 예산 1897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수도권 지역에 몰리는 수요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점점 비싸지는 수소 충전 가격도 고민을 키우는 요소다. 2020년께 ㎏당 3천원 수준이던 충전 가격은 지난해 말 기준 약 1만원으로 3배 이상 올랐다.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하는 ‘그린수소’의 경우 대량 생산 체계 부족으로 규모의 경제가 이루어지지 않아 당분간 가격 하락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그린수소 생산 단가는 ㎏당 4~6달러 수준(약 6천~9천원)으로 화석연료를 이용한 ‘블루수소’ 단가(1.5~2달러)보다 두배 이상 비싸다. 결국 저장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원으로서 그린수소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선 그린수소 생산 단가를 낮추는 게 관건이다.



우리 정부가 2019년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한 뒤 수소 확대 투자를 지속한다는 점은 수소차 구매자에게 긍정적인 요인이다. 수소차 산업 투자와 충전 시설 정책 지원이 늘 경우 산업 확대와 더불어 수소 공급 단가가 자연스럽게 하락하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수소 생태계를 지원하면 수소차 산업뿐 아니라 탄소배출량이 많은 국내 철강산업이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이용하는 ‘수소환원’ 제출을 확대하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철강산업은 국내 탄소 발생량 약 10%를 차지하는데, 석탄 대신 수소를 통해 철을 만들 경우 탄소량을 대폭 줄여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결국 깨끗한 그린수소를 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술 지원은 국내 철강 산업뿐 아니라 수소차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키우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수소차 구매자 입장에선 중장기적으로 수소 연료 가격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우리나라와 달리 전 세계에선 수소차와 그린수소 산업 지원이 주춤하고 있단 점은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수소차 산업이 한때 한국에서만 유행하다 사라진 기술로 전락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시장조사기관 에스이엔(SNE)리서치 조사 결과 지난해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은 1만대 수준에서 정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수소차가 한국 위주로만 판매됐다는 뜻이다. 현대차를 제외하면 적극적으로 수소차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 거의 없고, 각 국가의 수소차 지원금도 부족해 전기차 위주로 산업이 재편되고 있어서다.



친환경 에너지 전문 플랫폼 ‘클린테크니카’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수소차 판매가 증가한 나라가 한국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시장 자발적 수요라기보다 막대한 정부 보조금이 만든 인위적 수요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또 “수소 에너지원의 물리·경제적 한계, 수소 생산 및 운송의 높은 비용, 글로벌 시장 축소 흐름은 수소차 확대에 큰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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